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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0화

작가: 차라
신이랑은 소민아에게 눈길을 고정한 채 빙그레 웃어 보였다.

“아는 사이 맞아요.”

“퇴근했어요? 내가 데려다줄게요.”

“그건...”

그럴 필요 없어요.

소민아는 말을 채 마치기 전 회사 정류장을 지나치는 버스를 발견했다. 그러고는 바로 말을 바꾸었다.

“그럼 부탁할게요.”

옆에 있던 편집부 직원은 재미있는 구경이라도 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저기, 작가님, 제가 이미 차 불러뒀어요. 곧 올 거예요.”

“네.”

갑자기 이런 행운이?

택시가 도착하자 소민아는 신이랑과 함께 차에 올라탄 뒤 편히 의자에 등을 기댔다.

“퇴근할 때마다 버스 탔었는데 오늘은 이랑 씨 덕분에 택시를 타고 집에 가네요. 헤헤헤... 고마워요.”

신이랑은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소민아가 물었다.

“이랑 씨, 저희 회사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왔으면서 왜 저한텐 아무 말 안 했어요. 말했으면 마중 나갔을 텐데.”

“그냥 인터뷰 좀 했어요. 별거 아니에요.”

“인터뷰요? 인터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이랑 씨는 신비주의라던데...”

신이랑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3일 뒤에 경시 도서관에서 사인회를 열 예정인데, 그날... 같이 가줄 수 있어요?”

소민아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되죠! 저 정말 같이 가도 돼요?”

그때 호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차가 덜컹거리는 바람에 손끝이 잘못 스쳐 통화가 연결되었다. 그 순간에도 소민아는 쉴 새 없이 차 안에서 신이랑에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택시 운전기사까지도 귀가 얼얼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신이랑은 조금도 불편한 기색 없이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다.

7시 반, 신이랑과 그녀는 함께 밥을 먹기로 했다.

그들은 한 중식당에 들어가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을 주문했다. 종업원이 컵에 물을 따라주자 그녀는 바로 목을 적시고는 말했다.

“제가 말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랑 씨가 처음이에요. 제 말을 끊지 않는 사람도 이랑 씨가 처음이고요. 친구들도 제가 말이 많다며 짜증 내거든요.”

신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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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세진이 말했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게 결혼인데, 결혼식을 안 하다니 말이 안 돼. 남들이 알면 비웃을 거야.”신이랑의 입꼬리가 축 내려앉았다. 그가 확연히 실망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괜찮아요. 전 뭐든 민아 씨 뜻에 따를 거예요.”“이게...”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명세진 역시 더는 강요할 수 없었다.“결혼식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돼. 하지만 양가 식구들이 함께 모이는 식사 자리는 빼놓을 수 없지.”소민아는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요. 이미 다음 달로 식사 약속을 잡아놨어요. 그때 아빠 엄마랑 같이 오세요. 그럼 이 일은 일단 이렇게 마무리하죠.”“그래... 너랑 이랑이 둘 다 괜찮으면, 고모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지. 너희 둘이 알아서 결정해.”“참, 민아야, 혹시 현아한테 요즘 전화해 본 적 있어? 이상하네. 평소 같으면 매일 집에 전화했을 텐데, 요즘 들어 갑자기 연락이 끊겼어. 게다가... 예전 전화번호로 전화해 봐도 통화가 안 돼.”소민아가 말했다. “오는 길에 이미 전화해 봤는데 연결이 안 됐어요.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을 거예요. 바쁜 일이 있는 거겠죠.”명세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위험하지는 않을 테지만, 현아 몸 상태가 걱정돼. 애가 혹시나 병이 더 악화되면 우리까지 못 알아보게 될까 봐.”소민아는 명세진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나중에 어떻게든 현아 언니랑 연락할 수 있도록 해볼게요.”“그래, 오늘 쉬는 날이면 여기서 자고 가. 마침 빈방도 있잖아.”소민아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저녁 식사를 마친 뒤, 소민아는 명세진과 함께 뒷마당을 산책했고, 신이랑은 회사에서 돌아온 소정국과 거실에서 장기를 두었다.소민아가 명세진의 팔짱을 끼고 걷고 있었다. “넌 기성은이라는 사람을 좋아했잖아?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거야? 혹시 다퉜어?”“민아야, 결혼은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94화

