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석진은 바로 최서준을 무시했다.최서준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아 수련을 시작했다.금무명한테 있을 때보다 기운이 더욱 짙어진 것만 같았다.하루 밤이 지나고, 최서준의 내공은 한층 깊어졌다.그가 용문비경에서 나갔을 때, 연진화가 하이현을 데리고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최서준은 얼른 다락방에서 나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연진화는 좋지 않은 표정으로 최서준을 보면서 말했다.“최서준, 전에 너랑 한 약속을 못 지킬 것 같다. 네가 스스로 노력해야 해.”“무슨 일이죠?”“어제 우리 종문의 장로를 만났어. 상의 결과 3일 후 연단 대회를 다시 열어 모든 제자와 장로가 참여하게 한다고 한다.”어젯밤 두 사람이 나타난 게 이 일 때문이었구나.최서준은 그제야 깨닫고 웃으면서 말했다.“좋은 일이죠.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둡습니까.”“최서준, 우리 약종은 전대 연단사가 죽은 후 다른 연단사가 없었다. 하지만 종문에는 연단을 깊이 연구한 사람이 한 명 있어. 이길 자신이 있겠나?”연진화는 최서준의 표정을 보면서 물었다.전에는 연진화가 최서준에게 좋은 조건을 내걸었기에 약종으로 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최서준은 그것 때문에 약종에 있는 것이 아니다. 고민하던 최서준이 물었다.“배원단이 5품 단약이죠?”“그래. 설마 연단 대회에서 배원단을 만들 생각이냐?”연진화가 물었다.“안 되나요? 그러면 다른 단약의 제조법을 찾아야겠습니다.”최서준이 말했다.“안 되는 것은 아니다.”연진화가 말을 고쳤다.“다만 그건 5품 단약이야. 최서준, 난이도가 낮은 6품 단약으로 시도하는 게 어떻겠나.”“괜찮습니다. 그저 재료만 잘 준비되어 있다면 될 것 같습니다.”최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최서준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보면서 연진화도 마음이 놓였다.“그래, 재료는 내가 책임지고 구해주마. 만약 연단 대회에서 모든 사람들 앞에서 배원단을 만들어 낸다면 넌 더욱 좋은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모르는 게 있는데... 연단 대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심연 끝에 왔다.“이곳으로 뛰어내려!”연석진이 재촉했다.까마득한 심연을 쳐다보면서 최서준은 심연을 대충 감지했다. 이곳은 금제가 가득 걸려있는 곳이었다. 나는 것도 금지고 기운을 사용하는 것, 기운을 감지하는 것도 다 금지되어 있었다.최서준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선배님, 저는 그저 무후인데, 이곳에서 뛰어내리면 죽지는 않는다고 해도 반은 죽음 목숨이 될 텐데요.”“뭘 무서워해. 이 금제는 내가 직접 만든 거야. 너 같은 사람에게 겁을 주려고 만든 거지. 사실 뛰어내리기만 하면 아무 일도 없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뛰어내려. 내가 널 죽이기라도 할까 봐?”연섣진이 화를 내면서 말했다.“선배님, 저 놀리시는 거 아니죠? 오늘도 절 몇 번이나 죽였잖아요.”최서준은 자기가 가루로 되던 것을 떠올리며 말했다.설마 이 노인이 자기를 죽이려고 일부러 뛰어내리라고 하는 건가 생각이 들기도 했다.“이 겁쟁이야, 감히 날 의심해? 겁만 많은 놈이 용문비경의 주인이라니.”최서준이 자기를 믿지 않자 연석진은 비경 속에서 화를 내면서 공간에 파문을 일으켰다.“선배님, 이건 겁이 많고 적고 문제가 아니에요. 어떻게 뛰어내려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뛰어 내려가면 뭐가 있는 거예요?”최서준은 바로 솔직하게 얘기했다.연석진은 그제야 자기가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덧붙였다.“이 자식아, 솔직하게 알려줄게. 이곳에는 바로 현천약종의 뿌리가 있어. 아래에서 ‘그것’의 인정을 받으면 연단 대회에서 배원단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거야. 모든 약종의 사람들이 반대한다고 해도 널 현천약종의 종주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믿으맂 말지는 알아서 해.”그러자 최서준은 금세 호기심이 동했다. 아래에 뭐가 있길래 현천약종의 전대 종주가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했다.‘한번 해 보자.’연석진이 무황인 것은 맞으나 최서준이 죽으면 또다시 이곳에 봉인되게 된다. 만약 정말 최서준을 죽일 거라면 본인도 이곳에 봉인되어 있을 각오를 해야
