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서준이 임지아에게 호감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오해예요. 전 그냥 지아 씨의 경호원입니다.”최서준은 다른 해명을 하기도 귀찮아서 그대로 떠나 바로 진릉시의 보석가로 향했다. 보석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저 점포 몇 개가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인터넷이 발전한 현시대에서 이런 속임수로 돈을 버는 것은 쉽지 않아졌다. 다들 이게 사기라는 것을 알고 오지 않으니 말이다.길옆의 점포를 운영하는 한 노인이 최서준이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이봐, 원석 좀 볼래?”노인은 최서준을 보고 눈이 번쩍 뜨여 손안의 돌을 흔들었다. 당장이라도 최서준을 끌어와 강제로 판매하고 싶은 생각마저 있었다.하지만 요즘 시대는 아주 무섭기에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으니 꿀 발린 말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이 원석 좀 봐. 표면이 매끄러울 뿐만 아니라 만지면 뜨끈한 것이 분명 질 좋은 옥을 품고 있을 거야. 원한다면 지금 가공해 줄 수도 있어.”말을 마친 노인은 얼른 그 돌을 가르려고 했다. 최서준은 단번에 노인의 속셈을 알아채고 바로 한손으로 노인의 손을 잡아 그를 제지했다.“너무 급하신 거 아니에요?”노인은 어쩔 수 없이 웃더니 표정을 굳히고 돌을 가르려고 했다. 하지만 손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이 사람의 힘이 이렇게 세다고?사실 원석을 가르는 데는 힘이 많이 든다. 노인은 이 보석가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많은 원석을 갈라봤다. 그의 완력은 일반인보다 강했다. 하지만 노인이 이를 꽉 깨물고 얼굴이 붉어질 때까지 힘을 썼지만 손은 움직이지도 않았다.“뭐 하자는 거야.”최서준이 지폐 두 장을 꺼내놓자 노인의 표정이 약간 풀어졌다.최서준은 그제야 물었다.“어르신, 전 여기서 도박을 하러온 게 아닙니다. 좋은 물건을 좀 찾고 싶은데 어떻게 방법이 없나요?”시선을 피한 노인은 돈을 호주머니에 넣고 호주머니를 툭툭 쳤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사람의 돈을 그저 가진 것이 미안했는지 손을 젓고 손가락을 까딱여 최서준더러 가까이 오라고 했
노인은 약간 놀랐다. 요즘 사람들이 점점 이상해진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얘기했다.“사실 여기로 가면서 길을 두 번만 더 건너면 피서옥이라는 점포가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돼. 그곳에서 진정한 보석가를 볼 수 있어.”말을 마친 노인은 귀띔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더 얘기해줄 게 있는데, 만약 정말 그곳에 가고 싶다면, 피서옥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해. 그렇게 대단한 보석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우리 이곳과 별 다를 바가 없어. 분명... 아니, 말도 안 끝났는데 어디가!”이곳에 왔을 때의 직감이 틀리지 않았다. 정말 문제가 있는 곳이었다.최서준은 코를 긁적였다.하지만 그는 이곳이 두 개 부분으로 나뉠 줄은 전혀 몰랐다.이곳은 가짜만 파는 곳이고 진정한 보석가는 다른 곳에 있다.가짜 보석가는 그저 사람을 속이는 사기꾼들이고, 진정한 보석가는 손님이 적을 틈이 없었다.그렇게 생각하면서, 최서준은 어느새 피서옥의 입구에 다다랐다. 커다란 점포를 보면서 최서준이 안쪽으로 걸어갔다.프런트의 여성은 최서준의 차림이 그렇게 부유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돈을 낸 최서준은 사람을 따라서 들어갔다. 커튼 뒤로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확실히 아까의 거리와 별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아보였다. 적어도 일반인의 눈에는 말이다.하지만 최서준은 곳곳에서 느껴지는 습윤한 정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거의 곳곳에 다 그런 기운이 있었다. 강한 기운도 있고 약한 기운도 있었는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밖에 비하면 천지 차이였다.사람이 비교적 많은 점포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서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중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점포의 사장은 원석을 가공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진중한 얼굴에 비해, 눈은 나이가 들어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인지 눈을 찌푸리고 가까이 다가가서야 볼 수 있었다.“잘못 가르기만 해봐. 내가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니까.”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태도가 아주 오만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수군거리지도 않고
최서준은 이 돌이 마지막에 누구의 손에 떨어지면 다시 그 사람을 설득해서 사려고 했다. 만약 그 사람이 팔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뺏어야 할 테지만 말이다.사람들은 긴장에 휩싸여 주인의 동장만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그들의 시선이 그 돌에 고정된 것만 같았다. 그들은 숨을 죽이고 커터가 돌을 가르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이윽고 돌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절반 가까이 갈랐지만 돌의 매끈한 표면에 아무런 광택도 없다는 것을 발견한 그들은 풀이 죽었지만 이를 꽉 깨물고 지켜봤다.방자성은 그의 형제들을 가득 데려왔는데, 지금 이 모습을 보자 화가 나서 침을 칵 뱉고 두 손으로 뒷짐을 쥐었다. 다른 사람들이 놀릴까 봐 표정 관리도 해야 했다. 그는 그저 어쩔 수 없이 재촉하면서 얘기했다.“얼른 진행해. 이제 절반일 뿐이잖아. 걱정하지 마.”점포 주인은 손이 벌벌 떨렸다. 