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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그가... 지각했다.

성세 그룹이 설립된 이후로 기성은은 단 한 번도 지각했던 적이 없다. 오늘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백혜진은 발갛게 부은 얼굴로 출근한 소민아를 보고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민아 씨, 눈이 왜 그래요? 어젯밤 울었어요? 소피아 씨가 또 괴롭혔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제 슬픈 영화를 많이 봐서 그래요. 송 부대표님께서 찾으셔서 올라가 볼게요.”

송시아가 그녀를 찾은 건 회사 일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일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송시아는 평소와 약간 다른 듯한 모습이었다. 오늘은 반듯한 정장이 아닌 헐렁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기성은과 사귀어요?”

송시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소민아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녀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쭈뼛거리며 말했다.

“부대표님...”

송시아는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마우스를 움직여 메일함을 열었다.

“오늘 아침 기성은이 나한테 메일을 하나 보냈어요. 무슨 내용인지 알아요?”

기성은이 그녀에게 메일을 보내다니. 기성은과 송시아는 늘 서로 터치하지 않고 각자의 일만 해왔다. 또한 기성은이 자리 잡은 방향은 아주 명확하다. 무슨 일이 있든 그는 줄곧 전연우 편이다.

송 부대표와 대표님의 관계는 그 시작부터 뚜렷하지가 않았다. 회사 직원들 모두 그녀가 성세 그룹 다음 안주인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소월이 귀국한 이후부터 송시아는 대표님의 총애를 잃었고, 급기야 대표님은 장소월과 결혼 발표까지 했다.

그 뒤로부터 송시아와 전연우의 관계엔 금이 가기 시작했고, 심지어 이젠 완전히 두 패로 나뉘었다.

송시아가 비서로부터 부대표까지 승진한 건 대표님이 그녀에게 준 공헌에 대한 보상이다.

성세 그룹은 두 사람이 함께 일으켜 세운 회사다. 지금 이 위치까지 오르는 데에 송시아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소민아가 고개를 저었다.

“저... 전 모르겠어요.”

송시아는 컴퓨터 모니터를 돌려 그녀에게 메일을 보여주었다.

“기성은이 나한테 민아 씨 사직서 수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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