“선약이요?”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 이 세상에 정말 선약이 존재한다고?그렇게 의아해할 때, 녹색의 빛이 모여서 최서준 앞에 나타나더니 노인의 모습으로 변했다. 이건 그가 용문비경에서 연석진이 등장할 때의 모습과 같았다. 그러자 최서준은 약간 놀랐다.이건 어디지? 설마...최서준은 눈앞에 나타난 사람을 막기는커녕 반항할 수 있는 능력도 없었다. 그저 그 자리에 굳어서 노인이 나타나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최서준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연석진이 그를 속인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놀라지 마. 난 네 몸에서 친한 친구의 기운을 읽었어. 그러니 말해. 누가 널 이곳으로 데려온 건지.”노인은 온화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최서준은 노인한테서 아무런 기운도 느끼지 못했다. 마치 지금 보고 있는 것이 모두 착각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최서준은 이게 환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잇었다. 이건 모두 그가 기운을 소진해서 생긴 일이다.“약종의 종주가 오라고 했습니다.”최서준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종주? 이 자식이 사라진지 몇십년이 되는데 어디서 들은 거야.”노인은 의심스러워하면서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다.“정말이에요, 선배님. 비경에서 연석진 선배님을 만났느데 그분이 이곳으로 뛰어들라고 알려주신 겁니다.”최서준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비경에서 연석진을 만났고 연석진이 이곳으로 오라고 했으니 말이다.유일하게 감추고 있는 것은 그 비경이 바로 자기 몸에 있다는 것, 즉 연석진이 자기 몸에 있다는 것이었다.최서준이 약종 종주의 이름을 정확하게 얘기하는 것을 본 노인은 의심을 거두고 최서준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최서준이 말을 하기도 전에 머릿속의 연석진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선배님, 접니다! 선배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이곳에서 꺼내주세요!”하지만 노인은 연석진이 소리 지르는 것을 하나도 듣지 못했다.“연석진 선배님, 이분은 선배님의 말이 들리지 않을 겁니다. 만약 저를 이곳으로 데려온
“너 운이 좋은 줄 알아. 아까 심연으로 떨어져서 네가 기절했을 때, 선초 님은 이미 네가 알지 못하게 너를 시험한 거야. 만약 네가 악독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곳에 나타날 수가 없어. 네가 통과했으니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거야. 생각밖으로 착한 놈이었다니...”연석진은 약간 질투하듯, 또는 실망한 듯 얘기했다.“이게 바로 선약 내부예요?”최서준은 호기심에 주변을 둘러보았다.“그래. 오직 선초 님의 인정을 받은 사람만이 올 수 있는 곳이야. 여기서 얼른 수련해. 다른 건 나가서 얘기해 주마.”연석진이 최서준을 재촉했다.그러자 최서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수련을 시작했다.아마도 선초가 그의 제한을 풀어주었기 때문이지, 최서준은 모든 내공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운의 흐름을 읽으면서 초록빛의 에너지가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 기운은 따뜻하고도 부드러워서 최서준은 너무 좋은 나머지 소리를 지를 뻔했다.이건 도대체 무슨 힘인가. 마치 그의 모든 세포를 뛰게 하고 다시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최서준은 이렇게 아름다운 감각을 한시라도 놓치기 싫었기에 얼른 수련에 진입했다. 최서준은 수련에 빠져서 가슴께에 용 모양의 허상이 번뜩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초록색 빛은 모두 거기로 빨려 들어갔다.그리고 마지막 순간 녹색 빛이 반짝였다.노인이 다시 나타나 놀랍다는 표정으로 수련 중인 최서준을 쳐다보았다.“너 도대체 뭐 하는 괴물이야. 역시 그 자식의 후대가 아니랄까 봐. 이 정도의 기운은 일반인이 며칠 밤낮으로 흡수해도 다 흡수하지 못할 양인데 네가 순식간에 이 빛을 다 흡수하다니!”노인이 중얼거렸다.“됐어. 그 자식의 얼굴을 봐서라도 기회를 줄게. 네가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보자.”노인이 말하면서 손가락을 튕기자 이 공간에는 순식간에 녹색의 빛이 가득 찼다.눈을 감고 수련 중이던 최서준은 모든 기운이 사라져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수련을 그만두고 눈을 뜨려던
