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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은경애는 그릇을 들고 의문스러운 얼굴로 계단을 향해 걸어가는 장소월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왜 얼굴색이 저토록 어두워진단 말인가!

그 날짜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계단에 발을 내디딘 순간, 등 뒤에서 돌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혼식장 마음에 드는지 봐봐.”

장소월은 왼손으로 난간을 꽉 잡았다. 너무 힘준 나머지 곱게 다듬은 손톱이 손바닥 안으로 파고 들어갔다.

“마음대로 해.”

말을 마친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맥없이 올라갔다. 몸에 남아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서야 간신히 위층까지 도착했다.

결혼식장 인테리어를 선택한 뒤 전연우가 뒤돌아 그녀를 쳐다보았다.

매니저가 말했다.

“대표님, 걱정 마세요. 사모님께선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꽃은 반드시 아이보리색 장미로 준비하겠습니다.”

장소월은 화실에 들어가 또다시 안에서 잠가 버리고는 정신을 잃은 듯 멍하니 의자에 앉아있었다.

전연우는 계단을 오를 때 이미 그녀가 화실에 있을 거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그가 들어가려 문고리를 잡아당겼지만, 문을 열리지 않았다.

전연우의 눈동자가 어두워졌다.

“소월이한테 뭐라고 말한 거예요?”

은경애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저는 별말 안 했어요! 그냥 결혼식 날짜가 2월 14일로 정해졌다고 말했을 뿐인데... 아가씨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어요.”

그 눈빛은 마치 누군가의 사망 소식이라도 들은 듯 서글펐다.

“열쇠 가져와요.”

은경애는 재빨리 비상용 열쇠를 가져왔다. 전연우가 문을 열어보니 눈앞엔 평소와 똑같은 듯한 모습의 장소월이 앉아있었다. 하지만 그림판에 떨어지는 붓의 움직임을 보니 한눈에 그녀의 불편한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전연우가 다가갔지만, 장소월은 자신의 세계에 빠져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다. 전연우가 허리를 굽히고 팔을 뻗어 붓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아까... 무슨 생각 했어?”

“다음 달로 잡았다는 그 결혼식 날짜... 내 친구 기일이야.”

“...”

왜 그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전생의 2월 14일이 그와 송시아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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