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최서준은 한 곳에 도착했다. 경비원은 경비실에서 쿨쿨 자면서 최서준이 온 것도 모르고 있었다.최서준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몇 층이었더라.최서준이 구체적인 위치를 떠올리고 있을 때,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어깨에 메고 걸어 나오고 있었다.그 여자는 바로 임지아였다.이런 우연이 다 있을까.최서준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들에게 다가갔다.두 남자는 낯선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지금 뭐 하는 거지?”최서준이 두 사람을 가리키면서 물었다.“그냥 술을 많이 마셔서 그래. 알잖아.”두 남자 중의 한 사람이 기괴하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모르겠는데? 당장 내려놔.”최서준이 진지하게 얘기했다.알기는 뭘 알아라는 건지. 웃기지도 않는 소리다.“쓸데없는 일에 끼어들지 마.”다른 한 남자는 최서준이 끼어들려고 하자 위협하면서 얘기했다.“난 원래 오지랖이 넓어서 안 끼어들 수가 없겠는걸?”최서준은 가로등 아래에 서 있었는데 그 불빛이 마치 정의의 사도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 같았다.“그럼 이래도 끼어들 거야?”두 남자는 각각 검은색 물체를 꺼내 들었다.바로 권총이었다.“어쩔 수 없이 끼어들어야겠네!”최서준이 웃으면서 얘기했다.“하하, 요즘 사람들은 정말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모양이야. 어디 한 번 끼어들어 봐!”남자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비꼬았다.“그래.”최서준은 바로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죽고 싶어?”두 사람 중 한 명이 먼저 방아쇠를 당겼다.탕.총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최서준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젠장, 이것도 못 맞추는 거야?”다른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저 제대로 조준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또 방아쇠를 당겼다.탕.최서준은 여전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그제야 두 사람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이윽고 그들은 투명한 막에 두 총알이 박힌 것을 발견했다. 아무리 어두운 밤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잘 보이는
“연예계는 다 이래요? 집에 쳐들어와서 총을 겨눠요?”최서준이 빈정거리면서 그냥 연예계의 일로 치부했다.“서준 씨는 요새 별일 없어요?”“왜요?”“며칠 동안 제 경호원 해주세요. 숙소랑 음식 다 제공해 드릴게요. 월급도 원하는 금액을 불러요!”“숙소랑 음식 제공은 받아들이지만 같이 자달라는 소리는 하지 말아요.”“그럼 동의하는 거예요?”“안 그러면 이 새벽에 호텔로 나를 내쫓으려고요?”“그럼 방 정리해드릴게요.”임지아는 아까 전에 있었던 일은 까맣게 잊고 기뻐하면서 얘기했다.그날 밤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이튿날, 임지아는 최서준을 데리고 회사로 갔다.임지아의 회사는 연예계에서 유명한 스카이 엔터테인먼트였다. 회사에는 적지 않은 유명 연예인이 있었는데 임지아는 그중에서 평범한 편이었다.“이야, 이거 우리 유명 연예인 임지아 씨가 아닌가. 오늘은 어쩌다가 다른 사람이랑 같이 왔네? 잠깐만, 이 얼굴... 며칠 전에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얼굴 아니야! 회사에 같이 오다니... 공개 열애라도 하려고?”시끄러운 목소리가 최서준과 임지아 앞으로 다가왔다.누군가가 사계 호텔에서 최서준과 임지아가 같이 밥 먹는 사진을 찍어 신문사에 팔아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항상 여신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온 임지아가 그대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버렸다. 사람들은 임지아와 같이 밥을 먹은 남자가 누구인지 꽤 궁금해하는 편이었다.“이 사람은 이진희의 매니저 장도근이에요. 전에 나랑 이진희가 여주인공 후보로 올랐는데 후에 제가 여주인공이 되고 이진희는 서브 여주인공을 했거든요. 그래서 나한테 불만이 가득해요.”임지아는 최서준 귓가에 소곤거렸다.“쓸데없는 사람은 저리 비켜.”최서준은 앞을 막아선 사람을 보면서 얘기했다.“네가 뭔데 그래!”“어디서 개가 짖나.”“너... 너...!”장도근은 화가 나서 자리를 피했다.“여자 연예인들 옆의 남자 매니저는 다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이진희의 매니저가 씩씩 대면서 가자 최서준이 임지아에게 물었다.“아니요. 그저