    “혹시 나한테 불평하는 거야?”강지훈은 돌연 발작이라도 하듯, 제 몸 위에 있던 여자를 거칠게 밀쳐냈다. “점점 더 기고만장해지는군!”천효연은 풀썩 주저앉았지만, 상처 입거나 괴로운 기색은 전혀 얼굴에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요염하게 몸을 비틀며 두 무릎으로 기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고는 유혹적인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앵두 같은 붉은 입술을 벌려 남자의 손가락을 천천히 빨아들였다. 남자의 눈에서 분노가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느끼자 그녀의 행동은 더더욱 과감해졌다. 혀를 움직여 남자의 바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강지훈은 허리 아래 매혹적인 자태의 여자를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천효연 같은 여자는 전문적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훈련을 받는다. 태생적으로도 요물과 같아서 단 한 번의 눈빛만으로도 모든 남자의 욕망을 자극하고 사로잡는다.강지훈은 여자의 머리채를 잡아채, 엄청난 크기의 물건을 그녀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천효연은 입을 벌려 온몸으로 받아들였다.몇 번이고 반복되는 거칠기 그지없는 행위...마침내 절정에 이르자, 천효연은 마치 처음 경험해본 황홀한 맛인 듯 몽롱한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며 혀를 내밀어 그의 손가락을 빨았다.강지훈은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에 바로......소민아는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연결이 되지 않았다. 평소라면 소현아는 전화벨이 울린 지 3초 안에 빠르게 받곤 했었는데 말이다.신이랑은 손에 선물을 든 채 그녀를 위로했다. “불안하면 나랑 같이 가봐요.”소민아는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냥 안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런 곳은 한 번 가본 것만으로도 충분해요.”그녀는 지난번 북경 감옥에 갔을 때, 하마터면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데다 깊은 산속을 뚫고 가야 하는 곳이라 일반적인 차는 전혀 드나들지 않는다. 자칫 잘못했다간 그곳에서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그야말로 고역이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끔찍한 소문들이 전혀 허황된 것은 아니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93화

    미경이 말했다.“현아 아가씨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요. 효연 아가씨랑은 완전히 달라요. 이렇게 마음이 넓은 여자는 처음 봤어요. 송시아보다도 훨씬 나아요. 그 여자는 별장에 오자마자 왕이라도 된 듯 우리한테 이래라저래라 시켰잖아요.”규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맞아요.”“일단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주인님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우리도 연락하지 말아요. 혹시라도 주인님이 눈치챌지도 모르잖아요.”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그 주사는 석 달에 한 번씩 맞는 것으로, 뇌의 핏덩이를 녹여준다고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북경 감옥은 밤이 되면 기이한 정적이 감돌았고, 가끔 늑대 울음소리도 들려오곤 했다.사방이 막혀 있는 격투장 안, 강지훈은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내려와 부관이 건네준 수건을 받았다. 링 위에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남자가 눈을 부릅뜬 채로 숨통이 끊겨 있었다.이건 북경 감옥의 규칙이었다. 이긴 자는 다시 탈출할 기회를 얻지만, 패배한 자에게는 오직 죽음만이 주어질 뿐이다.강지훈은 몸에 묻은 피를 닦으며 말했다. “아직 소식이 없어?”부관이 묻지 않아도 소장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소장님, 겨우 3일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벌써 여섯 번째 물으시는 겁니다. 그렇게 걱정되신다면 직접 가서 확인해 보시는 게 어떠십니까?”“마침 소장님이 조사하고 있는 일도 그쪽에서 단서를 찾았다고 합니다.”겨우 3일밖에 되지 않았나?강지훈은 손에 든 물건을 던져 버리고 검은색 군복을 입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사무실은 온기 하나 없이 썰렁했고, 벽엔 부자연스러운 그림 하나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그건 소현아가 이곳에 왔을 때 그린 그림이었다.강지훈은 책상 앞에 앉아 다리를 꼬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부관이 라이터로 그의 손가락 사이에 있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쪽에서 전화 안 왔어?”부관이 대답했다.“얼마 전 감옥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탈옥을 시도한 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92화

