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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나 먼저 갈게.”

리사가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

“후크 주방장님이 손님에게서 팁을 받았어. 이건 네 몫이야.”

장소월은 그녀의 말이 한 글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엔 그저 ‘도망’ 두 글자만 둥둥 떠다닐 뿐이었다.

“고마워. 매니저님한테 얘기해줘.”

리사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소월아, 안 좋은 소식이 하나 있어. 조금 전부터 비가 크게 내리고 파도가 거세진 바람에 크루즈에 문제가 생겼대. 그래서 우리 내일은 돼야 나갈 수 있어.”

장소월의 얼굴에 경련이 일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리사가 무거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 파티가 끝났어. 손님들과 종업원 모두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해.”

장소월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전연우가 왜 이곳에 나타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장소월과 리사는 협소한 직원 전용 객실로 안내되었다.

유리창 너머로 파도가 끊임없이 기승을 부렸고 무시무시한 번개와 소나기도 계속되었다.

한 번 우레가 울 때마다 귀가 찢기는 것 같았다,

그들 방바닥은 환경이 좋지 않아 물기가 약간 있어 축축했지만 하루 종일 바삐 돌아친 탓에 리사는 곧바로 잠이 들었다.

반면 장소월은 머릿속에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용돌이쳐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

꽤 긴 시간이 지났건만 장소월은 윙윙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여전히 잠들지 못했다. 리사는 밤새 몇 번이나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한 번은 나갈 때 문을 닫지 않아 바닷바람이 객실에 몰려왔다.

리사는 오늘 직원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배탈이 난 듯했다. 화장실에서 돌아오는 길, 어디에서 왔는지 모를 경호원 한 명이 그녀를 막아섰다.

“당신 누구예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경호원은 그녀의 입을 막고 다른 방으로 끌고 가버렸다.

복도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한 걸음 한 걸음 문이 채 닫히지 않은 객실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남자가 방으로 들어갔다. 창밖엔 보라색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어둠을 비추었다. 그로 인해 남자의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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