“아!”임지아는 허공에서 반 마디 비명을 외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중력의 힘에 임지아는 그대로 추락하고 있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에 감독과 배우들도 모두 굳어버렸다.그들은 그저 놀라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끝장이다.만약 임지아가 스튜디오에서 죽는다면 이 드라마도 끝장이다.감독은 배상금만 얼마를 내야 할 지 몰랐다.최서준은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바로 그 아래에 나타나 위로 날아오른 후 임지아를 받아안았다.이윽고 허공에서 두 사람이 천천히 내려왔다. 그 장면에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들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소품팀, 뭐 하는 거야! 와이어가 끊어질 지경인데 가져온 거야?! 이 바닥에서 영원히 잘리고 싶어?!”감독이 불같이 화를 냈다.“지아 씨, 괜찮아?”화를 낸 후 감독은 그제야 달려와 임지아를 걱정했다.“감독님, 전 괜찮아요.”임지아가 정신을 차리고 얘기했다.“괜찮으면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감독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아까의 일은 아무리 그라고 해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지아 씨는 먼저 들어가서 쉬어. 이따가 다시 찍자.”“네, 감독님.”임지아는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스튜디오에서 멀어진 후.“최서준 씨, 고마워요. 서준 씨가 아니었다면 병원에 입원했을 거예요.”임지아가 감사의 뜻을 전했다.최서준은 담담하게 얘기했다.“감사는 됐어요. 난 지금 지아 씨 경호원이니 당연히 지아 씨를 지켜야죠. 하지만 이 일은 누군가가 일부러 계획한 거예요. 아까의 와이어는 자연스럽게 끊어진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일부러 손을 쓴 거예요.”최서준은 아까 몰래 와이어를 확인해 보았다.“네?”임지아는 약간 놀라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누구를 건드렸길래 목숨의 위협을 받는 거예요.”“나도 몰라요.”임지아도 모르겠다는 듯 의뭉스러워했다.“하여튼 조심해요. 잠깐을 지켜줄 수 있어도 평생 지켜줄 수는 없으니까
감독은 빠르게 임지아 옆으로 갔다.“지아 씨, 여기는 회사 사람인가? 소개 좀 해줘.”“감독님, 오해예요. 그저 잠시 제 경호원을 맡고 있지만 사실은 제 친구예요.”임지아가 얼른 해명하면서 얘기했다.“최서준 씨, 여기는 진 감독님이에요. 연예계에서 엄청 유명한 감독님이에요.”“서준 씨라고 했죠? 혹시 연기에 관심 없어요?”진 감독은 그가 배우 지망생이 아니라는 것을 듣자 그저 넌지시 물어보았다.“없어요.”최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보는 것만으로도 어색해 죽겠는데 직접 연기하라니.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이때,“감독님, 아무리 급해도 사람은 가려서 써야죠. 아무 사람이나 쓰면 어떡합니까.”불친절한 목소리가 울려왔다.바로 장도근이었다. 장도근 옆에는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도 있었다.“그러게요, 감독님. 이렇게 해요. 제가 연예계에 아는 친구가 있는데 그 사람을 부를게요. 서브 남주인공이니 아무 사람이나 부를 수는 없잖아요.”이진희도 옆에서 얘기했다.“최서준 씨, 만약 돈 문제 때문이라면 걱정하지 말아요. 전 서브 남주인공이 받던 대로 한 푼도 빼지 않고 줄 테니까.”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설득했다.방금 최서준이 임지아를 구할 때, 감독은 그의 몸에서 무림 고수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고 생각했다.게다가 그 덕분에 다른 손해를 막지 않았던가.이진희는 감독이 자기 말을 무시하자 얼른 언성을 높였다.“감독님, 정말 이렇게 아무렇게 진행하실 거라면 전 이 드라마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요. 전에 제 연기가 임지아보다 못하다고 한 건 인정할 수 있어요. 여주인공은 멍청하고 순진한 캐릭터니까요. 하지만 지금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서브 남주인공을 연기해 달라니, 그럼 서브 여주인공 자리도 아무 사람이나 찾아보시던가요.”이진희의 말에는 다른 뜻이 있었다.임지아는 바로 그 뜻을 알아차리고 얘기했다.“누구한테 멍청하고 순진하다는 거야!”“바로 너야, 임지아! 정말 네 연기가 나보다 낫다고 생각해? 네 그 멍청한