    전화가 연결되지 않으니 그들은 어쩔 수가 없었다. 효연 아가씨가 돌아온 탓에 현아 아가씨가 주인님의 총애를 잃게 된 걸까? 주인님의 여자 교체 속도는 그들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효연 아가씨를 제외하고 주인님이 진심으로 마음을 쏟았던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남자들은 늘 새로운 여자를 탐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소현아는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천진난만해서 심통을 부리며 주인님과 싸우기 일쑤였다.어쩌면 그녀에게 싫증이나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핑계를 댔는지도 모른다. 보아하니 현아 아가씨는 결국 주인님에게 버려진 듯하다.현아 아가씨와 효연 아가씨는 정말이지 비교할 가치도 없다. 주인님뿐만 아니라 그들 또한 효연 아가씨보다 더 아름다운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만약 어르신께서 소현아의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두 사람이 이토록 애써 그녀를 비밀리에 보호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소현아가 수술대에 실려 간 뒤, 주인님에게 연락이 닿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규영이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다. 그래야만 소현아가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의사가 수술대에 누워 있는 소현아의 머리에 주사기 바늘을 가까이 가져가 천천히 정맥에 주사했다. 소현아는 겁에 질려 침대에서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뭐 하는 거예요! 나 주사 안 맞을 거예요! 이거 놔요!”규영과 미경은 소현아의 팔다리를 누르며 안심시켰다. “현아 아가씨, 조금만 참으세요. 곧 좋아질 거예요. 병이 나으면 우리 집에 갈 수 있어요.”집에 간다는 말을 듣자 소현아는 조금씩 진정되었다. 어쩌면 약물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졸음이 쏟아졌고, 주변의 소리도 점점 줄어들었다.규영이 물었다. “이 약 뱃속 태아에게 영향을 주진 않겠죠?”요셉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약은 임상 시험을 거쳐 임신부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미경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이가 무사하면 됐어요.”소현아의 뱃속 아기에게 조금의 문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91화

    소현아는 비행기 안에서 과일과 고단백 식단을 먹으며 모든 것이 신기한 듯 둘러보고 있었다. 도우미들은 임신한 그녀를 정성껏 돌보며, 최대한 간식은 그녀가 찾지 못하도록 깊게 숨겼다. 과자 같은 음식은 복중 태아에게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규영이 말했다.“....지금 상황으로는 가능한 한 하루라도 더 숨기는 수밖에 없겠어요. 하지만 이번에도 얼마나 오래 머무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발 아기가 무사히 태어나야 할 텐데요.”미경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만약 주인님이 우리가 몰래 어르신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린 뼈도 추리지 못할 거예요.”“일단 상황 봐가면서 대처해요. 그래도 다행히 아가씨의 임신 사실은 결국 숨길 수 있었잖아요.”소현아는 손에 들고 있던 딸기를 입에 집어넣으며 말했다. “규영 씨, 우리가 했던 내기, 내가 이긴 거 맞죠? 내가 아기 가졌다는 거 강지훈한테 들키지 않았잖아요. 나한테 주겠다고 약속한 거 줄 때 되지 않았어요?”“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목적지에 도착하면 드릴 거예요.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요.”임신 후 소현아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잠을 자곤 했다. 비행기에서도 배불리 먹고 난 뒤 바로 잠들었다.깨어났을 때는 이미 러시아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였다.강지훈이 미리 준비해 둔 사람들이 세 사람을 차에 태워서 시골에 있는 한 별장으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는 라벤더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소현아는 목에 두른 스카프를 던져 버리고 라벤더 밭으로 달려가 풀썩 주저앉았다. 규영과 미경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서둘러 달려가 그녀를 붙잡았다. 심하게 넘어지기라도 하면, 배 속의 아이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아가씨, 짐을 정리하고 나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밖에 없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 없습니다.”소현아는 그들의 부축을 받아 일어서며 말했다.“알았어요.”운전기사는 러시아 현지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한국인이었고, 강지훈이 심어 놓은 감시카메라이기도 했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90화

