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제 두, 세 명이 왔을 뿐이다. 넌 왜 정양파의 사람들과 같이 오지 않았지?”최서준은 인씨 가문에서 몇 명을 보냈는지 잘 몰랐기에 대충 둘러댔다.“인서준 씨,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 비경 속에서 다들 혼자 성과를 내려고 합니다. 누가 자기가 얻은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고 하겠습니까. 인서준 씨는요? 왜 다른 사람들이 없죠?”김표가 되물었다.“그거야 내가 다른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지.”최서준은 의미심장하게 얘기했다.“그렇군요, 그러면 인서준 씨는 어떤 정보들을 모았나요?”김표는 최서준의 실력이 자기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정보 또한 최서준이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말하기 부끄럽지만, 하루가 지났지만 아는 건 하나도 없어. 기회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번 임무를 완성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래, 네 임무도 혹시...”최서준이 얘기했다.“결정을 찾기?”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그 결정이란 것 도대체 무엇이지?”정양파의 사람은 최서준보다 아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니 최서준은 그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저도 몰라요. 제가 들은 건, 결정만 있으면 무왕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무신이 될 수도 있다고 해요.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아직 그 정도의 실력이 아니니까요.”김표는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최서준에게 알려주었다.“아, 그렇군. 하지만 그 몸에 있는 혈흔은 뭐죠?”최서준은 김표 덕분에 결정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이건 어제 숲에서 야수들을 만나서 싸울 때 남김 핏자국입니다. 숲을 보고 나무에서 쉬려고 이쪽으로 온 것인데 사람들에게 포위될 줄은 몰랐어요.”김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얘기했지만 최서준은 그가 격전을 벌렸을 것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진기준과 얘기할 때 들은 것인데, 여기의 가장 약한 야수도 통맥경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사람들은 몇십 명씩 몰려다니면서 사냥을 한다고 한다. 혼자서 야수를 만
최서준은 아까 자기가 김표 앞에서 김표를 쉽게 제압하는 실력을 보였기 때문에 김표가 이렇게 쉽게 대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두 사람의 실력이 비슷한 것이라면 김표는 같이 다니자는 말을 귓등으로 들었을 것이다.“맞다, 이곳에서는 실력을 숨기고 있는 중이니 들키지 말게 해야 한다. 내일은 당신이 주도적으로 움직여. 인사를 드리고 내일이면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정보를 모아야겠어.”최서준은 잠에 들기 전에 김표에게 얘기했다.김표는 다른 의견이 없었기에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최서준 앞에서 허세를 부릴 때가 아니니 말이다.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기운을 거두고 이튿날 아침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날이 밝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김표를 재촉해서 얼른 진기준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도록 했다. 그리고 다른 형제들을 찾아 떠나야겠다고 했다.진기준은 두 사람을 붙잡고 싶었지만 김표가 완강하게 자기의 의견을 밀어붙였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솔직히 얘기하면 그건 김표의 의견이 아닌 최서준의 의견이다.하여튼, 그러자 진기준은 두 사람을 더 붙잡지 않고 배웅을 해주었다. 야밤정령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최서준과 김표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듯 질문 한 번 하지 않았다. 떠날 때도 상관을 안 하는 것 같았다. 마치 두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하지만 최서준은 그 정령들이 계속해서 두 사람을 몰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기운은 진기준이 두 사람을 배웅해 주고 난 후에도 계속해서 두 사람의 뒤를 쫓았다.그러다가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사라지자 최서준은 그제야 김표를 데리고 날아올랐다. 그리고 비경에 처음 들어왔던 곳으로 돌아왔다.“이제 어디로 가죠?”김표는 최서준이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최서준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유용한 정보는 하나도 얻지 못했다. 그저 비경 속의 기본 상식을 조금 알았을 뿐이다.최서준은 이내 직감을 따라 한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로 김표가 따라 나갔
