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는 아직 떠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무슨 일이죠?”최서준은 도시락을 들고 차갑게 물었다.“최서준 씨, 어제의 일 때문에 사과하러 왔어요. 어제는 최서준 씨를 콕 집어서 얘기한 게 아니에요. 그냥 감독님이 아무 사람이나 끌어들이는 게 싫었어요. 아무래도 이 드라마가 감독님 혼자만의 것도 아니고, 우리도 모두 노력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보니까 정말 연기를 잘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과하러 왔어요. 그 김에 제가 밥을 살게요. 어때요?”이진희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밥은 됐습니다. 도시락도 맛있거든요. 다른 할 말이 없으면 나가세요.”최서준은 도시락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서준 오빠, 기회 좀 줘요. 사실 오전에 연기하는 모습을 봤는데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이진희가 몸을 배배 꼬면서 얘기했다.그 모습에 최서준은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만.”최서준은 얼른 몸을 일으켜서 떠나려고 했다.“서준 오빠, 제발요. 지아가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내가 다 해줄 수 있어요.”이진희는 최서준의 가슴을 가리키면서 얘기했다.“이진희 씨, 놔주세요. 이런 장소에서 덤벼들지 말아요.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최서준은 얼른 이진희의 손을 뿌리쳤다. 그러는 바람에 도시락도 엎어버리고 말았다.도시락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에 사람들이 시선을 돌려왔다.이진희도 어쩔 수 없이 떠났다.“서준 씨, 쟤가 와서 뭐 했어요?”임지아가 다가왔다.“몰라요. 갑자기 와서 지아 씨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걸 다 해줄 수 있다는데요. 지아 씨가 뭘 할 줄 아는데요?”최서준이 임지아를 보면서 물었다.“그, 그런 말을!”임지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어져서 최서준의 팔을 쳤다.“뭐예요? 정말 할 줄 알아요?”최서준이 묻자 임지아가 또 가볍게 그를 쳤다.“서준 씨, 감독님이 오늘 촬영은 끝났다고 했어요. 가도 된다고 하던데 지금 나가서 밥이나 먹을까요?”임지아는 바닥에 엎어진 도시락을 보면서 말했다.“그래요.”얼마 지
“그래, 따라와. 오랜만이니까 맛있는 거 준비해 줄게. 이따가 파티도 있는데 한 번 따라와 봐.”임지석은 그 말을 듣고 손에 힘을 풀고 두 사람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다.“정말 지아 씨 오빠예요?”임지석이 방을 나가자 최서준이 호기심에 물었다.“당연하죠. 저도 임 씨고 오빠도 임 씨잖아요.”임지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얘기했다.“친오빠예요?”최서준이 되물었다.“음, 솔직히 얘기할게요. 전 사실 입양아예요. 하지만 부모님은 이걸 숨기신 적이 없어요. 그뿐만이 아니라 저한테 엄청 잘해주세요. 우리 오빠도 마찬가지고요. 절 친동생처럼 대해주거든요.”임지아는 행복한 표정으로 얘기했다.“그럼 부모님은요?”최서준은 호기심에 물었다. 임지아와 알고 지내는 동안 그녀가 부모님의 얘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부모님은 제가 연예계 생활을 시작할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제 오빠도 유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요. 진릉으로 돌아와 집의 일을 처리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저랑 오빠뿐이에요.”임지아는 거기까지 말하고 풀이 죽은 표정이 되었다.“전혀 몰랐네요. 연예인일 뿐만이 아니라 돈도 많았다니.”최서준은 적당한 타이밍에 화제를 돌렸다.“이 호텔은 우리 오빠가 직접 일궈낸 거예요. 어때요? 우리 오빠 대단하죠?”임지아가 자랑스럽게 얘기했다.그에 최서준은 그저 웃고 말했다.최서준이 아무렇지 않게 블랙카드를 꺼내던 모습을 떠올린 임지아는 이 화제를 적당히 끝냈다.밥을 먹고 난 후, 임지석은 비밀스러운 표정으로 임지아를 데리고 회의실로 갔다.원래 임지석은 최서준을 데려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임지아가 꼭 그를 같이 데려가겠다고, 최서준이 없으면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을 데리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오빠,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그냥 봤을 때는 경매장 같았다.“호텔의 일종 부업이라고 할 수 있지. 공개적으로 경매할 수 없는 물건을 여기서 경매하는 거야.”임지석이 웃으면서 얘기했다.공개적으로 경매할 수 없
