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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작가: 차라
장소월은 확실히 직원 통로로 빠져나갔다. 그녀 역시 단 한걸음 차이로 위험을 빗겨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마이바흐 세단이 전시회장을 떠나던 그때, 장소월은 마침 코너를 돌아 달리는 차와 등졌다. 하여 서로가 서로를 보지 못했다.

전연우는 파리에 도착한 뒤 쉬지도 못하고 밥만 대충 먹은 채 달려왔다. 그럼에도 간발의 차이로 늦었을 줄이야.

전연우가 눈을 질근 감았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어?”

기성은이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저었다.

“제가 보낸 사람들이 아파트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가씨가 돌아가시면 곧바로 연락할 겁니다.”

“그래.”

전연우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4년이라는 시간도 견뎌왔건만, 짧은 이 몇 분을 기다리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는 미친 듯이 장소월이 보고 싶었다.

조용했던 차 안에 전연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차 돌려. 아파트로 가자.”

“하지만 저흰 약속이...”

“취소해.”

“네.”

기성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30분 뒤, 전연우는 장소월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한눈에 봐도 보잘것없이 낡아 있었는데 적어도 지은 지 4, 50년은 되어 보였고 치안도 좋지 않았다.

기성은이 문을 두드렸으나 답이 없었다.

“아가씨는 아직 돌아오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조금 기다리시죠.”

전연우는 고개를 숙여 발아래 붉은색 매트를 쳐다보았다. 고급스러운 검은 구두로 매트를 밟아보니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성은이 곧바로 허리를 숙여 매트를 옮겼다.

“열쇠입니다! 대표님, 어떻게 아셨어요?”

전연우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문 열어.”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그저 그녀의 습관을 알고 있었던 것뿐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덜렁이여서 학생증, 은행카드 등을 잃어버리기가 일쑤라 몇 번이나 다시 만들었는지 모른다.

이후 전연우는 그 모든 것들을 하나의 카드로 만들어 열쇠고리에 걸어주었다.

하지만 그녀가 집 열쇠마저 잃어버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도우미가 집에 없었던 그 날, 그녀는 또 수업 땡땡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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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늦도록 격렬하게 몸을 섞은 후, 송시아는 거친 숨을 헐떡이며 남자의 품에 안겨 침대에 내려놓아졌다. 몸에는 얇은 담요 한 장만 덮여 있을 뿐이었다. 너무나 지쳐버린 그녀는 눈을 감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남자가 떠나고 나서야 텅 빈 반산 별장은 다시 고요해졌다. 송시아가 깨어났을 땐 이미 점심 열두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잠들어있는 것처럼 옆에 누워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그의 잘생기고 뚜렷한 이목구비를 쓸어내렸다. 남자는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고, 숨소리마저 희미했다. 그의 모습을 보며 송시아는 자연스럽게 전생을 떠올렸다. 그때 관계를 맺은 뒤에도 송시아는 지금처럼 그의 잠든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전연우는 너무나도 예민했기에 아무리 피곤해도 깊게 잠들지 못하고 미세한 움직임만 있어도 바로 깨어났다. 때문에 지금처럼 그의 얼굴을 쓰다듬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전연우는 출중한 능력 외에도 가장 큰 장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많은 여자를 홀리는 매력적인 얼굴이었다. 지금의 그이든, 50대 중년의 전연우이든, 그는 늘 성숙하고 매력적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장악하는 지배자의 풍모와 아우라를 지녔고, 그와 같은 사람은 서울 전체를 뒤져봐도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송시아는 그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꼬박 두 번의 삶 동안 그녀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그에게 쏟았다. 그와 함께 다시 일어섰고, 그가 모두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 위치에 오르는 것까지 지켜보았다.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 중 그 누가 전연우처럼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서울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을 수 있겠는가. 심지어 국회의원들마저도 그의 눈치를 살핀다. 전연우가 가진 패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송시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때 도우미가 문을 두드렸다. “사모님, 점심 식사가 준비되었는데, 들어가도 될까요?” 송시아는 방 안에 어지럽게 흩어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75화

