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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소민아가 물었다.

“그런 일이 있었어요? 전 왜 몰랐죠?”

“민아 씨가 출장 갔을 때였을 거예요. 당시 민아 씨는 없었어요.”

“소피아 씨가 기 비서님에게 얘기하면...”

그때 소민아는 확실히 회사에 없었다. 냉정하고 차가운 줄로만 알았던 남자가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다니. 정말이지 해가 서쪽에서 솟아오를 일이다.

소민아가 흐뭇한 얼굴로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걱정 말아요. 기 비서님은 저한테 해코지 못 해요... 할 수 없죠.”

“왜요? 설마 기 비서님이 민아 씨를 계속 비서로 두고 싶어 하시는 거예요?”

소민아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건 알 필요 없어요.”

소민아는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변기에 앉아 한참을 망설인 뒤에야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소피아 씨 좀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요? 눈 달린 사람이라면 다 알 거예요. 소피아 씨가 심심하면 날 건드린다는 걸.]

2분 뒤.

긴 기다림 끝에 기성은의 문자가 도착했다.

[소피아 씨 말이 틀렸어요? 근무 시간에 뭐 하는 거예요? 심심한 건 민아 씨였죠.]

소민아는 그 문자를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올라 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이게 무슨 태도예요? 난 기 비서님 여자친구라고요! 어떻게 날 두고 그 여자 편을 들 수가 있어요? 나쁜 사람.]

[됐어요! 참 대단하시네요. 전 이제 여자친구 안 할래요. 다른 여자 찾아보든 말든 마음대로 하세요!]

그 문자를 끝으로 소민아는 기성은의 연락처를 차단해버렸다.

사무실에 발을 들였을 때 마침 회의하러 나가던 기성은과 마주쳤다.

그녀는 대놓고 흥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홱 돌리고 자리를 떴다.

퇴근 시간, 기성은은 회의를 끝마쳤고, 소민아는 물건을 모두 챙겨 시곗바늘이 정각을 가리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민아는 가장 일찍 회사를 나서는 직원이었다. 얼마 전부터 30분 연장 근무를 하게 된 프런트 직원들은 그녀의 칼퇴근에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회사를 나간 뒤, 소민아는 가방을 메고 확연히 축 처진 상태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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