아무리 최서준이라고 해도 깜짝 놀랐다.하지만 그저 하나일 뿐이니 크게 쓸모는 없을 것이다.전에 스승님이 얘기하시길 지금 무술계에는 정기가 고갈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음지 경매장에서 이런 영석을 발견하게 되다니.영석은 바로 정기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아마도 한 조각이 아닐 것이다.최서준은 얼른 이 영석을 차지하기 위해 손을 들었다.“4천만 원!”최서준이 입을 열자 옆의 임지아가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서준 씨, 이걸 왜 사요. 이런 루비는 그렇게 비싸지 않아요. 게다가 이건 보석이 아니라 거의 돌에 가깝다고요. 사려면 비취옥 같은 걸 사야죠.”임지아는 최서준이 사기를 당할까 봐 얘기해주었다.“괜찮아요. 장난삼아 노는 거죠.”최서준이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다.“정말 누가 4천만 원으로 돌을 사?”“그러게 말이야. 시작 가격도 높았는데 바로 4천만 원까지 부르다니. 처음이지? 저런 호구는.”“그러게 말이야. 이 돌덩이가 여기에 몇 번이나 나왔는데. 이제야 주인을 찾아가는구나.”많은 사람들은 이 호구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사방을 둘러보았다.“최서준이라고 했죠? 이따가 아는 척하지 말아요.”임지석은 이마에 땀이 가득해서 조용히 옆으로 옮겨갔다. 최서준과 같이 온 티를 내고 싶지 않아 하는 모양이었다.아무래도 임지석이 바로 이 경매장의 주인이니까 말이다.최서준은 이런 사람들과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여자가 낙찰을 얘기하자 최서준은 바로 무대로 걸어갔다.“이건 신사분이 낙찰하신 경매품입니다. 돈부터 결제해 주세요.”여자는 그렇게 얘기하면서 루비를 건네주었다.그 돌을 건네받은 최서준은 이것이 영석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꼈다. 영석은 그의 손에서 정기를 뿜어내면서 얼른 최서준 몸에 흡수되고 싶어 했다.“결제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루비의 주인은 어디 있죠?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요.”최서준이 물었다.그 말을 들은 미녀는 약간 흠칫하더니 음지 경매장의 모든 정보는 비밀이라고 알려주었다.그래서 경매품 주인의
그는 최서준이 임지아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오해예요. 전 그냥 지아 씨의 경호원입니다.”최서준은 다른 해명을 하기도 귀찮아서 그대로 떠나 바로 진릉시의 보석가로 향했다. 보석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저 점포 몇 개가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인터넷이 발전한 현시대에서 이런 속임수로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아졌다. 다들 이게 사기라는 것을 알고 오지 않으니 말이다.길옆의 점포를 운영하는 한 노인이 최서준이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이봐, 원석 좀 볼래?”노인은 최서준을 보고 눈이 번쩍 뜨여 손안의 돌을 흔들었다. 당장이라도 최서준을 끌어와 강제로 판매하고 싶은 생각마저 있었다.하지만 요즘 시대는 아주 무섭기에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으니 꿀 발린 말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이 원석 좀 봐. 표면이 매끄러울 뿐만 아니라 만지면 뜨끈한 것이 분명 질 좋은 옥을 품고 있을 거야. 원한다면 지금 가공해 줄 수도 있어.”말을 마친 노인은 얼른 그 돌을 가르려고 했다. 최서준은 단번에 노인의 속셈을 알아채고 바로 한손으로 노인의 손을 잡아 그를 제지했다.“너무 급하신 거 아니에요?”노인은 어쩔 수 없이 웃더니 표정을 굳히고 돌을 가르려고 했다. 하지만 손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이 사람의 힘이 이렇게 세다고?사실 원석을 가르는 데는 힘이 많이 든다. 노인은 이 보석가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많은 원석을 갈라봤다. 그의 완력은 일반인보다 강했다. 하지만 노인이 이를 꽉 깨물고 얼굴이 붉어질 때까지 힘을 썼지만 손은 움직이지도 않았다.“뭐 하자는 거야.”최서준이 지폐 두 장을 꺼내놓자 노인의 표정이 약간 풀어졌다.최서준은 그제야 물었다.“어르신, 전 여기서 도박을 하러온 게 아닙니다. 좋은 물건을 좀 찾고 싶은데 어떻게 방법이 없나요?”시선을 피한 노인은 돈을 호주머니에 넣고 호주머니를 툭툭 쳤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의 돈을 그저 가진 것이 미안했는지 손을 젓고 손가락을 까딱여 최서준더러 가까이 오라고 했