    그녀는 장소월과 전연우가 행복하게 함께 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연우 씨, 남원 별장이 없어지고, 두 사람의 아이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나면 마지막은 장소월 차례예요... 장소월까지 죽은 후, 난 영원히 이 별장에서 당신과 함께 살 거예요.” ... 신이랑의 이직 소식이 성세 그룹 전체에 퍼졌다. 그중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소민아였다. 사무실, 소민아는 손에 회의 자료를 들고 신이랑 앞으로 걸어가 따지듯이 물었다. “왜 회사에서 나가는 거예요? 처음에는 정말 안 믿었는데, 회의하러 잠깐 올라갔다가 와보니 정말 이직한다네요.” “신이랑 씨, 정말 송시아랑 손잡은 거예요?” 신이랑이 말했다. “민아 씨, 내가 본가로 들어가는 건 언제든 일어날 일이었어요. 민아 씨 눈에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요? 내가 민아 씨한테 결혼을 강요하려고 이러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렇게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도 결국 민아 씨는 날 한 번도 믿지 않은 거네요!” 소민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듯한 감정이 눈동자에 비쳤다. 그녀는 이마를 매만지며 말했다. “이랑 씨, 제 말은 그게 아니고... 미안해요. 제가 요즘 감정 기복이 심해서 헛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요. 그냥 이랑 씨가 왜 갑자기... 회사를 나가는 건지 궁금했을 뿐이에요.” 신이랑이 말했다. “민아 씨, 전에도 말했듯이, 난 구르미 시리즈에 줄곧 머무르지는 않을 거예요. 나한텐 다른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소민아가 말했다. “무슨... 무슨 일인데요? 왜... 지금까지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신이랑은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이미 민아 씨한테 말했었어요. 다만 민아 씨가 내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을 뿐이죠.” “난 이만 갈게요. 나머지 업무는 이미 우림 씨에게 인계했어요. 우림 씨가 내 자리를 대신할 거예요.” 소민아는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이 회사에서 유일하게 신뢰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74화

    “의사 선생님... 선생님...” 송시아는 가득 흥분한 채 의사를 불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의사가 달려와 전연우를 진찰하고 상처를 확인했다. “환자분 상처는 아주 잘 아물고 있습니다. 아까 정말로 손가락이 움직이는 반응이 있었다면, 신경이 스스로 반응한다는 뜻입니다. 아마 곧, 혹은 예정보다 더 빨리 깨어날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다행이네요.” 송시아는 환희가 가득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먼저 들어가세요.” 좋은 소식이었다. 송시아는 전연우의 침대에 앉아 연고를 꺼내 손가락에 조금 묻히고는 그의 옷을 걷고 이미 아문 상처에 발랐다. “연우 씨, 이 팔찌 장소월이 준 거 맞지? 서철용이 당신에게 한 말 전부 다 들은 거야?” “당신도 지금 당장이라도 깨어나서 장소월을 보고 싶겠지?” “당신들은 날 너무 얕잡아 봤어.” “당신의 흉터... 없어지지 않도록 몸에 남겨둬야겠어. 이 흉터가 어떻게 생겼는지 평생 잊지 못하게 말이야.” 송시아가 그에게 쓰는 연고는 최고급이라 시중에서 개당 2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다. 흉터 제거뿐 아니라 상처 회복도 빠르게 해준다. 그녀는 휴지를 꺼내 연고를 닦아냈다. 그때 송시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확인해보니 답장이 와 있었다. “송 대표님, 그 팔찌는 비슷한 디자인이 너무 많아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바닷가 쪽에서 파는 팔찌는 거의 다 흡사한 유형이거든요. 완전히 똑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송시아는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로 일어나 휴대폰을 들고 문밖으로 나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통화는 마지막 3초를 남기고 연결되었다. 송시아가 말했다. “전연우는 곧 깨어날 거예요. 이직 준비는 다 됐어요? 이랑 씨 마음만 굳건하다면, 내가 꼭 민아와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게 할게요. 마음이 변한다 해도 상관없어요. 신씨 집안은 나에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니까.” 신이랑이 물었다. “성세 그룹 주식은 왜 팔았어요? 뭘 하려는 거죠?” 송시아는 한쪽 팔을 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73화