설마 아까 본 것은 다 환각이었던 건가? 이곳으로 사람을 유혹해 오기 위함인가?야수들이 가득하고 초라한 왕성 하나가 있는 곳은 아무 사람도 없는 곳이라고 오해하기 쉬웠다.하지만 만약 이곳이 일부러 이렇게 설계된 함정이라면, 이곳의 주인이 일부러 그런 환각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을 불러온 것이라면.그 주인은 분명 심상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일 것이다.게다가 수련을 거친 사람이 봤을 때도 환각인 줄 눈치채지 못할 정도라니. 이곳의 주인은 생각보다 더욱 실력이 강하고 섬세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만약 연석진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최서준도 정신을 못 차리고 그저 본인의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최서준이 고민에 빠져있을 때, 김표가 물었다.“인서준 씨, 저 왕성에 있는 것이 영석 아닙니까?”김표의 말에 최서준이 시선을 돌렸다. 밖에서 보았을 때, 왕성의 테두리는 모두 영석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것도 가장 높은 급의 영석이었다.들어가서 영석을 갖고 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연석진의 말에 최서준은 경계심을 낮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영석이 하나뿐인 최서준은 결국 영석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사람은 원래 본인한테 없는 것을 탐내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보면 최서준이 영석을 탐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한 번 해보는 거야.’비경에 들어온 이유는 바로 좋은 기회를 노리기 위해서가 아닌가. 좋은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최서준이 왕성에 들어가서 바로 바닥에 있는 영석을 잡아들려고 할 때, 밖에 있던 김표가 외쳤다.“인서준 씨, 조심하세요!”최서준도 그와 동시에 이름 모를 위압감을 느꼈다. 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그때, 최서준은 이 왕성 안에서 실력이 제한받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경 속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기에 방심했던 것이다.지금 이곳에서는 날아오르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옆으로 피하는 것도 어려웠다. 일촉즉발의 순간, 최서준은 각도를 약간 비틀어 치명상을 피했다.쿵.소리와 함께 최서
“여기가 네 집도 아닌데. 네가 올 수 있는 곳은 나도 올 수 있지, 안 그래?”진원태는 자신만만한 말투로 얘기했다.그 사이에 최서준의 부상은 이미 말끔하게 나았다. 다시 시도해 보았지만 이곳에서의 실력 제한은 확실히 심각했다.대충 통맥경 정도의 힘밖에 쓸 수 없었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기운을 읽을 수도 없었다. 그러니 진원태의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만약 밖이었다면 진원태는 공격을 하기도 전에 최서준한테 들켰을 것이다.“보니까 너도 이곳에 갇힌 것 같은데? 날 기다린 게 아니라 말이야.”대문은 열려있었지만 최서준은 저 대문을 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흥, 그러면 뭐 어때서. 너도 마찬가지로 갇혔잖아.”최서준이 자기 상황을 얘기하자 진원태는 신경이 곤두서서 차갑게 웃었다.“네가 내 신분을 알게 되었으니 일단 너부터 죽여야겠어.”최서준은 주변 환경에 익숙해진 후 공격을 날렸다. 최서준은 원한을 바로바로 갚는 편이었다. 괜히 시간이 지나 상대를 용서하고 싶어지면 안 되니까 말이다.하지만 최서준을 놀라게 한 것은, 진원태도 통맥경의 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한참이나 싸웠지만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최서준이 약간 더 강한 것 같았지만 진원태도 열심히 최서준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모두 체력이 다 해서 숨을 몰아쉬었다.“힘 낭비하지 마. 최서준, 넌 어차피 날 어쩌지 못해. 내가 충고하나 하는데,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이따가 체력이 회복되면 얼마나 힘든지 알 거야.”진원태가 얘기했다.최서준은 무후였던 본인이 통맥경이 되었으니 진원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진원태의 말을 듣고 멈춰서서 얘기했다. “그렇다면 잠시 널 놓아주지. 하지만 반드시 널 죽여버릴 거야.”“말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어. 나도 널 죽일 거야.”진원태는 그렇게 말하면서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었다.“하, 네 그 입도 오늘까지만 나불거릴 수 있을 거야.”최서준은 진원태의 말을 듣고
