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진은 풍이와 아는 사이일 뿐만이 아니라 풍이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듯했다.“선배님, 처음부터 저는 약종의 종주가 되고 싶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저 선배님이 계속 그렇게 얘기한 거죠. 제가 사람들 앞에서 연단을 하는 것은 선배님을 위해서입니다. 절대로 약종의 종주가 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번 연단을 끝으로 저와 약종은 아무 관계도 아닌 겁니다.”최서준이 머릿속으로 대답했다.이윽고 최서준은 기운을 가다듬었다.유재진의 위압을 견디면서 힘겹게 재료 세 몫을 꺼내 들었다.최서준의 행동에 유재진은 자기의 기운을 거두었다.최서준은 몸에 힘이 풀려서 하마터면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몸을 가다듬은 최서준은 한편으로 보따리를 풀면서 천천히 얘기했다.“연진화 님, 제가 약종에 온 것은 선생님 때문이었습니다. 오기 전에는 약종에 많은 기대를 하고 왔는데, 지금은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이건 제가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연단하는 겁니다. 이일을 끝으로 저와 약종은 아무 사이도 아닐 겁니다.”연진화는 그 소리를 듣고 일이 잘못되었음을 감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최서준에게 상처를 주었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 하나 생각하던 당시, 최서준이 영재료를 허공에 띄웠고 이내 그의 손끝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그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와서 구경했다.“이건 뭐 하는 거야?”“연단을 준비하는 거야?”“에이, 설마. 이렇게 연단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약종의 제자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장로들은 다른 것을 보아냈다.풍이대장로는 놀라서 소스라치면서 외쳤다.“허공 연단이라니!”풍이대장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최서준의 손끝에서 불길이 활활 솟구쳤다. 그 불꽃은 이내 영재료를 모두 녹여버렸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30개의 배원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약 향기가 사방으로 퍼졌다. 제자들은 그 약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내공이 쌓이고 있었다.최서준이 마지막으로 손을 휘젓자 30개의 배원단이 연진화의 손에 나타났다.“선생님, 이
만약 직접 만나보지 않았다면 이 목소리가 어린아이의 몸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믿기 어려울 것이다.“대장로님, 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 뜻은 분명해요. 절 놓아주세요.”최서준은 풍이대장로를 보고 표정이 확 변해서 얘기했다.풍이대장로는 무왕보다 더욱 강한 무황이다.만약 정말 강제적으로 나온다면 최서준은 반항하지 못할 것이다.“최 대가, 오해하지 마. 억지로 널 붙잡지는 않을 거니까. 전에는 내가 확실히 잘못했어. 최 대가가 화를 내고 싶다면 얼마든지 내도 돼. 난 반항하지 않을 거니까. 약종을 떠나고 싶다면 그냥 떠나도 돼. 우리는 이 비경에 갇혀서 못 나가니까 최 대가 곁에 있을 수 없을 거야. 이렇게 하지. 내가 연진화를 보내 최 대가 곁에서 그대를 지켜주도록 말이야. 어때?”풍이는 낮은 자세로 최서준에게 동의를 구했다.“과한 처사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진화 님은 약종의 일로 세상을 누비셔야하는데 어떻게 제 곁에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대장로님이 저를 붙잡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저를 위해 종문비경을 열어주시죠.”최서준은 풍이의 태도에 마음 약해지지 않았다. 오직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다.최서준이 연진화를 거절하자 풍이가 다시 말했다.“그럼 떠나기 전에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나? 약종을 위해 말이야.”풍이는 최서준의 허공 연단에 관심이 갔다.그 말에 최서준의 표정이 굳었다.약종을 위해서라니. 거의 협박과 다름없었다.“제가 뭐라도 남기고 가야 한다는 뜻이겠네요.”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 정도는 아니고, 그저 우리 종문에서 3년 동안 연단해 주면 그때는 보내줄게.”풍이는 숨김없이 본성을 드러냈다.“제가 만약 거절하면요?”최서준이 차갑게 물었다.“그럼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내 탓을 하지 마. 여기는 약종이니 내 권력이 쓸모 있거든.”풍이는 최서준의 태도를 보면서 점점 차가운 말투로 대응했다.“권력이라뇨. 아까는 웃으면서 저한테 떠나도 된다고 하더니 대장로님을 거절하니까 또 이렇게 됐잖아요.