최서준이 말을 마치자 감독뿐만이 아니라 그의 옆에 서 있던 부 감독도 놀라서 멍하니 서 있었다.뭐라고?200억을 투자한다고?지금 촬영에 들어간 돈은 그저 몇십억 뿐이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하고 있는 것이다.“네, 네.”감독은 카드를 건네받았다. 그 카드가 블랙카드라는 것을 본 그는 그제야 최서준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이 블랙카드는 감독은 신청할 자격도 없는 그런 카드다.임지아도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블랙카드는 그녀에게도 한 장이 있었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대하 은행에서 한 장 만들어 준, 일정한 한도가 있는 카드다.하지만 최서준이 감독에게 준 블랙카드는 정말 전설 속의 무제한 카드다.임지아는 단번에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이 블랙카드는 값이 매겨진 모든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한다.처음 최서준을 만났을 때 맛있는 밥이라고 사주려고 했는데...“최서준 씨, 당신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에요? 대하 4대 재단이랑 무슨 관계예요?”임지아는 호기심이 동해서 최서준의 신분을 물었다.“그냥 나 자신일 뿐이에요. 이 카드는 내가 진릉에 오기 전에 내 부하가 준 카드일 뿐입니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대본이나 봐요.”최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이 화제를 피했다.최서준이 말하지 않자 임지아는 더 추궁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대본에 대해 늦은 밤까지 연구한 후 집에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이튿날 아침, 장도근은 이진희와 함께 일찍 회사에 나왔다.스튜디오 앞에서.“진희 씨, 안녕하세요.”스튜디오 스태프들이 오가면서 이진희에게 인사했다.그러면서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기도 했다.“이상하지? 이진희 씨가 아침 일찍부터 나오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인데. 3년가다 한 번 있을 일이야.”“그러게 말이야. 어제 감독님이랑 싸우고 가더니. 오늘 와서 감독님을 위협할 건가?”“그게 맞는 것 같아. 이진희 씨 성이 이씨 잖아. 진릉 최대 재벌이 지지하는 연예인이야. 게다가 듣기로는 그 재벌과 친척 사이라는 소문
“감독님,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 하시네요!”이진희는 감독이 강하게 나오자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뭐가 어쩌고 저쨰? 이진희, 어제는 네가 촬영을 거부한 거야. 그러니 우리가 먼저 지급했던 보수와 위약금을 내놔. 그렇지 않으면 법대로 갈 수밖에 없어!”감독이 다시 얘기했다.“감독님, 정말 진지하게 하는 말이에요?”이진희는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그렇지 않으면?”“내가 없으면 이븐 재단에서 투자를 철회할 텐데. 그럼 이 드라마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이진희는 마지막 동아줄을 붙잡고 얘기했다.“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자금은 내가 알아서 하면 되거든. 굳이 알려주자면 네가 가자마자 누군가가 200억을 투자했어.”감독이 담담하게 얘기했다.“누가요? 어느 회사에서요!”이진희는 화가 나서 물었다.마침 이때 최서준과 임지아가 걸어들어왔다.“바로 저 사람이야.”감독은 바로 이진희를 뿌리치고 그들을 맞이하러 갔다.“지아 씨, 서준 씨. 이제 왔네. 대본은 다 봤어? 아직 시간이 이르니까 내가 더 얘기해줄게.”세 사람은 옆에 있는 이진희와 장도근을 못 본 척 하고 옆으로 지나가더니 촬영장으로 들어갔다.“임지아, 너 이 나쁜 년. 남자에 관심 없는 이미지를 만들 때는 언제고. 지금은 스폰을 문 거야?”최서준을 보면서 이진희는 그제야 깨달았다.그들은 그들이 무시하던 남자가 부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촬영장.“서준 씨, 서준 씨도 알다시피 우리는 사극이에요. 하지만 돈이 없어서 촬영장 내부에서만 찍고 있는데, 이제는 200억 투자도 받았겠다. 아예 밖에서 찍는 건 어때요?”감독이 넌지시 최서준의 의견을 물어보았다.“감독님, 촬영에 관한 일은 저도 잘 모르니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됩니다.”역시 돈 많은 것이 최고였다. 감독까지 와서 촬영에 관한 얘기를 묻지 않는가.“그럼 알겠어요. 전에 찍은 건 빠르게 작업을 거치도록 할게요. 마침 하이라이트 부분 촬영이 시작이니 밖에서 찍읍시다. 그래야 좋은 효과가 나거든요. 그리