최서준은 약간 놀랐다. 오늘 의외인 일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최서준은 자리에 앉아 기운을 회복했다. 그의 밑에는 극상품의 영석이 가득했지만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기운을 흡수할 수 없게 되었다.게다가 이곳의 지리적 원인 때문에 왕성 안에는 영기가 없었다. 그래서 기운을 회복하려면 그저 스스로 회복할 수밖에 없었다.진원태가 말하던 것이 무슨 뜻인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기운이 회복되지 않자 확실히 어려웠다. 심지어 용문비경의 영기를 끌어 쓸 수도 없었다.이런 상황에 놓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방법이 없었기에 최서준은 그저 자리에 앉아 천천히 회복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진원태는 최서준이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을 보고 같이 자리에 앉아 기운을 가다듬었다.그러다가 밤이 깊었을 때, 최서준은 그제야 통맥경의 기운을 되찾았다.성 밖에 김표는 밖에서 계속 지켜보았다. 최서준의 말대로 성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최서준이 통맥경 정도의 힘밖에 못 쓴다는 것을 알자 저도 모르게 고민이 되었다.이때를 틈타서 최서준을 해치울지 생각하다가 결국 마음을 접게 되었다. 최서준은 그를 많이 도와준 사람이 아니던가. 야밤정령의 손에서 도망칠 수 있게 해준 것도 최서준이다.최서준은 김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할 사이도 없었다. 그는 이곳에서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기운을 회복한 후 그는 성의 안 쪽으로 들어가 한 바퀴 돌아보았다.대문만 굳게 잠겨있을 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한 바퀴 돈 후, 최서준은 다시 대문 앞으로 와 입구에 이상한 점이 없는지 관찰했다. 그러다가 노란 빛이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고 그 곁에는 세 개의 회색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외에는 다른 이상이 없었다.진원태는 먼저 이곳에 들어왔었기에 이곳의 이상한 점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여유로운 태도로 최서준을 향해 농담을 건넸다.“그만 봐. 내 생각에는 다섯 명이 모여야 문이 열릴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이곳에 오랫동안
“그중 한 명은 압니다. 주현아고요, 다른 한 명은 모르겠습니다.”김표는 숨김없이 솔직하게 얘기했다. 숨길 필요도 없었고 또 지금 숨긴다고 해도 안에 들어가면 곧 들통나니까 말이다.“주현아? 그 사람이 여길 왔어?”진원태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김표도 마찬가지로 웃었다. 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궁금해졌다. 얼마나 유명한 사람이기에 진원태와 김표가 이렇게 웃는지 말이다.“최서준 씨는 모르겠지만 주현아는 우리 4대부 중에서도 유명한 사람입니다.”김표는 호기심 가득한 최서준의 표정을 보고 얘기했다.“왜 유명하지? 실력 때문인가?”최서준이 물었다.“그건 아닙니다. 주현아 씨는... 어떻게 얘기하죠. 빼어난 외모 때문에 유명한 겁니다. 게다가 음란지색이라 남자의 양기로 여태껏 수련해 왔다고 합니다. 여태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홀리고 다녔을지 셀 수도 없다고 하네요. 게다가 남자랑 교합하지 않으면 실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르지만 4대부 중에는 주현아의 하룻밤 상대가 되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수두룩합니다.”김표가 설명했다.“내가 알기로는, 김표도 주현아와 하룻밤을 보냈던 것 같은데.”진원태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마음이 동해서 한 번은 그랬지만 그 후로는 없었습니다.”김표는 대범하게 인정했다.“쯧,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한 모양이지?”진원태가 얘기했다.“그건 아닙니다. 원래 사람은 가져본 것에 대해 크게 미련을 갖지 않으니까요.”김표는 열심히 설명했다.김표와 진원태의 말을 듣던 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어색해졌다. 최서준은 아직 동정이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보아하니 동년배들은 이미 이런 일을 겪어본 듯했다.두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을 때, 주현아는 다른 남자와 왕성 앞에 도착해 김표와 인사를 했다.“김표 오빠, 오랜만이네.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이야. 