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진은 풍이와 아는 사이일 뿐만이 아니라 풍이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듯했다.“선배님, 처음부터 저는 약종의 종주가 되고 싶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저 선배님이 계속 그렇게 얘기한 거죠. 제가 사람들 앞에서 연단을 하는 것은 선배님을 위해서입니다. 절대로 약종의 종주가 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번 연단을 끝으로 저와 약종은 아무 관계도 아닌 겁니다.”최서준이 머릿속으로 대답했다.이윽고 최서준은 기운을 가다듬었다.유재진의 위압을 견디면서 힘겹게 재료 세 몫을 꺼내 들었다.최서준의 행동에 유재진은 자기의 기운을 거두었다.최서준은 몸에 힘이 풀려서 하마터면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몸을 가다듬은 최서준은 한편으로 보따리를 풀면서 천천히 얘기했다.“연진화 님, 제가 약종에 온 것은 선생님 때문이었습니다. 오기 전에는 약종에 많은 기대를 하고 왔는데, 지금은 아주 실망스럽습니다. 이건 제가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연단하는 겁니다. 이일을 끝으로 저와 약종은 아무 사이도 아닐 겁니다.”연진화는 그 소리를 듣고 일이 잘못되었음을 감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최서준에게 상처를 주었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해야 하나 생각하던 당시, 최서준이 영재료를 허공에 띄웠고 이내 그의 손끝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그 모습에 모든 사람들이 와서 구경했다.“이건 뭐 하는 거야?”“연단을 준비하는 거야?”“에이, 설마. 이렇게 연단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약종의 제자들은 여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장로들은 다른 것을 보아냈다.풍이대장로는 놀라서 소스라치면서 외쳤다.“허공 연단이라니!”풍이대장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최서준의 손끝에서 불길이 활활 솟구쳤다. 그 불꽃은 이내 영재료를 모두 녹여버렸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30개의 배원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약 향기가 사방으로 퍼졌다. 제자들은 그 약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내공이 쌓이고 있었다.최서준이 마지막으로 손을 휘젓자 30개의 배원단이 연진화의 손에 나타났다.“선생님, 이
만약 직접 만나보지 않았다면 이 목소리가 어린아이의 몸에서 나오고 있다는 걸 믿기 어려울 것이다.“대장로님, 더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 뜻은 분명해요. 절 놓아주세요.”최서준은 풍이대장로를 보고 표정이 확 변해서 얘기했다.풍이대장로는 무왕보다 더욱 강한 무황이다.만약 정말 강제적으로 나온다면 최서준은 반항하지 못할 것이다.“최 대가, 오해하지 마. 억지로 널 붙잡지는 않을 거니까. 전에는 내가 확실히 잘못했어. 최 대가가 화를 내고 싶다면 얼마든지 내도 돼. 난 반항하지 않을 거니까. 약종을 떠나고 싶다면 그냥 떠나도 돼. 우리는 이 비경에 갇혀서 못 나가니까 최 대가 곁에 있을 수 없을 거야. 이렇게 하지. 내가 연진화를 보내 최 대가 곁에서 그대를 지켜주도록 말이야. 어때?”풍이는 낮은 자세로 최서준에게 동의를 구했다.“과한 처사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진화 님은 약종의 일로 세상을 누비셔야하는데 어떻게 제 곁에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대장로님이 저를 붙잡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저를 위해 종문비경을 열어주시죠.”최서준은 풍이의 태도에 마음 약해지지 않았다. 오직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다.최서준이 연진화를 거절하자 풍이가 다시 말했다.“그럼 떠나기 전에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겠나? 약종을 위해 말이야.”풍이는 최서준의 허공 연단에 관심이 갔다.그 말에 최서준의 표정이 굳었다.약종을 위해서라니. 거의 협박과 다름없었다.“제가 뭐라도 남기고 가야 한다는 뜻이겠네요.”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 정도는 아니고, 그저 우리 종문에서 3년 동안 연단해 주면 그때는 보내줄게.”풍이는 숨김없이 본성을 드러냈다.“제가 만약 거절하면요?”최서준이 차갑게 물었다.“그럼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내 탓을 하지 마. 여기는 약종이니 내 권력이 쓸모 있거든.”풍이는 최서준의 태도를 보면서 점점 차가운 말투로 대응했다.“권력이라뇨. 아까는 웃으면서 저한테 떠나도 된다고 하더니 대장로님을 거절하니까 또 이렇게 됐잖아요.