이진희는 아직 떠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무슨 일이죠?”최서준은 도시락을 들고 차갑게 물었다.“최서준 씨, 어제의 일 때문에 사과하러 왔어요. 어제는 최서준 씨를 콕 집어서 얘기한 게 아니에요. 그냥 감독님이 아무 사람이나 끌어들이는 게 싫었어요. 아무래도 이 드라마가 감독님 혼자만의 것도 아니고, 우리도 모두 노력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보니까 정말 연기를 잘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과하러 왔어요. 그 김에 제가 밥을 살게요. 어때요?”이진희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밥은 됐습니다. 도시락도 맛있거든요. 다른 할 말이 없으면 나가세요.”최서준은 도시락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서준 오빠, 기회 좀 줘요. 사실 오전에 연기하는 모습을 봤는데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이진희가 몸을 배배 꼬면서 얘기했다.그 모습에 최서준은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만.”최서준은 얼른 몸을 일으켜서 떠나려고 했다.“서준 오빠, 제발요. 지아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내가 다 해줄 수 있어요.”이진희는 최서준의 가슴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이진희 씨, 놔주세요. 이런 장소에서 덤벼들지 말아요.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최서준은 얼른 이진희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는 바람에 도시락도 엎어버리고 말았다.도시락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사람들이 시선을 돌려왔다.이진희도 어쩔 수 없이 떠났다.“서준 씨, 쟤가 와서 뭐 했어요?”임지아가 다가왔다.“몰라요. 갑자기 와서 지아 씨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걸 다 해줄 수 있다는데요. 지아 씨가 뭘 할 줄 아는데요?”최서준이 임지아를 보면서 물었다.“그, 그런 말을!”임지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어져서 최서준의 팔을 쳤다.“뭐예요? 정말 할 줄 알아요?”최서준이 묻자 임지아가 또 가볍게 그를 쳤다.“서준 씨, 감독님이 오늘 촬영은 끝났다고 했어요. 가도 된다고 하던데 지금 나가서 밥이나 먹을까요?”임지아는 바닥에 엎어진 도시락을 보면서 말했다.“그래요.”얼마 지
“그래, 따라와. 오랜만이니까 맛있는 거 준비해 줄게. 이따가 파티도 있는데 한 번 따라와 봐.”임지석은 그 말을 듣고 손에 힘을 풀고 두 사람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다.“정말 지아 씨 오빠예요?”임지석이 방을 나가자 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당연하죠. 저도 임 씨고 오빠도 임 씨잖아요.”임지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했다.“친오빠예요?”최서준이 되물었다.“음, 솔직히 얘기할게요. 전 사실 입양아예요. 하지만 부모님은 이걸 숨기신 적이 없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저한테 엄청 잘해주세요. 우리 오빠도 마찬가지고요. 절 친동생처럼 대해주거든요.”임지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얘기했다.“그럼 부모님은요?”최서준은 호기심에 물었다. 임지아와 알고 지내는 동안 그녀가 부모님의 얘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부모님은 제가 연예계 생활을 시작할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제 오빠도 유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요. 진릉으로 돌아와 집의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저랑 오빠뿐이에요.”임지아는 거기까지 말하고 풀이 죽은 표정이 되었다.“전혀 몰랐네요. 연예인일 뿐만이 아니라 돈도 많았다니.”최서준은 적당한 타이밍에 화제를 돌렸다.“이 호텔은 우리 오빠가 직접 일궈낸 거예요. 어때요? 우리 오빠 대단하죠?”임지아가 자랑스럽게 얘기했다.그에 최서준은 그저 웃고 말했다.최서준이 아무렇지 않게 블랙카드를 꺼내던 모습을 떠올린 임지아는 이 화제를 적당히 끝냈다.밥을 먹고 난 후, 임지석은 비밀스러운 표정으로 임지아를 데리고 회의실로 갔다.원래 임지석은 최서준을 데려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임지아가 꼭 그를 같이 데려가겠다고, 최서준이 없으면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데리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오빠,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그냥 봤을 때는 경매장 같았다.“호텔의 일종 부업이라고 할 수 있지. 공개적으로 경매할 수 없는 물건을 여기서 경매하는 거야.”임지석이 웃으면서 얘기했다.공개적으로 경매할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