우리의 인연이 끝난 건 아닌가 봐.”김표는 더 대답하지 않았다. 마치 주현아와 엮이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하지만 주현아는 김표를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안에 있던 진원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주현아와 무슨 각별한 사이라도 되는 줄 알았을 것이다.유독 최서준만이 아무렇지 않았다. 주현아, 김표, 진후택, 세 사람은 안으로 들어서서 최서준을 힐긋 쳐다볼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이윽고 세 사람이 들어오자 문 쪽에서 빛이 나왔다. 원래 노란 불빛이 두 개뿐이었는데 세 사람이 들어오자 빛이 하나, 둘씩 켜지면서 이윽고 불빛 다섯 개가 모두 밝아졌다.대문이 열렸고 그 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까만 어둠이 펼쳐졌다. 이윽고 보이지 않는 힘이 갑자기 다섯 명을 끌어당겼다. 그 힘은 그리 세지 않아 다섯 사람이 저항하면 안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이곳에는 분명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다섯 사람은 반항하지 않고 그 힘에 이끌려 앞으로 나아갔다.다섯 명이 안으로 들어가자 그 안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그들은 의미심장한 도안이 그려진 바위 위에 서 있었다. 그 위에는 다섯 갈래의 길이 있었는데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통로 입구 측에는 커다란 석상이 앉아 있었다. 최서준은 많은 야수들을 봐왔고 적지 않은 책을 읽었지만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다섯 갈래의 길. 서로 다른 석상. 살아있는 것 같은 왕성.일단 지금 사람이 다섯 명이고 길이 다섯 갈래이니 서로 빼앗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최서준은 기운을 내뿜어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나 제한이 있어서 기운을 읽을 수가 없었다.이곳에 걸려있는 제한인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컨트롤하고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 것인지. 억지로 사람들을 이곳에 밀어 넣은 사람이라면 이들보다 백배, 천배는 더 무서운 존재일 것이다.최서준은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애썼다. 그리고 머뭇거리다가 중간의 길로 걸어 나갔다.뒤의 네 사람도 각자 길을 골라서 걸어갔다.바람도 없고 고난도 없는 길이었다. 최서준은 그저 그렇게 평온하게 길의 끝자락에
최서준이 그 힘에 저항하느라 진을 빼고 있을 때, 최서준의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를 보고도 무릎 꿇지 않는다니. 무릎만 꿇으면 돈, 여자, 원하는 건 다 손에 넣을 수 있어!”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본능에 따라 얘기했다.“한번 무릎을 꿇으면 영원히 무릎을 꿇는 것과 같습니다. 전 하늘과 땅, 스승님께만 무릎을 꿇지, 절대 다른 사람 앞에서 무릎 꿇지 않을 겁니다.”“네가 지금 포기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잘 알고 하는 말이야?”희미한 목소리가 또 속삭여왔다.하지만 최서준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완강하게 무릎 꿇지 않겠다고 저항했다.그렇게 석상 앞에 꿋꿋하게 선 채 쓰러졌다....김표의 길도 마찬가지였다. 길의 끝자락은 최서준이 본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똑같은 절, 똑같은 석상. 유일하게 다른 것은, 김표는 그 힘에 굴복하여 최서준과 다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김표는 석상 앞에 무릎 꿇는 것을 선택했다. 그 순간, 김표는 자기 실력이 갑자기 는 것을 발견했다. 통맥경 밖에 안 되던 그는 바로 무후로 되었다. 김표는 저도 모르게 더 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마자 그의 실력이 또 늘더니 바로 무왕이 되었다.처음 느껴보는 실력에 김표는 저도 모르게 더 강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그러자 이번에는 무왕을 뛰어넘은 새로운 경계에 다다랐다. 김표는 자신이 비와 바람을 수시로 다룰 수 있는 신이 된 것만 같았다.최서준이 자기 앞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 최서준이 김표 앞에 나타났다.“날 감히 네 부하처럼 굴려? 게다가 가짜 신분으로 날 속여? 이 버러지 같은 놈. 내 앞에서 뭐라도 된 줄 아나 보지?”김표는 저도 모르게 억눌러온 화를 모두 분출 해냈다.그는 바로 최서준을 향해 공격했다. 그러자 최서준은 그대로 재가 되어 사라졌다.복수를 마치자 김표는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 이 실력이면 정양파의 임원이 될 수도, 혹은 정양파의 주인이 될 수도 있었다.그렇게 생각하자 김표의 앞에 바로 정양파 주인과 장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