노인은 약간 놀랐다. 요즘 사람들이 점점 이상해진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얘기했다.“사실 여기로 가면서 길을 두 번만 더 건너면 피서옥이라는 점포가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돼. 그곳에서 진정한 보석가를 볼 수 있어.”말을 마친 노인은 귀띔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더 얘기해줄 게 있는데, 만약 정말 그곳에 가고 싶다면, 피서옥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해. 그렇게 대단한 보석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우리 이곳과 별 다를 바가 없어. 분명... 아니, 말도 안 끝났는데 어디가!”이곳에 왔을 때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 정말 문제가 있는 곳이었다.최서준은 코를 긁적였다.하지만 그는 이곳이 두 개 부분으로 나뉠 줄은 전혀 몰랐다.이곳은 가짜만 파는 곳이고 진정한 보석가는 다른 곳에 있다.가짜 보석가는 그저 사람을 속이는 사기꾼들이고, 진정한 보석가는 손님이 적을 틈이 없었다.그렇게 생각하면서, 최서준은 어느새 피서옥의 입구에 다다랐다. 커다란 점포를 보면서 최서준이 안쪽으로 걸어갔다.프런트의 여성은 최서준의 차림이 그렇게 부유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돈을 낸 최서준은 사람을 따라서 들어갔다. 커튼 뒤로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확실히 아까의 거리와 별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보였다. 적어도 일반인의 눈에는 말이다.하지만 최서준은 곳곳에서 느껴지는 습윤한 정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곳곳에 다 그런 기운이 있었다. 강한 기운도 있고 약한 기운도 있었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밖에 비하면 천지 차이였다.사람이 비교적 많은 점포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서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중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점포의 사장은 원석을 가공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진중한 얼굴에 비해, 눈은 나이가 들어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인지 눈을 찌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야 볼 수 있었다.“잘못 가르기만 해봐. 내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니까.”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태도가 아주 오만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수군거리지도 않고
최서준은 이 돌이 마지막에 누구의 손에 떨어지면 다시 그 사람을 설득해서 사려고 했다. 만약 그 사람이 팔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뺏어야 할 테지만 말이다.사람들은 긴장에 휩싸여 주인의 동장만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그들의 시선이 그 돌에 고정된 것만 같았다. 그들은 숨을 죽이고 커터가 돌을 가르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이윽고 돌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절반 가까이 갈랐지만 돌의 매끈한 표면에 아무런 광택도 없다는 것을 발견한 그들은 풀이 죽었지만 이를 꽉 깨물고 지켜봤다.방자성은 그의 형제들을 가득 데려왔는데, 지금 이 모습을 보자 화가 나서 침을 칵 뱉고 두 손으로 뒷짐을 쥐었다. 다른 사람들이 놀릴까 봐 표정 관리도 해야 했다. 그는 그저 어쩔 수 없이 재촉하면서 얘기했다.“얼른 진행해. 이제 절반일 뿐이잖아. 걱정하지 마.”점포 주인은 손이 벌벌 떨렸다. 그는 연필을 쥐고 남은 돌에 검은 긴 선을 그리고 돌을 다시 커터 앞에 고정했다.“네.”모든 사람들이 뚫어져라 지켜보는 가운데, 점포 주인은 심호흡을 몇 번 하더니 커터를 작동시켰다.이제 사람들의 표정은 돌과 비슷한 색이 되어갔다.이렇게 큰 돌안에 아무것도 없다니. 그저 돌일 뿐이라니.정말 아무것도 없다고?사람들은 믿지 못하고 있었다.방자성은 얼굴이 일그러져서 불쾌함에 담배를 꺼내 폈다. 몇 번 담배 연기를 뱉어낸 후 그는 갑자기 옆의 부하의 뺨을 후려쳤다.힘 조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행동에 그의 부하는 바로 코피를 흘리면서 바닥에 꿇어앉아 빌기 시작했다.“좋은 원석을 골라준다면서.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네가 고른 게 무슨 물건인지 보기나 해!”여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하는 것보다 더욱 울화가 치미는 상황이다.방자성은 그저 쉴 곳을 찾아 진정하고 싶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바닥의 남자를 보면서 전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나한테 팔아요.”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얘기했다. 방자성은 자기 귀를 의심할 뻔했다
