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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소민아는 순간 그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해 한동안 멍하니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럼 저 대신 소피아 씨를 정직원으로 전환해 주세요. 여기 남는 건 의미 없으니 3일 뒤에 떠날게요. 소월 언니를 위해 받아들인 건데, 끝났다니까 저도 그만두면 되겠네요.”

기성은은 흔치 않게 감정이 가득 실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화가 난 듯한 모습이었다.

기성은이 말했다.

“성세 그룹이 민아 씨가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 곳인 것 같아요?”

소민아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손으로 기성은의 책상을 짚고 그를 내려다보았다.

“기 비서님... 설마 절 보내기 싫은 건 아니죠?”

기성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는 화를 낼 징조라는 걸 소민아는 알고 있었다. 아무튼 기성은은 그녀에게 부드럽게 대했던 적이 없으니 별로 겁먹을 것도 없었다.

웃음을 거둔 뒤, 소민아가 몸을 펴고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기 비서님, 이번엔 저 진심이에요. 처음엔 비서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덤볐어요. 하지만 이제 이 일이 저한테 맞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아까운 정직원 자리 저한테 낭비하지 마세요.”

기성은이 말했다.

“공고가 이미 내려왔기 때문에 수정 못 해요. 회사 규정에 대해 민아 씨도 잘 알 거예요. 일방적으로 회사 방침을 어기면 1억 손해배상 해야 한다는 걸요. 이미 소피아 씨한테 민아 씨 계약서 가져오라고 했어요. 사인하든 말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에요. 나가세요!”

“1억이라고요? 어떻게 이런 극악무도한 회사가 있을 수가 있어요? 차라리 그냥 강도질을 하지 그래요!”

“지금은 근무 시간이에요. 언행 조심해요.”

소민아는 잔뜩 화가 나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 서랍 안 직원 수첩을 펼쳐보았다. 회사 결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조항이 확실히 쓰여 있었다. 회사가 어려워져 문을 닫아야만 퇴사할 수 있다고 한다.

성세 그룹은 일반적으로 직원들과 정직원 계약을 맺는다. 인재의 유실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함이었다.

소민아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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