약종을 나간 최서준은 사람들이 한적한 깊은 산에 서 있게 되었다.주변을 돌아본 최서준은 약종을 들어갈 때의 곳과 같은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현천약종 비경의 출입구는 고정된 곳이라는 곳도 깨달았다.방향을 분석해 본 최서준은 빠르게 이곳을 떠났다.그러면서 머릿속의 연석진에게 물었다. “선배님, 왜 약종의 비경은 고정된 것인데 용문비경은 저와 함께 움직이는 거죠?”“구체적인 이유는 나도 모르지만 전에 용문비경도 약종과 같았어. 항상 최씨 가문에만 있었지. 지금 이렇게 된 건 아마도 최운신과 연관이 있는 것이겠지.”연석진은 원래 약종의 일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다가 최서준이 이렇게 묻자 자기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연석진의 입에서 최운신이라는 이름을 들은 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다.“선배님이 말하시는 최운신은 도대체 누구죠?”최서준은 약간 알 것 같았지만 그들의 입에서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최운신은 최운신이야. 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지. 전에는 그가 용문비경을 갖고 있었어. 나도 최운신 때문에 용문비경에 갇히게 되었고. 하지만 내가 나가기도 전에 용문비경에 문제가 생겨서 봉인되었어. 그러다가 며칠 전에 봉인이 풀린 거야. 나야말로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 알고 싶다면 경성으로 가봐.”연석진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연석진의 말을 들은 최서준은 약간 생각했다.무혼전 본부가 경성에 있다.무혼전과의 원수는 언젠가는 풀어야 할 응어리다. 게다가 저번에 현무 기지가 습격당한 후, 진성철이 경성으로 오라고 초대하지 않았던가. 다만 여러 가지 일이 생기는 바람에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그럼 경성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최서준은 방향을 보다가 바로 동쪽으로 날아갔다.3일 후.경성의 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이 아주 호화로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깨끗하긴 했다.다만 손님이 다섯 명 정도밖에 없었으니 장사가 잘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때 이상하게
“돈이 없으면서 무슨 장사를 해. 감히 내 구역에서. 죽고 싶어?”사장은 이 발차기에 며칠은 누워있어야 할 것이다.이때, 한 사람이 갑자기 일어나서 두 사람 사이를 막았다. 그러면서 그 발차기도 막아냈다.“사장님, 계산이요. 얼마죠?”그 사람은 바로 최서준이었다.경성에 온 지 하루가 되었다. 최서준은 급하게 진성철을 찾으러 가지 않고 경성에 온 김에 경성의 분위기를 알아보고 있었다.그래서 이 작은 식당에 나타난 것이다.그런데 이런 일이 최서준의 눈앞에서 일어나다니.최서준은 가벼운 마음으로 두 사람의 사이를 막아 나선 것이었다.하지만 노란 머리의 남자는 갑자기 튀어나온 놈 때문에 짜증이 났다. 게다가 다리가 얼얼하고 저리는 것이, 최서준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최서준은 그의 발차기를 맞았지만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머릿수에서 밀리는 건 최서준이다.노란 머리 옆에 있던 녹색 머리 남자가 나서서 소리쳤다.“너 이 자식, 감히 용이 형님의 일에 끼어들어?”“얘들아, 때려!”사람들이 최서준을 향해 주먹과 발을 날렸다.얼마 남지 않은 손님들은 그 모습을 보고 피하기 급급했다.최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그저 씨익 웃었다. 이런 길거리 양아치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았다. 감히 최서준한테 달려들다니. 다행인 것은 최서준이 일반인에게는 그저 뺨 한 대씩만 때린다는 것이다.몰려온 양아치들은 최서준한테서 뺨을 맞고 날아갔다.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양아치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이 새끼 뭐 하는 놈이길래 경성에서 감히 천룡파 사람들을 건드리다니. 네 이름이 뭐야!”노란 머리의 남자는 사람들이 모두 쓰러지고 혼자 남은 것을 발견하고는 최서준을 차갑게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난 최서준이라고 한다. 이름을 댔는데, 이제 어쩔래?”최서준은 노란 머리 남자를 보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래, 어디 한번 두고 봐!”노란 머리는 그 말을 담기고 양아치들을 데리고 떠났다.최서준은 그제야
