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0화

만약 직접 만나보지 않았다면 이 목소리가 어린아이의 몸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믿기 어려울 것이다.

“대장로님, 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 뜻은 분명해요. 절 놓아주세요.”

최서준은 풍이대장로를 보고 표정이 확 변해서 얘기했다.

풍이대장로는 무왕보다 더욱 강한 무황이다.

만약 정말 강제적으로 나온다면 최서준은 반항하지 못할 것이다.

“최 대가, 오해하지 마. 억지로 널 붙잡지는 않을 거니까. 전에는 내가 확실히 잘못했어. 최 대가가 화를 내고 싶다면 얼마든지 내도 돼. 난 반항하지 않을 거니까. 약종을 떠나고 싶다면 그냥 떠나도 돼. 우리는 이 비경에 갇혀서 못 나가니까 최 대가 곁에 있을 수 없을 거야. 이렇게 하지. 내가 연진화를 보내 최 대가 곁에서 그대를 지켜주도록 말이야. 어때?”

풍이는 낮은 자세로 최서준에게 동의를 구했다.

“과한 처사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진화 님은 약종의 일로 세상을 누비셔야하는데 어떻게 제 곁에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대장로님이 저를 붙잡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저를 위해 종문비경을 열어주시죠.”

최서준은 풍이의 태도에 마음 약해지지 않았다. 오직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다.

최서준이 연진화를 거절하자 풍이가 다시 말했다.

“그럼 떠나기 전에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나? 약종을 위해 말이야.”

풍이는 최서준의 허공 연단에 관심이 갔다.

그 말에 최서준의 표정이 굳었다.

약종을 위해서라니. 거의 협박과 다름없었다.

“제가 뭐라도 남기고 가야 한다는 뜻이겠네요.”

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 정도는 아니고, 그저 우리 종문에서 3년 동안 연단해 주면 그때는 보내줄게.”

풍이는 숨김없이 본성을 드러냈다.

“제가 만약 거절하면요?”

최서준이 차갑게 물었다.

“그럼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내 탓을 하지 마. 여기는 약종이니 내 권력이 쓸모 있거든.”

풍이는 최서준의 태도를 보면서 점점 차가운 말투로 대응했다.

“권력이라뇨. 아까는 웃으면서 저한테 떠나도 된다고 하더니 대장로님을 거절하니까 또 이렇게 됐잖아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