    서철용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전 나중에 갈 거예요. 거긴 아주 안전한 곳이에요.” 도우미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사모님을 모시러 가겠습니다.” 군병원 아래에는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정차되어 있었다. 운전기사는 검은색 양복을 입고 흰색 장갑을 끼고 운전석에 앉아있었다. 배은란은 딸을 안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랑 같이 가면 안 돼?” “민용 씨, 나 혼자 가는 거 무서워. 같이 가자, 응?” 서철용은 그녀를 안심시키듯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이 끝나면 금방 너한테 갈게. 네가 가는 곳은 내 스승님과 사모님의 댁이야. 그분들은 평생을 의학에 헌신하셨고, 자녀가 없어서 날 친아들처럼 여기셨어. 너에게도 잘해주실 테니까 불편해하지 않아도 돼. 그분들은 분명 너 좋아하실 거야.” 배은란은 그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거나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차에 올라탔다. “그럼 꼭 빨리 나한테 와야 해.” “그래.” 점차 멀어져가는 차를 보며 서철용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배은란, 이건 내가 너한테 진 빚이야. 우리가 다시 만나는 그땐 진짜 서민용이 네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게. 완전한... 서민용을 너에게 돌려줄게!’ 그날 밤, 서민용은 분명히 죽었었다. 하지만 마지막 숨이 끊어지기 직전, 서철용이 그를 지옥에서 구출해 냈다. 다만, 그의 상황은 아직도 좋지 않다. 여전히 스승님의 병원에 누워 연명 치료만 받고 있을 뿐이다. 전연우 외에, 지금 가장 골치 아픈 사람은 바로 서민용이다...배은란이 계속 그의 곁에 있으면, 서철용은 그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일 때문에 그녀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배은란은 정신과 약을 더 이상 복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기억도 천천히 회복될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그들의 마지막 만남일지도 모른다. 반산 별장. 송시아는 바로 그 소식을 들었다. “쯧, 그렇게 많은 공을 들여서 형수를 얻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72화

    전연우가 어떻게 성세 그룹 주식 매각을 허락할 수 있지? 혹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건가?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 파도가 넘실거리며 해안에 부딪히고 있었다.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가 해초와 물고기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머리를 질근 묶고는 조개껍데기를 꿰어 만든 목걸이를 손에 들고 불안정한 발걸음으로 장소월 앞으로 걸어와 유창한 러시아어를 말했다. 이곳은 외딴곳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산골 마을이었다. “예쁜 언니, 이 목걸이 선물로 줄게요.” 전설에 따르면, 예전 이곳은 황량한 사막이었는데, 신의 딸이 잘못을 저질러 벌을 받아 이곳에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물을 찾지 못해 결국 목숨을 잃었고, 그 후 바다가 되어 이 해역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이곳에선 조개껍데기와 소라를 신의 은총을 받은 물건이라고 믿고 있다. 이걸로 만든 장신구를 선물하면 상대방이 신의 축복과 보호를 받는다고 한다. 이곳에서 조개껍데기 목걸이를 주는 것은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 외에 남녀가 서로에게 프러포즈 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휴대폰에 서철용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난번에 보낸 팔찌, 전연우가 아주 좋아하네요. 수고했어요.] 장소월은 그의 상황을 묻고 싶은 마음에 휴대폰 메시지를 지웠다 썼다 반복했다. 시간이 꽤 오래 흘렀는데도 전연우에 대한 소식은 전혀 알 수 없었다. 어이없게도 유일한 소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유튜브 계정에서 올린 결혼식 다음 날 그녀와 전연우가 신혼여행을 떠났다는 영상뿐이었다. 그 외에는 어떤 소식도 없었다. 이곳에 머무른 이후로 그녀의 마음은 단 한 순간도 편안하지 못했다. 산장 신혼 방에서 칼날을 전연우의 가슴에 꽂아 넣었을 때, 두 사람 모두 시뻘건 피를 온몸에 뒤집어썼었다. 그날 밤 손바닥에 스며든 붉은 피는 아무리 씻어도 도저히 지워낼 수가 없었다. 장소월은 한참을 갈등하다가 휴대폰을 들어 한마디 물었다. [그 사람은 괜찮나요?] 어린 소녀가 말했다. “언니, 나랑 같이 놀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71화

    기성은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일을 했다면, 전연우보다 못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잔혹한 그의 출신이 늘 발목을 잡았다. 모든 사람의 출생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성은도 남에게 드러낼 수 없는 자신만의 아픈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의 과거는 그저 과거라는 단어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만약 소민아가 정말로 기성은과 함께하려 한다면, 그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그들 손으로 직접 극복해야 할 것이다. 소민아는 이 난관을 스스로 떨쳐내고 성장해야 한다. 그녀가 지금처럼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모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한다면, 그녀와 기성은의 관계는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소민아는 일을 해결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전혀 몰랐다. 송시아는 도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대표 사무실. 소민아는 결국 송시아와 직접 대면하여 분명히 따져 묻기로 했다. 송시아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냥 회사 경영이 좀 힘들어서 누군가 도와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뭐 문제 있어?”소민아가 말했다. “전 대표님은 곧 깨어나실 거예요. 지금 이 행동은 회사를 망치는 거예요.” 송시아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말했다. “팔려고 내놓은 주식은 내가 갖고 있던 거야. 문제 있어?” “혹시 다른 일 없으면, 언니랑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갈까?” “당신을 보면, 입맛이 뚝 떨어져요.” 소민아는 곧바로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섰다. 송시아가 한 말은 단 한 글자도 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대체 왜 주식을 팔고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던 중, 마케팅팀 직원 몇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민아는 구석에 서 있었던지라 아무도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 두 사람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저 다음 주부터 연차 시작이에요. 외국에 다녀올 생각인데, 지유 씨는요? 연차 다 썼어요?” “아직이요.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너무 짜증 나요!” 그 순간 소민아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70화

