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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희연아, 내 말 좀 들어봐. 내 계획은 완벽했어. 다 그 멍청이 때문이야. 희연아... 나 살려줘.. 날 이곳에서 꺼내만 준다면 네가 하라는 것 뭐든 할게.”

제7 감옥 안, 노원우는 죄수복을 입고 눈앞 예쁘게 꾸민 여자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애원하고 있었다. 몇 달을 감옥에서 살아온 그는 이제 이곳 생활에 진저리가 나버렸다. 본래 준수했던 얼굴은 초췌하기 그지없었고 아래턱엔 거뭇한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나 있었다. 이제 더는 여자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하는 형편없는 모양새였다.

경호원을 대동하고 온 여자는 선글라스를 걸고 교만하게 팔짱을 끼고 말했다.

“오늘 경고하려고 온 거야. 아버지께서 재판이 열리는 그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내뱉지 말라고 하셨어. 아니면 네 그 가난뱅이 친척들 또한 너랑 똑같이 감옥에서 썩게 될 거야.”

“너...”

노원우는 낯선 사람 대하는 듯한 냉랭한 여자의 태도에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버지께선 네 능력을 마음에 들어 하셨어. 하지만 이제 이용가치가 떨어졌으니 쓸데없이 너한테 힘을 쓸 필요는 없지. 그리고... 겁도 없이 그런 사람을 건드리다니.”

그녀는 더이상 그와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선글라스 속 눈을 까뒤집었다.

“아니... 이러지 마... 희연아... 너 내 아이 가졌잖아. 이렇게 날 버리면 아이는 아빠 없이 자라게 되잖아.”

“아이? 하하하...”

여자가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일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내가 아직도 남겨뒀을 거라 생각해? 노원우, 자기객관화 좀 해.”

노원우는 정신이 완전히 붕괴되어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손에 들고 있던 마이크를 유리창에 내던져버렸다. 매정히 떠나는 여자를 보는 그의 눈동자가 절망으로 뒤덮였다.

끝났다. 이제 완전히 끝났다.

노원우가 경찰과 함께 감옥에 다시 돌아가려던 그때, 검은색 제복을 입은 한 남자가 다가왔다. 제7 감옥 경찰은 한눈에 그가 서울 북경 감옥에서 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북경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사형수다. 그곳에 발을 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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