최서준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다시 심연을 향해 뛰어내렸다.심연을 향해 뛰어내린 최서준은 금제 때문에 모든 힘을 잃고 바로 아래로 곤두박질쳤다.하지만 아까와 달리, 최서준의 몸에서 빛이 반짝이더니, 최서준은 다시 심연의 옆에 나타났다.이게 뭐지?무슨 문제가 생긴 건가?최서준은 다시 심연으로 뛰어들려고 했다.하지만 또 빛이 반짝이더니 최서준은 아까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최서준은 그제야 이게 금제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최서준은 용문비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제야 허공에 있는 용의 형상이 좀 더 구체적으로 응결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연석진이 있는 공간에 나타났다.“선배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최서준이 물었다.연석진은 뭔가 알고 있는 듯이 이상한 표정으로 최서준을 쳐다보고 있었다.“선초 님도 피하는 상대는 네가 처음이다. 대단한 사람이네.”연석진은 최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연석진이 선초의 이름을 꺼내자 최서준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선배님... 설마 아까 그 노인이 바로 선초 님입니까?”연석진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맞다. 그분이 바로 현천약종의 뿌리와도 같은 현천선초님이다. 약종이 생긴 후부터 선초 님은 계속 이곳에서 약종과 세월을 함께했지. 우리 약종이 쇠퇴하는 나날에도 계속 남아있을 수 있었던 건 선초 님이 이곳에 남아 영재료들의 성장을 돕고 있었기 때문이야.”“난 내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야. 네가 선초 님의 인정을 받았으니 난 너를 약종의 새로운 종주로 만들어 줄 거야.”“연단대회까지는 아직 하루의 시간이 있어. 얼른 준비해. 배원단은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단약이 아니야. 아무리 나라고 해도 배원단을 만들 때는 신중을 가한다고.”“네.”최서준은 대답한 후 용문비경에서 나와 산중턱에 있는 숙소로 갔다.그곳에서는 마침 연진화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서준을 본 연진화가 급하게 물었다.“최서준, 하루 동안 어디에 가 있었던 거야!”“
약 내음이 사방으로 퍼져갔다.만약 다른 사람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최서준이 연단로도 없이 연단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이런 수법은 무술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수법이다.하지만 이곳은 다락방이니 훔쳐볼 사람도 없었다.오직 최서준 머릿속에 사는 두 사람만이 이 광경을 느낄 수 있었다.다만 최서준이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굳이 말을 걸지 않은 것이다.단약이 완성되자 허공에 떠 있던 재료들은 다 사라졌고 배원단 10알만이 남아있었다.연석진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너 이 자식, 이런 수법은 어디서 배운 거야!”“당연히 제 스승님한테서 배운 거죠.”최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네 스승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연석진이 다시 물었다.“저도 제 스승님의 성함을 모릅니다. 전 보통 고약한 어르신이라고 불렀습니다.”최서준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는 스승님과 오랜 시간 함께 했기에 이렇게 장난스러운 호칭으로 부를 수 있었다.“나는 무술계에서 이런 연단 수법을 처음 본다. 듣도 보도 못한 수법이야!”“뭐요? 설마 다들 연단을 이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최서준은 호기심에 물었다.“이런 수법은 나도 할 수 없는 거야. 약종에도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걸?”최서준은 다들 이렇게 연단을 하는 줄 알고 연석진의 앞에서 그대로 했을 뿐이다.하지만 연석진의 말을 들어보니 자기가 가장 이상한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다.연석진은 약종의 종주로서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최서준은 그제야 자기 스승님이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은 스승님의 신분에 호기심을 가질 타이밍이 아니다.최서준은 단약을 넣고 다른 두 보따리 안에 들어있는 영재료를 꺼내 연단을 시작했다.연석진은 최서준의 머릿속에서 그 수법을 감상하고 있었다.보기에는 간단한 것 같지만 연석진의 눈에는 복잡하고 기묘했다.연석진은 자기가 이런 수법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점점 최서준에 대한 호기심