약종을 나간 최서준은 사람들이 한적한 깊은 산에 서 있게 되었다.주변을 돌아본 최서준은 약종을 들어갈 때의 곳과 같은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현천약종 비경의 출입구는 고정된 곳이라는 곳도 깨달았다.방향을 분석해 본 최서준은 빠르게 이곳을 떠났다.그러면서 머릿속의 연석진에게 물었다. “선배님, 왜 약종의 비경은 고정된 것인데 용문비경은 저와 함께 움직이는 거죠?”“구체적인 이유는 나도 모르지만 전에 용문비경도 약종과 같았어. 항상 최씨 가문에만 있었지. 지금 이렇게 된 건 아마도 최운신과 연관이 있는 것이겠지.”연석진은 원래 약종의 일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다가 최서준이 이렇게 묻자 자기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연석진의 입에서 최운신이라는 이름을 들은 최서준은 저도 모르게 호기심이 들었다.“선배님이 말하시는 최운신은 도대체 누구죠?”최서준은 약간 알 것 같았지만 그들의 입에서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었다.“최운신은 최운신이야. 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사람이지. 전에는 그가 용문비경을 갖고 있었어. 나도 최운신 때문에 용문비경에 갇히게 되었고. 하지만 내가 나가기도 전에 용문비경에 문제가 생겨서 봉인되었어. 그러다가 며칠 전에 봉인이 풀린 거야. 나야말로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 알고 싶다면 경성으로 가봐.”연석진은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연석진의 말을 들은 최서준은 약간 생각했다.무혼전 본부가 경성에 있다.무혼전과의 원수는 언젠가는 풀어야 할 응어리다. 게다가 저번에 현무 기지가 습격당한 후, 진성철이 경성으로 오라고 초대하지 않았던가. 다만 여러 가지 일이 생기는 바람에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그럼 경성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최서준은 방향을 보다가 바로 동쪽으로 날아갔다.3일 후.경성의 한 식당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이 아주 호화로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깨끗하긴 했다.다만 손님이 다섯 명 정도밖에 없었으니 장사가 잘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때 이상하게
“돈이 없으면서 무슨 장사를 해. 감히 내 구역에서. 죽고 싶어?”사장은 이 발차기에 며칠은 누워있어야 할 것이다.이때, 한 사람이 갑자기 일어나서 두 사람 사이를 막았다. 그러면서 그 발차기도 막아냈다.“사장님, 계산이요. 얼마죠?”그 사람은 바로 최서준이었다.경성에 온 지 하루가 되었다. 최서준은 급하게 진성철을 찾으러 가지 않고 경성에 온 김에 경성의 분위기를 알아보고 있었다.그래서 이 작은 식당에 나타난 것이다.그런데 이런 일이 최서준의 눈앞에서 일어나다니.최서준은 가벼운 마음으로 두 사람의 사이를 막아 나선 것이었다.하지만 노란 머리의 남자는 갑자기 튀어나온 놈 때문에 짜증이 났다. 게다가 다리가 얼얼하고 저리는 것이, 최서준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최서준은 그의 발차기를 맞았지만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머릿수에서 밀리는 건 최서준이다.노란 머리 옆에 있던 녹색 머리 남자가 나서서 소리쳤다.“너 이 자식, 감히 용이 형님의 일에 끼어들어?”“얘들아, 때려!”사람들이 최서준을 향해 주먹과 발을 날렸다.얼마 남지 않은 손님들은 그 모습을 보고 피하기 급급했다.최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그저 씨익 웃었다. 이런 길거리 양아치들은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았다. 감히 최서준한테 달려들다니. 다행인 것은 최서준이 일반인에게는 그저 뺨 한 대씩만 때린다는 것이다.몰려온 양아치들은 최서준한테서 뺨을 맞고 날아갔다.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양아치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이 새끼 뭐 하는 놈이길래 경성에서 감히 천룡파 사람들을 건드리다니. 네 이름이 뭐야!”노란 머리의 남자는 사람들이 모두 쓰러지고 혼자 남은 것을 발견하고는 최서준을 차갑게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난 최서준이라고 한다. 이름을 댔는데, 이제 어쩔래?”최서준은 노란 머리 남자를 보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래, 어디 한번 두고 봐!”노란 머리는 그 말을 담기고 양아치들을 데리고 떠났다.최서준은 그제야