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한 골목에 들어섰다.갑자기 앞에서 사람들이 나타나 최서준의 앞길을 막았다. 뒤도 사람들로 막혀있었다.“이 자식아, 감히 천룡파를 건드려? 어디로 도망갈 수 있을지 보자!”노란 머리가 나타나서 얘기했다.그리고 그 노란 머리의 남자 뒤에는 무술복을 입은 40대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관자놀이가 툭 튀어나와 있는 그 남자는 쉽지 않은 사람 같아 보였다.“진 대가님, 저 자식입니다. 천룡파를 무시하고 우리 형제들을 때렸어요!”“너희들이 한 놈을 못 이긴다고?”“진 대가님, 저 자식 딱 봐도 좀 배운 놈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수한 거예요. 그러니 어쩔 수 없으니 진 대가님을 부른 게 아니겠습니까.”노란 머리가 그렇게 얘기하자 진 대가라고 불린 남자가 앞으로 나와 최서준 앞에 섰다.“이 자식아, 무술을 배웠다고 하니 기회를 줄게. 지금 내 앞에 꿇어서 머리를 세 번 박으면 같은 무술인의 입장에서 널 봐줄지도 몰라. 이번에 천룡파를 건드렸으니 쉽게 넘어갈 수는 없을 거야. 내가 정말 나선다면 너는 반죽은 사람이 될 테니까.”“너 그런 무술 조금 배웠다고 나대면서 천룡파를 건드리다니. 생각도 못 했지? 진 대가님이 우리 천룡파의 사람이라는 걸! 진 대가님이 나선다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머리를 수그려야 할 거야! 그래야 진 대가님이 살려주실지도 모르니까 말이야!”노란 머리의 남자가 옆에서 얘기했다.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이 사람이 경성에서 그렇게 유명한가? 통맥경도 안 된 사람이 이렇게 대단하다고? 진 대가라고 불릴 정도로?’아무래도 조무래기를 보낸 것 같은데...최서준은 원래 이 양아치들을 통해 경성의 깡패들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그저 실망만 몰려왔다.최서준은 인내심이 바닥나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하늘로 날아올라 기운을 조금 내뿜었다.그러자 진 대가는 약간 놀라서 다리를 덜덜 떨면서 중얼거렸다. “날... 날 줄 안다고?”말을 마친 진
“그럼 저 자식들은?”최서준은 도망치는 노란 머리를 가리키면서 물었다.“저도 못 만나는 분인데, 저놈들은 더더욱 불가능하죠. 만약 우리 보스를 만나고 싶다면 먼저 제 도관에서 계시는 게 어떻습니까? 제가 기회를 봐서 보스께 추천해 드리죠.”진백은은 공손한 태도로 얘기했다.최서준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후 진백은은 정말 고수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최서준은 말도 잘 통하는 편이니 그의 옆에서 지도를 받는다면 실력이 많이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보스도 만나본 적이 없다니. 그럼 8대 용왕은?”최서준은 8대 용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스를 만나기 어렵다면 용왕부터 만나야 할 것이다.”“8대 용왕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진백은은 약간 억울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최서준은 실망해서 자리를 뜨려고 했다.“하지만 한 용왕의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최서준이 떠나려고 하자 진백은은 기회를 잡아 최서준을 붙잡으려고 했다.그 말에 최서준은 우뚝 서서 몸을 돌렸다.“뭐라고? 자세히 얘기해 봐.”“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경성 인씨 가문의 아들인 인무석이 8대 용왕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진백은이 얼른 대답했다.“가자. 날 데리고 그자를 만나러 가.”최서준이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진백은은 공손한 채도로 얘기했다.“인씨 가문은 경성에서 손에 꼽히는 가문입니다. 지금 당장 모셔다드리기는 어려워요.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네?”최서준은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이윽고 최서준은 진백은을 따라 도관으로 왔다.도관은 한 빌딩의 1층에 있었다. 사실은 도관보다도 헬스장에 더욱 가까웠다.대문에 들어선 최서준은 안에서 헬스장 기구를 사용하여 땀을 흘리고 있는 근육질의 남자를 발견했다.“진 관장님 오셨군요.”적지 않은 사람들이 진백은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진백은은 평소에 좋은 인상을 남기고 다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최서준이 약간 의아해하자 진백은이 설명했다.“사실 1층은 거의 헬스장으로 쓰고 있
