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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장소월은 손을 씻은 뒤 물을 털어냈다.

“전 잠깐 쉬고 올게요. 멀미가 좀 나서요.”

“그래요.”

그녀가 가고 싶어 하지 않자 후크도 강요하지는 않았다.

후크가 종업원과 함께 나갔다.

앨리스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론 포크를 전연우의 앞에 내밀었다.

“맛보세요. 이건 그쪽 한국 음식이니까 먹어본 적 있을 거예요.”

전연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거절한 뒤 하얀색 요리사 유니폼을 입은 건장한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주방장님 오셨어요. 앨리스 씨.”

그를 본 앨리스는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한국인인 줄 알았어요.”

후크가 말했다.

“확실히 한국에서 온 미녀분이 만든 거예요. 하지만 몸이 좋지 않아 쉬러 가는 바람에 제가 오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연우 씨, 어디 가요?”

장소월은 속이 메슥거렸다. 처음엔 괜찮았으나 멀리 나갈수록 파도가 거세져 울렁이기 시작했다. 장소월은 화장실에서 속에 있는 걸 모두 토해낸 뒤 세수를 하고 밖에 나갔다.

조명이 망가졌는지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복도에서, 장소월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머리에서 모자가 떨어져 내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허리를 굽혀 모자를 주운 뒤 그녀에게 돌려주려 했다. 그녀가 허리를 펴고 보니 여자가 남자 한 명을 끌고 어두운 구석으로 가고 있었다.

여자의 유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정말 크죠. 갖고 싶지 않아요? 연우 씨?”

장소월이 걸음을 멈추었다. 누군가 심장을 짓누르기라도 한 듯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다.

연우?

오랫동안 보지 못해 희미해졌던 그 사람의 모습이 순간 선명해졌다.

아니... 전연우일 리가 없다!

서울에 있는 그가 어떻게 이곳에 나타나겠는가!

장소월은 애써 자신을 안심시켰다.

“앨리스 씨, 이거 선 넘는 거예요.”

남자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 찰나, 장소월은 화들짝 놀라며 손에 쥐고 있던 모자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그 목소리였다.

장소월은 그 순간 머리가 백지장같이 새하얘졌다.

누군가 다가오는 걸음 소리가 들려와서야 장소월은 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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