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한 골목에 들어섰다.갑자기 앞에서 사람들이 나타나 최서준의 앞길을 막았다. 뒤도 사람들로 막혀있었다.“이 자식아, 감히 천룡파를 건드려? 어디로 도망갈 수 있을지 보자!”노란 머리가 나타나서 얘기했다.그리고 그 노란 머리의 남자 뒤에는 무술복을 입은 40대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관자놀이가 툭 튀어나와 있는 그 남자는 쉽지 않은 사람 같아 보였다.“진 대가님, 저 자식입니다. 천룡파를 무시하고 우리 형제들을 때렸어요!”“너희들이 한 놈을 못 이긴다고?”“진 대가님, 저 자식 딱 봐도 좀 배운 놈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수한 거예요. 그러니 어쩔 수 없으니 진 대가님을 부른 게 아니겠습니까.”노란 머리가 그렇게 얘기하자 진 대가라고 불린 남자가 앞으로 나와 최서준 앞에 섰다.“이 자식아, 무술을 배웠다고 하니 기회를 줄게. 지금 내 앞에 꿇어서 머리를 세 번 박으면 같은 무술인의 입장에서 널 봐줄지도 몰라. 이번에 천룡파를 건드렸으니 쉽게 넘어갈 수는 없을 거야. 내가 정말 나선다면 너는 반죽은 사람이 될 테니까.”“너 그런 무술 조금 배웠다고 나대면서 천룡파를 건드리다니. 생각도 못 했지? 진 대가님이 우리 천룡파의 사람이라는 걸! 진 대가님이 나선다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머리를 수그려야 할 거야! 그래야 진 대가님이 살려주실지도 모르니까 말이야!”노란 머리의 남자가 옆에서 얘기했다.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놀랐다.‘이 사람이 경성에서 그렇게 유명한가? 통맥경도 안 된 사람이 이렇게 대단하다고? 진 대가라고 불릴 정도로?’아무래도 조무래기를 보낸 것 같은데...최서준은 원래 이 양아치들을 통해 경성의 깡패들에 대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그저 실망만 몰려왔다.최서준은 인내심이 바닥나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하늘로 날아올라 기운을 조금 내뿜었다.그러자 진 대가는 약간 놀라서 다리를 덜덜 떨면서 중얼거렸다. “날... 날 줄 안다고?”말을 마친 진
“그럼 저 자식들은?”최서준은 도망치는 노란 머리를 가리키면서 물었다.“저도 못 만나는 분인데, 저놈들은 더더욱 불가능하죠. 만약 우리 보스를 만나고 싶다면 먼저 제 도관에서 계시는 게 어떻습니까? 제가 기회를 봐서 보스께 추천해 드리죠.”진백은은 공손한 태도로 얘기했다.최서준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후 진백은은 정말 고수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최서준은 말도 잘 통하는 편이니 그의 옆에서 지도를 받는다면 실력이 많이 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보스도 만나본 적이 없다니. 그럼 8대 용왕은?”최서준은 8대 용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스를 만나기 어렵다면 용왕부터 만나야 할 것이다.”“8대 용왕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진백은은 약간 억울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최서준은 실망해서 자리를 뜨려고 했다.“하지만 한 용왕의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최서준이 떠나려고 하자 진백은은 기회를 잡아 최서준을 붙잡으려고 했다.그 말에 최서준은 우뚝 서서 몸을 돌렸다.“뭐라고? 자세히 얘기해 봐.”“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경성 인씨 가문의 아들인 인무석이 8대 용왕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진백은이 얼른 대답했다.“가자. 날 데리고 그자를 만나러 가.”최서준이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진백은은 공손한 채도로 얘기했다.“인씨 가문은 경성에서 손에 꼽히는 가문입니다. 지금 당장 모셔다드리기는 어려워요.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네?”최서준은 생각하다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이윽고 최서준은 진백은을 따라 도관으로 왔다.도관은 한 빌딩의 1층에 있었다. 사실은 도관보다도 헬스장에 더욱 가까웠다.대문에 들어선 최서준은 안에서 헬스장 기구를 사용하여 땀을 흘리고 있는 근육질의 남자를 발견했다.“진 관장님 오셨군요.”적지 않은 사람들이 진백은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진백은은 평소에 좋은 인상을 남기고 다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최서준이 약간 의아해하자 진백은이 설명했다.“사실 1층은 거의 헬스장으로 쓰고 있