    서울 공항으로 향하는 헬리콥터가 북경 감옥을 떠난 후, 침대 위의 남녀는 다시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천효연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절정에 달했다. 그 오르가즘은 너무나도 자극적이라 저도 모르게 계속해서 남자를 원했다.“지훈 씨, 계속...”“이제 아무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어요.”여자의 팔과 가슴에는 남자가 남긴 붉은 자국들이 가득했다.강지훈은 침대에 누워 여자를 들어 올려 자신의 몸 위에 앉혔다. “이제 네가 알아서 해.”점심시간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모든 힘을 쏟아낸 뒤 침대에 기대어 잠들었다.오후 3시, 강지훈은 깨어나 샤워를 한 뒤 샤워 가운을 입고 바깥으로 나갔다. 맞은편 방문을 열려고 한 순간, 도우미가 소현아의 방에서 옷을 정리하고 나오며 말했다. “주인님, 현아 아가씨는 이미 떠나셨습니다.”“방금 소식이 들어왔는데, 이미 비행기에 탔고 내일쯤 도착할 거라고 합니다.”강지훈이 물었다.“지금 뭐 하는 거야?”도우미가 쭈뼛거리며 말했다. “아가씨가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옷을 정리해 놓으려고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쌓일 테니까요.”강지훈은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도우미 뒤에 있는 방을 바라보았다. 소현아의 방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고, 옷장과 화장대 위의 물건들, 그리고 항상 바닥에 흩어져 있던 과자들마저 말끔히 치워져 있었다.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예전의 그 공허한 방으로 되돌려져 있었다. 강지훈은 발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갔다. 더 이상 소현아 특유의 체취는 느낄 수 없었고, 청량한 공기 청정제 향만 남아있을 뿐이었다.“방에 있던 물건은 어디 있어?”도우미는 침대에 향한 강지훈의 시선을 알아채고는 곧바로 대답했다. “아가씨께선 인형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며 물건을 거의 다 챙겨 떠났습니다. 남긴 거라곤 옷 몇 벌이 전부입니다.”강지훈이 차갑게 말했다.“내 허락 없이 누가 마음대로 소현아 물건을 만지라고 했어?”그 한마디에 도우미는 순식간에 겁에 질려 고개를 숙였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89화

    두 도우미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소현아의 임신 사실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들은 강지훈의 사람이 아니라 강씨 가문에서 보낸 강지훈을 감시하라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이었다. 임신 사실을 강씨 어르신에게 보고했을 때, 어떤 일이 있어도 배 속의 아이를 지키라는 명령이 내려왔었다. 그 아이는 강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이니 어떤 사고도 용납할 수가 없었다.만약 주인님이 배 속의 아이에 대해 알게 된다면, 분명히 아이를 지키지 못할 것이다.지금은 다행히도 아기가 석 달이 넘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강지훈이 일 때문에 바빠 별장을 떠나 있을 때, 그들은 몰래 소현아에게 유산 방지 주사를 놓아 아이가 무사히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러시아에서 최고의 뇌 전문의를 섭외하고 난 다음 날, 두 도우미는 모든 짐을 챙겨 소현아와 함께 해외 치료를 떠났다.새벽, 헬리콥터가 착륙했다. 소현아는 손에 인형을 안고 잠이 덜 깬 모습으로 말했다. “규영 씨, 미경 씨,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규영이 말했다. “현아 아가씨, 주인님께서 아주 재미있는 곳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지금 거기로 가는 겁니다.”소현아는 자신이 쫓겨났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요?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그 나쁜 놈도 같이 가요?”“주인님은 할 일이 있으셔서 저희에게 먼저 가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준비가 다 되면 주인님도 오실 겁니다.”소현아는 뒤돌아 계단을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그다지 실망하지는 않았다. 강지훈은 항상 바빠서 별장에 없는 날이 더 많으니까. “그럼 그렇게 해요. 하지만 난 며칠만 있다가 돌아와야 해요! 내 동생이 곧 결혼하거든요. 난 언니니까 반드시 결혼식에 참석해야 해요.”규영과 미경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측은한 마음에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네.”소현아가 헬리콥터에 올라타자 헬리콥터는 천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방 안, 남자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88화

