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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5화

소민아가 말했다.

“안 탈 거예요. 이미 퇴근했어요.”

“오늘 내가 했던 말 잊었어요? 안 타면 그 후과 책임져야 할 거예요.”

흑흑... 또 협박하고 있다.

소민아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를 향해 소리쳤다.

“헤어졌는데 왜 날 찾아왔어요! 퇴근했는데도 시간을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못 써요? 정말 양심도 없는 사람이야!”

그녀는 일부러 상처받은 모습으로 눈물을 훔치는 척했다.

인내심이 바닥난 기성은은 차에서 내렸다.

“닦기 전에 먼저 얼굴에 눈물이 흘러내려 왔는지나 확인하는 게 어때요?”

“기 비서님.”

더없이 부드럽고 친절한 목소리가 머지않은 곳에서 들려왔다.

소민아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했다.

“주가은 씨.”

“이런 우연이! 또 만나네요.”

“민아 씨, 오늘 바람이 너무 거세네요. 우리 얼른 집에 들어가요.”

주가은은 하얀색 털 외투로 온몸을 꽁꽁 감싸고 있었다. 긴 머리는 깔끔하게 위로 올려 묶었고, 온몸에선 단아하고 부드러운 기품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몸매는 바람이라도 불면 흔들려 나갈 것처럼 여리여리했다.

“전 괜찮아요. 나온 김에 좀 걷고 싶어요.”

주가은은 무슨 병에라도 걸린 사람같이 얼굴이 창백했다. 하지만 핑크색을 띄는 입술만큼은 반짝반짝 아주 예뻤다.

“기 비서님, 다친 데는 좀 어때요? 당분간 상처에 물이 닿으면 안 돼요.”

기성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이제 많이 괜찮아졌어요. 전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볼게요. 가은 씨, 몸조심해요.”

주가은의 입꼬리가 빙그레 말려 올라갔다.

“네.”

소민아는 기성은이 누군가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마음속에서 순간 살벌한 불길이 밀려 올라오는 것 같았다.

여자의 직감이 두 사람은 예사로운 관계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주가은을 아래위로 살펴보고는 자신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가슴도 그녀보다 크지 않고, 엉덩이도 그녀보다 탱탱하지 않으며 허리 역시 그녀보다 가늘지 않았다.

또한 그녀는 목소리도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입만 열면 쩌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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