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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조심해요.”

신이랑이 호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는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조심하지 않아 그녀와 부딪힌 사람이 바로 사과했다.

그때 녹색 신호등이 깜빡이자 신이랑은 저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민아는 깜짝 놀라 꼭 맞잡은 두 손을 쳐다보고는 길을 다 건너고 난 뒤 당황스러운 얼굴로 손을 빼냈다.

“고마워요. 또 말만 하느라 길을 제대로 보지 못했네요. 다음엔... 꼭 조심할게요.”

신이랑이 손을 다시 호주머니에 넣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민아 씨 손... 좀 차갑네요.”

소민아가 말했다.

“저 원래 이래요. 태어났을 때부터 겨울만 되면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요. 하지만 이미 익숙해졌으니까 괜찮아요.”

신이랑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침묵 속에서 걸어갔다. 얼마 후 소민아가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

“이랑 씨 집은 저랑 반대 방향 아니에요?”

신이랑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대답했다.

“저 이사했어요.”

“어디로요?”

“곧 알게 될 거예요.”

검은색 승용차 안, 주가은이 넋이 빠진 듯한 기성은을 보고는 말했다.

“기성은 씨, 경매 곧 시작될 거예요.”

기성은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액셀을 밟았다.

소민아는 줄곧 시선 하나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방향에 따라 고개를 돌린 순간, 주가은의 맑은 눈동자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익숙한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가 그녀 옆을 스쳐 지나갔다.

소민아는 조금의 불편함 외에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성은이 그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데엔 이유가 있었다... 그에겐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상대는 시장의 따님이자 단아하고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다. 말투까지 부드럽고 친절하니 어떤 남자가 마다하겠는가.

그녀가 줄곧 혼자 김칫국을 마신 것이다.

됐다. 이제 그녀는 완전히 마음을 접었다.

지금 그녀는 소월 언니를 위해 그와 연극을 하고 있다. 아니면... 그와 회사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신이랑 씨, 선봤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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