어쨌든, 이건 겨우 쓸모없는 돌덩이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아무리 비싸게 불러도 이전 가격을 넘지 않을 것이다.최서준은 가격을 부르지 않고, 방자성에게 직접 가격을 제시해 보라고 했다.“말해두겠는데, 이 돌은 내가 1000만 원 주고 산 거야. 최근 담뱃값을 다 이 돌에 쏟아부었으니, 네가 200만이나 400만 원은 줘야 팔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역시나 현지 깡패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방금까지 모두 보았듯이, 이제 겨우 몇 조각의 돌멩이만 남아있었다.이 상태로 무슨 보석을 찾겠다는 건가? 안에 아무것도 없을 게 뻔한데, 이 상태로 200만 원이나 400만 원을 뜯어내려 하다니!말도 안 돼!“바보 같은 짓 하지 마요.”최서준이 무리한 행동을 할까 봐 걱정한 길 가던 한 사람이 참다못해 그를 말렸다.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렸다.“이 작은 돌덩이 하나로, 방자성 네가 아무리 깡패라도 외지인을 이렇게까지 괴롭히면 안 되지!”이런 욕을 듣자 방자성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 그는 자신이 전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돌을 사려면 큰돈 쓸 준비를 해야지, 돈 쓰기 싫으면 사지 말라고!’오늘 이 사람이 사겠다고 했으니, 안 사도 사게 만들겠다는 마음이었다.방자성은 역시나 깡패답게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뒤에 서 있는 부하들이 하나같이 가슴을 펴고 주변 사람들을 겁주었다.“왜? 모두 외지인을 위해 나서겠다는 거야? 내가 강제로 산다고 한 것도 아니잖아, 이 형님이 자기가 사겠다고 했지!”“맞아요, 내가 사겠다고 했어요.” 최서준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몇백만 원에 이 돌을 산다면 최서준은 오히려 미안했을 것이다. 이 돌의 시장 가격은 억대를 훨씬 넘을 테니까.물론 중요한 건 이 영석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느냐가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 돌이 앞에 있어도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이 돌은 수련하는 데 필요했다.수련할 수 있다면, 몇백만 원은 커녕 1억 원도 아깝지 않았다.최서
“200만 원이면 돌 하나를 사서 자를 수도 있겠지만,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하지만 그들이 뭐라든 최서준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서준은 가게 주인이 건네준 몇 개의 돌 조각을 즐겁게 받았다.그중 한 조각을 골라내었는데, 그 조각이 바로 영석이 들어있는 것이었다.“이봐요, 여기서 돌을 자를 건가요?” 주인이 돌 조각을 주면서 물었다.최서준은 여기서 돌을 자르고 싶지 않았다. 방자성 같은 사람이 또 무슨 소동을 벌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최서준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불필요한 문제에 얽히고 싶지도 않았다.주변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서, 최서준은 돌 조각을 챙기고 돌아서려 했다.그 순간, 임지아가 그녀의 오빠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지아야, 저 남자가 바로 네가 말했던 보디가드 아니야? 웃겨 죽겠네, 이제야 알아봤어. 도대체 어떤 바보가 이러나 했더니.”임지석과 임지아는 이미 한참 전에 이곳에 왔지만, 사람들로 꽉 차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발끝을 세우고 겨우 상황을 볼 수 있었다.사람들이 흩어지자, 그들은 비로소 방자성과 대화하던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임지아도 놀라서 당황했고, 임지석이 최서준을 바보라며 비웃는 것에 불쾌함을 느꼈다.“그렇게 말하지 마!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야!”모두가 바보라고 해도 최서준은 절대 바보가 아니었다. 임지아는 이를 악물고 최서준을 따라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서준 씨,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예요? 그 돌 하나 사서 뭐 하려고요?”분명 바보 같은 짓인데, 이렇게 그를 감싸다니. 임지석은 최서준이 재력을 뽐내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에 호텔에서 4000만 원으로 루비를 샀을 때도 그랬다.임지석의 눈에는 경멸이 가득했고, 그도 뒤따라갔다.“됐어, 지아야. 저런 사람과 무슨 할 말이 더 있어? 하! 저 폐돌 하나에 200만 원을 썼다니, 아마 침대 다리라도 받치려는 거겠지!”폐돌이라고?최서준은 그 돌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따스한 기운을 느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