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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옆엔 커다란 사이즈의 콜라까지 놓여 있었다. 도우미들이 입을 막고 몰래 쿡쿡 웃어댔다.

“저기 봐요. 주인님이 사육하는 애완동물 진짜 재밌다니까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는 일이라곤 먹고 자는 것밖에 없어요.”

“얼굴에 살이 뒤룩뒤룩 붙어 먹음직한 돼지 같아요.”

소현아는 그들의 목소리를 선명히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남들보다 지능이 약간 떨어지는 건 맞지만 바보는 결코 아니다. 도우미들이 그녀를 돼지처럼 먹기만 한다며 조롱하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는 못 들은 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그녀 또한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

소현아는 이제 닭발을 먹고 있어도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의 소현아는 마치 귀먹은 토끼처럼 우울감에 축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집에 너무 오래 머물러 그들의 미움을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매일 다른 음식을 마음껏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여기도 좋지만 말이다. 어느새 뱃속 아기도 많이 자라있었다.

하지만 그때, 배에서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아이고! 내 배!”

“배가 너무 아파요.”

도우미는 당황스러움에 서로 시선을 맞추다가 이내 웃음기가 사라진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음식 때문일까요?”

다른 도우미가 말했다.

“해산물과 야채는 모두 신선한 거라 문제없어요. 병이 난 거 아닐까요?”

도우미가 소현아를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얼른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요.”

소현아가 흐느꼈다.

“내 아기... 흑흑... 내 아기가 죽은 것 같아요.”

아기?

사람들은 순간 긴장감에 온몸이 경직되었다. 그제야 일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도우미 한 명이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상황을 보고했다.

위층 서재, 강지훈이 빔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짧은 십여 분의 영상이 끝이 났다.

송시아가 검은색 군복을 입은 강지훈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는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다리를 꼬고 의자에 기대앉아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재밌네. 난 저런 사람은 아무한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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