“이럴 수가!”“무슨 일이야!”“도대체 실력이 어느정도길래...”약종의 제자들은 이 무서운 기운을 느끼고 저도 모르게 놀라서 소리 질렀다.유은성도 놀라서 그 자리에 굳은 채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저 놀란 표정으로 최서준의 뒷모습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 무서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너희들이 이곳에 온 건 백서 때문이겠지.”최서준은 그들을 보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아니다, 우리는 그저 종문에 새로 들어온 널 보러 온 거야.”최서준의 질문에 유은성은 겨우 대답을 꺼냈다.“아직도 변명하는 거야?”최서준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유은성은 순간 놀라서 벙쪄버렸다.“너...”“설마 종문 안에서 서로 죽이기라도 할 거야? 종문에서는 제자들끼리 싸우지 못한다고 규정을 내렸어. 그러니 적당히 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여기서 사람을 죽인다면 넌 현천약종에서 쫓겨나게 될 테니까!”두려움이 드러나는 목소리였지만 협박성은 가득했다.최서준은 그 말을 듣고 웃더니 유은성을 보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약종의 규정이 나랑 무슨 상관이지? 내가 약종의 제자인 줄 아나 본데... 내가 정말 널 죽이지 못할 거로 생각해?”“너... 너... 연진화 님이 데려온 사람이잖아!”유은성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물었다.최서준은 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쳐다보면서 대답했다.“연진화 님이 데려온 사람이면 약종의 사람이라고, 누가 그래?”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에, 유은성은 마치 냉동고에 갇힌 것처럼 몸이 덜덜 떨렸다. 식은땀이 그의 이마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유은성은 최서준이 내뿜는 살기에 더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전전긍긍하면서도 말은 이어 나갔다.“맞아, 우리는 큰 선배님의 지시에 따라 널 찾아온 거야.”“너희가 약종의 사람인 것을 생각해서 이번에는 이렇게 놓아주지만, 다음에는 결코 쉽게 놓아주지 않을 거다. 알아들었으면 꺼져!”최서준의 말에 사람들은 얼른 그의 앞에서 도망쳐버렸다.이번 소동은
“어, 들었어. 나보다 더 젊은 놈 같던데. 정말 연단사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하지만 연단사가 아니어도 상관없어. 그거 알아? 백서 선배님이 어제 6품 단약을 연단하는 데 성공해서 정식적으로 종문의 연단사가 되었대!”“뭐? 정말이야? 우리 선배님이 드디어 성공하셨구나! 큰 선배님이 만드신 6품 단약이 뭔데?”“바로 전설 속의 피곡단이야. 이 단약이 별 볼 일 없어 보이긴 하나 그래도 6품 단약인 건 확실해. 그러니 큰 선배님은 꼭 세 손가락 안에 들 거야.”“하지만 이번 연단 대회에 우리뿐만이 아니라 장로님들도 참여하신다는데, 그중에도 연단사가 꼭 있을 텐데...”“에이, 설마 장로님들도 참여하시겠어? 그러면 우리한테 기회가 없는 거잖아.”“이번 연단 대회는 새로운 종주를 뽑기 위한 거야, 다들 몰랐지? 그러니 장로님들도 이 자리에 참여하시는 거지.”“장로님들의 일은 우리가 함부로 입에 담으면 안 돼. 그러니 말을 아껴.”종문의 장로 얘기까지 나오자 그들은 점점 목소리를 낮췄다.최서준은 연진화를 따라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산꼭대기에는 나무 탁상이 몇십 개 놓여있었는데 그 위에는 청동 연단로가 있었다. 최서준이 대충 세어보니 20개의 탁상이 있었고 그 앞에는 걸상이 수두룩했다.많은 사람들은 이미 탁상 앞에 서서 자기의 재료를 꺼내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약종의 제자들이 가득 몰려와 있었다.최서준은 그저 사람이 없는 탁상 앞으로 가서 연단 대회의 시작을 기다렸다.“봐, 저 사람이 연단사 최서준이야.”최서준이 등장하자 적지 않은 약종의 제자들이 그를 놓고 수군거렸다.최서준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만히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가장 더운 정오 시간이 되었다.최서준은 점점 사람이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눈을 뜨자 희끗해진 머리카락에 비녀를 꽂고 도복을 입은 사람들이 심상치 않은 기운을 뿜으며 등장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최서준이 감지하지 못할만한 기운이었다.그 노인들 중 두 명이 걸어와 연단대회에 참가했다. 남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