두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눈앞의 청년을 쳐다보았다. 자기보다 어려 보이는 놈인데 고수라니, 믿을 수가 없었다.하지만 스승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최서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그런 최서준의 태도에 두 사람은 또 화가 끓었다.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복싱장 위의 두 사람은 시선을 주고받더니 바로 똑같은 생각을 했다.그 중 한 사람이 먼저 입을 열었다.“스승님님 인정하시는 고수니 분명 대단한 분이겠죠. 저희한테 한 수 가르쳐주실 수 있겠습니까?”최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진백은이 화를 냈다.“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이 사람의 실력은 너희 둘이 넘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야. 얼른 사과해!”“스승님, 선배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실 텐데요, 그렇죠, 선배님?”최서준은 바로 이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아차렸다. 그의 실력이 궁금한 것이겠지. “연습하다가 죽을지도 모르니 그만하죠.”최서준의 말에 두 사람은 최서준이 두려워서 그러는 줄 알았다.“선배님, 우리가 선배님을 다치게 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도 살살 봐 드릴게요.”두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최서준을 압박해 갔다.그 말을 듣자 최서준은 더는 참지 못했다.“그래요, 굳이 봐야겠다면 만족시켜 줄게요. 투숙비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최서준은 진백은을 보면서 얘기했다.그 말은 일부러 진백은에게 들으라고 한 말이었다. 최서준은 바로 뛰어올라 복싱장 위에 나타났다. 그 모습을 본 두 사람은 그제야 진백은의 말을 믿었다.‘이건 진짜 고수다!’하지만 최서준은 이미 복싱장으로 들어서서 멍해진 두 사람을 보면서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내공은 쓰지 않고 일반인의 실력으로 두 사람을 상대할 테니까. 같이 덤벼요.”두 사람은 약간 머뭇거렸다.예상과는 달리 일이 펼쳐지자 두 사람은 아래에 있는 스승님을 쳐다보았다.진백은은 이상하리만치 흥분해 있었다.“걱정하지 마라. 내공은 안 쓰겠다고 하셨으니
말을 마친 진백은은 자리를 떠났다.최서준은 기절해서 쓰러진 두 사람을 보더니 손을 휘저어 두 사람을 소파로 옮긴 후 2층에서 내려와 1층을 둘러보려고 했다.최서준이 1층에 도착하자 프런트에 있는 여자 직원이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최 대가님, 안녕하세요!”진백은이 이미 여자 직원에게 최서준의 신분을 알려준 것 같았다.최서준은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걸어 나갔다.“지현 씨, 저 사람은 누구길래 감히 지원 씨를 무시하고 지나가요?”최서준이 나가자마자 근육 가득한 남자가 나타나 여자 직원에게 물었다.“관장님이 데려오신 친구예요. 되게 신비로워 보이는데, 관장님은 저분을 최 대가님이라고 부르라고 하셨어요. 게다가 관장님 본인보다 더욱 귀하게 대해야 한다고 하셨어요.”여자는 남자를 보면서 편하게 얘기했다. 그런 것을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 말을 들은 남자는 약간 불평하면서 말했다.“뭐예요. 진 관장님이 평소에는 좋으신 분인데, 왜 그랬을까요? 지현 씨, 제가 가서 저 사람을 혼내줄까요? 너무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그저 저랑 같이 식사 한 번만 하면 돼요.”“같이 식사하는 거야 어렵지 않죠. 하지만 그러지 마세요. 진 관장님이 특별히 얘기하신 걸 보면 진 관장님의 중요한 친구일지도 몰라요.”여자 직원이 교태스럽게 얘기했다.“그래 봤자죠. 저는 이곳의 단골이니 걱정하지 마요. 진 관장님이 나중에 알게 되신다고 해도 저한테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어떻게 나서는지나 똑똑히 봐둬요.”말을 마친 남자는 바로 최서준을 따라갔다.최서준은 그저 헬스 기구들을 보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손을 뻗어왔다. 그 힘을 눈치챈 최서준은 가볍게 발을 옮겨 옆으로 피했다.그러자 뒤에 있던 사람은 힘을 실은 주먹을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같이 넘어져 버렸다.그 소리에 헬스장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다.최서준도 고개를 돌려 근육 가득한 남자가 바닥에 넘어진 것을 발견했다.‘앞니가 부러진 거 아니야?’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