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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최서준은 천천히 술집 옆의 여관으로 돌아갔다. 이 여관의 사장은 술집의 사장이었는데 최서준은 이곳에서 먹고 자면서 적지 않은 혜택을 받았다.

방에 들어선 최서준은 기운을 훑어 방에 이상한 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무영이 준 봉투를 열었다.

봉투 안의 내용을 본 최서준은 약간 멍해졌다.

봉투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주송림을 죽이고 그 시체를 가져오라.]

암영루의 뜻은 뭐지? 서로 죽이라는 건가?

최서준은 순간 이 뜻을 이해하지 못해 멍하니 서 있었다.

하지만 주송림의 봉투에는 본인을 죽이고 시체를 가져오라는 내용이 적혀있을 게 뻔했다.

“뭘 이해하려고 해. 킬러들을 이해할 필요 없잖아.”

연석진이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얘기했다.

하긴.

연석진의 말에 최서준은 깨달았다. 아마 암영루에서 최서준과 주송림이 너무 친한 것을 보고 이런 임무를 준 것만 같았다.

최서준의 호의는 결국 주송림을 해치게 되었다. 최서준은 원래 주송림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먼저 손을 써야 하나.

최서준은 약간 머뭇거렸다. 같이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떨던 사람을 죽여야한다니. 최서준은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일단 주송림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가 먼저 공격한다면 최서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송림이 공격하지 않는다면 최서준은 이 술친구를 위해 암영루에 들어갈 기회를 포기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서준은 비경 속에서 정말 친구를 사귄 것이 된다.

최서준은 그렇게 생각하고 선택권을 주송림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최서준은 이튿날에도 평소처럼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점심이 되었을 때, 주송림이 천천히 걸어왔다.

인사를 하고 최서준의 옆에 앉은 그는 과묵했던 평소와는 달리, 뭐라 많은 얘기를 했다.

하지만 두 사람 다 임무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다.

주송림은 본인의 옛 이야기들을 얘기했다. 어떤 가문 출신이고, 그 가문의 독자여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컸는데 결국 어른들이 돌아간 후 돈을 흥청망청 써서 거리를 떠돌게 되었다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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