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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그녀는 파, 마늘, 식초, 그리고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전연우는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우미가 실수로 만둣국에 파를 넣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모님. 제가 정신이 나갔나 봐요. 파를 안 드신다는 걸 깜빡했어요. 지금 바로 다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장소월은 차려놓은 만둣국에 초록색 파가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고는 말했다.

“괜찮아요. 제가 걸러내면 돼요.”

전연우가 말했다.

“다음엔 조심해요.”

“대표님, 다음번엔 꼭 조심하겠습니다.”

도우미는 거실에서 나가 그들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전연우가 장소월의 그릇 안에 있는 파를 집어 자신의 그릇에 넣었다.

장소월이 물었다.

“네가 직접 빚은 거야?”

“응.”

장소월은 이루 말 못 할 감정이 피어올랐다. 전생에서 그와 결혼해 함께 살았던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녀는 전연우를 위해 빨래, 요리, 집 청소 모든 것들을 새롭게 익혔었다. 이번 생엔 도리어 전연우가 그녀를 위해 만두 빚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언제 배웠어?”

“마음만 먹으면 뭔가를 새로 익히는 건 어렵지 않아.”

장소월은 한 입 베어 물자마자 오 아주머니의 손맛이 느껴졌다. 순간 그녀가 떠올라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녀는 애써 감정을 짓눌러 눈에 고였던 눈물을 거두어들였다.

“맛은 괜찮네. 앞으로... 날 위해 이런 거 해줄 필요 없어. 난 너한테 고마워하지 않아.”

전연우는 만둣국에 손도 대지 않고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가 처음이야. 윤서와 보육원에서 자랄 때 내가 줄곧 윤서를 챙겨줬었어. 의부님한테 입양된 이후엔 단 한 번도 음식이라는 거 만들어본 적 없어.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제 많은 일들을 잊어버렸어. 소월아,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그래서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 걸까?

그녀가 자신한테 특별한 존재라는 거?

수많은 여자들이 그에게 구애했으나, 결국 전연우가 선택한 건 원수의 딸이었다. 그렇다면... 그녀는 기뻐해야 하는 걸까?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죽이지 않았을뿐더러 사랑까지 해주면서 최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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