    소현아가 지금까지도 나오지 않는다는 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었다. 예전엔 아무리 심통을 부렸어도, 내버려 두다가 식사 때가 되어 부르면 두말없이 내려오곤 했었다. 마음에 품었던 앙금을 절대 다음 날까지 가져가지 않았고 주인님과 화해하는 것도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조용하다. 게다가 오늘 밤엔 주인님 분부로 아가씨가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다. 분명히 방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도우미가 말했다. “평소대로라면 배고프면 스스로 나오셨을 텐데, 지금은 아무리 불러도 미동도 없으십니다.”천효연은 강지훈에게 아주 적합한 애인이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 외에도 강지훈의 곁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었던 이유는 남자의 다른 여자들을 용납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북경 감옥에 사적으로 지어진 별장은 강지훈이 혼자 거주하는 곳으로, 그녀 외에는 아무도 드나든 적이 없었다. 때문에 외국에서 돌아와 그 바보를 보았을 때, 약간 놀랍다는 생각도 들었다.천효연은 강지훈의 입술에 키스하며 말했다. “먼저 방에 돌아가서 씻을게요. 밤에 와요.” 그녀는 사람을 홀리는 매혹적인 눈빛으로 강지훈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떼고는 혼자 방으로 돌아갔다.강지훈은 발로 문을 걷어찼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남자는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는 방안을 본 그의 눈동자에 분노가 스쳤다.강지훈은 곧바로 창가로 가서 그녀가 뛰어내린 건 아닌지 확인했다.“주인님, 아가씨 여기 계십니다.” 도우미가 드레스룸 바닥에 누워 있는 소현아를 발견했다.소현아는 벽에 기대어 손에 먹다 남은 과자를 든 채 잠들어 있었다. 어렴풋이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눈을 떠보니 눈에 칼자국이 있는, 무섭게 생긴 남자가 보였다.소현아는 꿈속이라고 여기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꿈에도 이 나쁜 놈이 나오는 거지? 싫어, 난 소월이랑 강용이랑 같이 놀 거야. 소월아, 지난번에 하던 이야기 아직 안 끝났잖아. 나중에 그 사람 어떻게 됐어?”“물 뿌려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287화

    얼마나 오랫동안 키스했는지, 소현아는 머리가 먹먹해지고 입술이 얼얼해졌다. 급기야 뇌에 산소가 부족해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네가 어리다는 이유로 내가 널 어떻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마. 앞으로 다시 내 앞에서 그 자식 이름 꺼내기만 해봐. 내가 그놈 뼈도 못 추리게 만들어 버릴 거야”소현아는 갑자기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 더러워졌어.”그녀는 눈에 눈물이 맺힌 채 온 힘을 다해 남자를 밀어냈다. “앞으로 다른 여자랑 뽀뽀한 뒤에 나한테 하지 말아요.”“진짜 더러워!” 소현아는 입에 묻은 침을 닦으며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소현아! 거기 서!”소현아는 결코 멈추지 않고, 빠르게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 방문을 잠갔다. 그리고는 밖에서 열지 못하도록 물건으로 문을 막아 놓기도 했다.그녀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그의 침이 역겨워 욕실에서 물을 틀었다. 하지만 그때, 코에서 갑자기 피가 흘러나왔다.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어 윙윙거렸고, 이상한 이명까지 들려왔다. 갑자기 밀려온 극심한 두통에 소현아는 제대로 반응하지도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저녁 식사가 준비된 뒤, 도우미들은 위층에서 그녀가 내려오기를 기다렸지만 한참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주인님, 아가씨 방문이 계속 닫혀 있고, 아무리 두드려도 반응이 없습니다.”“신경 쓰지 마.”그 짧은 말에 도우미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밤이 깊어지고, 식탁에 놓인 음식들은 모두 치워졌다.천효연은 강지훈의 품에 안겨서 그에게 체리를 먹여주었다. “지훈 씨, 맛있어요?”강지훈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네 절반만도 못해.”“지훈 씨는 날 놀리기만 한다니까요.”“돌아갈 생각 없어요?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라면, 난 여기서 영원히 당신과 함께할 살 거예요.”어느덧 시계가 9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위층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배가 고프다며 내려왔을 텐데 말이다.오늘 처음으로 허기까지 참아내며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천효연은 남자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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