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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또한 그닥 총명하지 못한 소현아는 어느새 모두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강지훈은 자신을 과대평가했고, 그녀에게 있어 그 사진의 중요함을 과소평가했다.

부관이 올라와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반신욕을 하고 있는 남자에게 어두운 얼굴로 조용히 보고했다.

“소장님, 데려왔습니다.”

별장은 감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늦었다...

강지훈은 어두운 복도 끝을 힐끗 보고는 멈추지 않고 걸음을 이어갔다.

음침하고 축축한 감옥에 들어가니 조금 전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정신을 차린 노원우가 앉아 있었다. 그가 반대쪽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를 알아보고 말했다.

“여... 여기 어디예요? 왜 날 이런 곳에 데려온 거예요? 당신들은 누구죠?”

강지훈이 부관의 손에서 몽둥이를 받아들었다. 그가 휘둘자 노원우의 아우성이 감옥에 울려 퍼졌다.

강지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분출하기라도 하는 듯 한 번 또 한 번 몽둥이를 휘둘렀다.

머릿속에서 자신에게 강렬히 저항하던 여자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맴돌았다.

“나 다시는 지훈 씨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난 지훈 씨가 싫어요!”

강지훈은 자신이 언제부터 애완동물의 생각을 이렇게나 신경 썼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시간은 어느덧 한 시간 반이 지나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눈도 그쳤다.

강지훈이 분노를 모두 분출했을 때, 십자가에 묶여있던 남자는 이제 모든 힘이 풀려 단 한 글자도 내뱉지 못했다. 바닥 전체가 피로 흥건히 물들었다.

강지훈이 분부했다.

“쉽게 죽게 하면 안 돼.”

“네.”

강지훈이 감옥을 나가 별장에 도착하자 도우미가 황급히 달려왔다.

“주인님, 큰일 났습니다. 소현아 씨가 없어졌어요.”

강지훈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없어졌으면 나가 찾아!”

남자가 성큼성큼 거실로 들어왔다.

위층에 올라가 복도를 밟을 때까지 강지훈의 미간은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소현아가 있던 방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한 시간이 넘게 지났으니 방안을 꽉 채웠던 그녀의 체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차디찬 한기만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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