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44화

신이랑은 자리에 앉아있었다.

“사 온 버블티 왜 안 드렸어요.”

소민아는 바닥에서 버블티 석 잔을 들어 올렸다.

“소월 언니는 얼마 전에 수술받아서 아직 몸을 채 회복되지 못한 상태예요. 이런 음료 마시면 안 돼요. 그리고 시간이 꽤 오래 지나서 상했을지도 모르잖아요. 만에 하나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대표님은 절 가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이랑 씨는 몰라요... 그분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소민아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말했다.

“역시 제가 나서서 다 먹어치워야겠네요.”

신형 벤틀리 하이브리드 벤, 바로 전연우가 최근 새로 뽑은 자동차였다. 요즘 전연우는 결혼식 준비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그녀의 곁에서 보냈다. 조금의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는 훌륭한 승차감을 자랑하는 차 안, 거대한 공간에 술과 음료, 대량의 아기용품... 그리고 각종 간식들도 들어있었다.

전연우가 물었다.

“만났어?”

“응. 되게 젊더라고. 내가 보기에 민아 씨랑 이랑 씨 사귀는 것 같아. 엄청 잘 어울려.”

전연우의 얼굴 표정은 변덕스러운 오늘의 날씨와도 같았다. 첫 마디에 확연히 어두워졌다가 마지막까지 들으니 바로 정상으로 회복됐다.

“넌 이미 결혼한 몸이니까 다른 생각 하면 안 돼.”

강렬한 소유욕이 가득 담겨 있는 한 마디였다.

하지만 장소월은 바로 전연우의 숨통을 옥죄었다.

“현실은 인정해야지. 신이랑 씨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16살에 <천극>을 쓰기 시작해 17살에 출간했어. 18살엔 완전한 유명세를 탔고. 중요한 건 너보다 젊다는 거야.”

전연우는 그다지 화가 나지 않는 듯했다. 그는 느릿하게 입고 있던 정장을 벗고 셔츠 손목 단추를 풀고는 소매를 걷어 올려 건장한 팔뚝을 드러냈다.

“혼나고 싶은가 보네.”

“기획팀에서 신이랑 작품 편집권을 손에 넣었어. 지금쯤 스카이 스튜디오에 계약서가 갔을 거야. 곧 네 남신의 작품을 직접 그리게 될 텐데 만족해?”

장소월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휴가 내겠다고 작업실에 얘기했어.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일 받지 않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