두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눈앞의 청년을 쳐다보았다. 자기보다 어려 보이는 놈인데 고수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스승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최서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런 최서준의 태도에 두 사람은 또 화가 끓었다.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복싱장 위의 두 사람은 시선을 주고받더니 바로 똑같은 생각을 했다.그 중 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스승님님 인정하시는 고수니 분명 대단한 분이겠죠. 저희한테 한 수 가르쳐주실 수 있겠습니까?”최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진백은이 화를 냈다.“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이 사람의 실력은 너희 둘이 넘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야. 얼른 사과해!”“스승님, 선배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 텐데요, 그렇죠, 선배님?”최서준은 바로 이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 그의 실력이 궁금한 것이겠지. “연습하다가 죽을지도 모르니 그만하죠.”최서준의 말에 두 사람은 최서준이 두려워서 그러는 줄 알았다.“선배님, 우리가 선배님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살살 봐 드릴게요.”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최서준을 압박해 갔다.그 말을 듣자 최서준은 더는 참지 못했다.“그래요, 굳이 봐야겠다면 만족시켜 줄게요. 투숙비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최서준은 진백은을 보면서 얘기했다.그 말은 일부러 진백은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최서준은 바로 뛰어올라 복싱장 위에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두 사람은 그제야 진백은의 말을 믿었다.‘이건 진짜 고수다!’하지만 최서준은 이미 복싱장으로 들어서서 멍해진 두 사람을 보면서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내공은 쓰지 않고 일반인의 실력으로 두 사람을 상대할 테니까. 같이 덤벼요.”두 사람은 약간 머뭇거렸다.예상과는 달리 일이 펼쳐지자 두 사람은 아래에 있는 스승님을 쳐다보았다.진백은은 이상하리만치 흥분해 있었다.“걱정하지 마라. 내공은 안 쓰겠다고 하셨으니
말을 마친 진백은은 자리를 떠났다.최서준은 기절해서 쓰러진 두 사람을 보더니 손을 휘저어 두 사람을 소파로 옮긴 후 2층에서 내려와 1층을 둘러보려고 했다.최서준이 1층에 도착하자 프런트에 있는 여자 직원이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최 대가님, 안녕하세요!”진백은이 이미 여자 직원에게 최서준의 신분을 알려준 것 같았다.최서준은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걸어 나갔다.“지현 씨, 저 사람은 누구길래 감히 지원 씨를 무시하고 지나가요?”최서준이 나가자마자 근육 가득한 남자가 나타나 여자 직원에게 물었다.“관장님이 데려오신 친구예요. 되게 신비로워 보이는데, 관장님은 저분을 최 대가님이라고 부르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관장님 본인보다 더욱 귀하게 대해야 한다고 하셨어요.”여자는 남자를 보면서 편하게 얘기했다. 그런 것을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 말을 들은 남자는 약간 불평하면서 말했다.“뭐예요. 진 관장님이 평소에는 좋으신 분인데, 왜 그랬을까요? 지현 씨, 제가 가서 저 사람을 혼내줄까요? 너무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그저 저랑 같이 식사 한 번만 하면 돼요.”“같이 식사하는 거야 어렵지 않죠. 하지만 그러지 마세요. 진 관장님이 특별히 얘기하신 걸 보면 진 관장님의 중요한 친구일지도 몰라요.”여자 직원이 교태스럽게 얘기했다.“그래 봤자죠. 저는 이곳의 단골이니 걱정하지 마요. 진 관장님이 나중에 알게 되신다고 해도 저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어떻게 나서는지나 똑똑히 봐둬요.”말을 마친 남자는 바로 최서준을 따라갔다.최서준은 그저 헬스 기구들을 보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손을 뻗어왔다. 그 힘을 눈치챈 최서준은 가볍게 발을 옮겨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뒤에 있던 사람은 힘을 실은 주먹을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같이 넘어져 버렸다.그 소리에 헬스장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다.최서준도 고개를 돌려 근육 가득한 남자가 바닥에 넘어진 것을 발견했다.‘앞니가 부러진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