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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소민아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

“기본적인 부끄러움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이에요?”

그녀는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무언가 깨달은 듯 물었다.

“기성은 씨, 내 눈 똑바로 보고 말해요. 정말 나 좋아하는 거 맞아요? 진심으로 나랑 사귀려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갖고 놀고 싶은 거예요?”

기성은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소민아는 이미 그의 눈동자에서 답을 찾은 것 같았다.

일분일초 그녀의 마음은 커다란 기복을 보였다.

소민아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어 한숨을 푹 내쉬고는 침대 끝에 놓인 잠옷을 깔고 앉았다.

“기 비서님이 저 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다는 거 알고 있었어요. 사귀자고 했을 때부터 다른 목적이 있었던 거 맞죠?”

“그냥 나한테 솔직히 말해요. 대체 무슨 목적이길래 자신의 감정을 이용하고 이렇게 많은 돈까지 쓰면서 여기에서 연기하는 거예요? 제가 철이 좀 없긴 해도 바보는 아니에요. 상대가 날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눈을 보면 다 알 수 있어요. 난 기 비서님 좋아하고 있다는 거 인정해요. 진심으로 기 비서님과 사귀어보고 싶고요. 전 종래로 제 감정을 이용해 장난을 치지는 않아요.”

소민아는 발갛게 실핏줄이 선 눈으로 묵묵부답인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 쥐 잡듯 잡으며 사납게 구는 것보다 지금 이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더 비참했다.

그녀를 이용해 뭘 하려는지 왜 지어내서라도 말하지 않는단 말인가.

짧게라도 좋아한다고 하면 될 텐데...

그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아마도... 어제 만났던 주가은 씨야말로 그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겠지.

“가세요. 저랑 같이 있는 거 힘들잖아요. 당신 같은 사람은 연기에 소질 없어요.”

기성은은 확실히 사람을 속이는 데에 능하지 않았다.

“민아 씨 사직서는 내가 없앴어요. 회사 규정대로 다시 들어와 일할 수 있을 거예요. 월급은 전의 3배로 줄게요. 왜 이렇게 하는지는 알 필요 없어요.”

그는 단호히 몸을 돌렸다. 나가기 전 탁자 위에 지갑도 다시 내려놓았다.

“꺼져요! 나한테서 썩 떨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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