    “하지 말아야 할 질문은 하지 말고 내가 지시한 일이나 해요.”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송시아는 회사 대부분의 주식을 던져버렸다. 성세 그룹이 설립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주식이 시장에 풀리기를 노렸다. 하지만 주식은 줄곧 전연우와 송시아의 수중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않았었다. 다들 그들의 주식은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절대 한 푼도 빼내 오기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지금 팔려나가는 10%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주식을 차지하려고 아우성이다. 소민아도 이 소식을 듣고 서철용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성세 그룹이 주식을 처분한다는 소식은 30분도 안 되어 이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서철용은 발코니에 있는 등나무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코웃음을 쳤다. “전연우, 송시아가 정말 네 성세 그룹을 완전히 거덜 내려고 하고 있어.”“너와 송시아가 갖고 있는 주식 지분율은 똑같고, 인씨 가문이 3% 지분을 갖고 있어. 만약 인씨 가문이 그 3%를 양도한다면, 네 성세 그룹 대표 자리는 언제든지 빼앗길 수도 있겠어.” “송시아가 하는 꼴을 보니 너를 완전히 새장 속에 가둘 모양이야.” 서철용은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전연우, 다 자업자득이야. 배은란은 도우미의 부축을 받으며 서철용 앞으로 걸어와 휴대폰을 건넸다. “민용 씨, 전화 왔어.” 서철용은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내려놓고 서두르지 않고 일어서 배은란을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 익숙한 전화번호에 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전화를 받았다. “아직도 안 끝났어요?”소민아는 미안한 듯 말했다. “서 선생님,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서 선생님이 제 전화번호를 차단해서 와이프분에게 전화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서 연락드린 거예요. 뉴스 보셨죠? 송시아가 성세 그룹 주식을 매도하고 있어요. 서 선생님, 송시아는 도대체 뭘 하려는 걸까요?” 서철용은 한 손을 허리에 얹고 앞에 있는 여자를 보고는 애써 감정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69화

    송시아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목적을 달성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꼬았던 다리를 풀고 일어나 경호원에게 말했다.“퇴원 준비해요.”경호원이 말했다.“송 대표님, 간호사가 대표님은 상처가 아물기 전엔 한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쓸 필요 없어요.”송시아는 아랫배를 만지며 빙그레 웃었다.“이 고비만 넘기면 나도 한동안 푹 쉬어야겠어요.”“알겠습니다.”저녁 12시 커다란 승합차 안, 송시아는 누워있는 남자와 함께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한 시간이 지나서야 아무도 찾을 수 없는 은밀한 어떤 곳에 도착했다. 핸드폰 신호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곳이었다.천 명은 족히 담을 수 있을 것 같이 커다랗고, 쥐 죽은 듯 고요한 그곳 별장 안은 의료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되어 있어 병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개인 주치의 또한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주위엔 높디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영락없이 전연우를 가두기 위해 만든 새장 같았다.안방은 수영장 하나도 담을 수 있을 만큼 드넓은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전연우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의사는 그의 손등에 다시 링거 바늘을 꽂고 있었다.하루 종일 바삐 돌아친 탓에 송시아도 많이 피곤했던지라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고 옷을 벗고는 반신욕을 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녀는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우유를 마시며 이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얼마 후, 그림자 하나가 조용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그녀는 순간 번쩍 눈을 떴다. 남자 한 명이 문을 열고 다가왔다.송시아는 매끄러운 긴 다리를 뻗어 눈앞의 남자를 도발했다.“여기 찾지 못할 줄 알았어요.”“나한테 누군가를 찾는 건 아주 간단한 거라고 했잖아.”송시아가 싱긋 웃어 보였다.“내가 알아봐달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요?”“그건 알려줄 수 없어. 너희들 사이 일엔 끼어들지 않을 거야. 난 그냥 네 뱃속 아기가 무사히 태어나 내 대를 잇게만 하면 돼.”송시아는 씁쓸한 얼굴로 컵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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