그는 연필을 쥐고 남은 돌에 검은 긴 선을 그리고 돌을 다시 커터 앞에 고정했다.“네.”모든 사람들이 뚫어져라 지켜보는 가운데, 점포 주인은 심호흡을 몇 번 하더니 커터를 작동시켰다.이제 사람들의 표정은 돌과 비슷한 색이 되어갔다.이렇게 큰 돌안에 아무것도 없다니. 그저 돌일 뿐이라니.정말 아무것도 없다고?사람들은 믿지 못하고 있었다.방자성은 얼굴이 일그러져서 불쾌함에 담배를 꺼내 폈다. 몇 번 담배 연기를 뱉어낸 후 그는 갑자기 옆의 부하의 뺨을 후려쳤다.힘 조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행동에 그의 부하는 바로 코피를 흘리면서 바닥에 꿇어앉아 빌기 시작했다.“좋은 원석을 골라준다면서. 이게 뭐 하자는 거야! 네가 고른 게 무슨 물건인지 보기나 해!”여자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현장을 목격하는 것보다 더욱 울화가 치미는 상황이다.방자성은 그저 쉴 곳을 찾아 진정하고 싶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바닥의 남자를 보면서 전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나한테 팔아요.”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얘기했다. 방자성은 자기 귀를 의심할 뻔했다
어쨌든, 이건 겨우 쓸모없는 돌덩이 하나일 뿐이기 때문에 아무리 비싸게 불러도 이전 가격을 넘지 않을 것이다.최서준은 가격을 부르지 않고, 방자성에게 직접 가격을 제시해 보라고 했다.“말해두겠는데, 이 돌은 내가 1000만 원 주고 산 거야. 최근 담뱃값을 다 이 돌에 쏟아부었으니, 네가 200만이나 400만 원은 줘야 팔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역시나 현지 깡패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방금까지 모두 보았듯이, 이제 겨우 몇 조각의 돌멩이만 남아있었다.이 상태로 무슨 보석을 찾겠다는 건가? 안에 아무것도 없을 게 뻔한데, 이 상태로 200만 원이나 400만 원을 뜯어내려 하다니!말도 안 돼!“바보 같은 짓 하지 마요.”최서준이 무리한 행동을 할까 봐 걱정한 길 가던 한 사람이 참다못해 그를 말렸다.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렸다.“이 작은 돌덩이 하나로, 방자성 네가 아무리 깡패라도 외지인을 이렇게까지 괴롭히면 안 되지!”이런 욕을 듣자 방자성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였다. 그는 자신이 전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돌을 사려면 큰돈 쓸 준비를 해야지, 돈 쓰기 싫으면 사지 말라고!’오늘 이 사람이 사겠다고 했으니, 안 사도 사게 만들겠다는 마음이었다.방자성은 역시나 깡패답게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뒤에 서 있는 부하들이 하나같이 가슴을 펴고 주변 사람들을 겁주었다.“왜? 모두 외지인을 위해 나서겠다는 거야? 내가 강제로 산다고 한 것도 아니잖아, 이 형님이 자기가 사겠다고 했지!”“맞아요, 내가 사겠다고 했어요.” 최서준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몇백만 원에 이 돌을 산다면 최서준은 오히려 미안했을 것이다. 이 돌의 시장 가격은 억대를 훨씬 넘을 테니까.물론 중요한 건 이 영석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느냐가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 돌이 앞에 있어도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다.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이 돌은 수련하는 데 필요했다.수련할 수 있다면, 몇백만 원은 커녕 1억 원도 아깝지 않았다.최서
“200만 원이면 돌 하나를 사서 자를 수도 있겠지만,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하지만 그들이 뭐라든 최서준에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서준은 가게 주인이 건네준 몇 개의 돌 조각을 즐겁게 받았다.그중 한 조각을 골라내었는데, 그 조각이 바로 영석이 들어있는 것이었다.“이봐요, 여기서 돌을 자를 건가요?” 주인이 돌 조각을 주면서 물었다.최서준은 여기서 돌을 자르고 싶지 않았다. 방자성 같은 사람이 또 무슨 소동을 벌일지 몰랐기 때문이다. 최서준은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불필요한 문제에 얽히고 싶지도 않았다.주변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서, 최서준은 돌 조각을 챙기고 돌아서려 했다.그 순간, 임지아가 그녀의 오빠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지아야, 저 남자가 바로 네가 말했던 보디가드 아니야? 웃겨 죽겠네, 이제야 알아봤어. 도대체 어떤 바보가 이러나 했더니.”임지석과 임지아는 이미 한참 전에 이곳에 왔지만, 사람들로 꽉 차서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발끝을 세우고 겨우 상황을 볼 수 있었다.사람들이 흩어지자, 그들은 비로소 방자성과 대화하던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임지아도 놀라서 당황했고, 임지석이 최서준을 바보라며 비웃는 것에 불쾌함을 느꼈다.“그렇게 말하지 마!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야!”모두가 바보라고 해도 최서준은 절대 바보가 아니었다. 임지아는 이를 악물고 최서준을 따라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서준 씨,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예요? 그 돌 하나 사서 뭐 하려고요?”분명 바보 같은 짓인데, 이렇게 그를 감싸다니. 임지석은 최서준이 재력을 뽐내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에 호텔에서 4000만 원으로 루비를 샀을 때도 그랬다.임지석의 눈에는 경멸이 가득했고, 그도 뒤따라갔다.“됐어, 지아야. 저런 사람과 무슨 할 말이 더 있어? 하! 저 폐돌 하나에 200만 원을 썼다니, 아마 침대 다리라도 받치려는 거겠지!”폐돌이라고?최서준은 그 돌에서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따스한 기운을 느
“환불하라고? 이봐, 너 그 표정이 뭐야! 이건 얼음종 원석이야, 내가 지아랑 고급 돌 구역에서 2억을 주고 산 거야. 반드시 좋은 게 나올 거라고. 너처럼 실패한 폐석을 사는 게 아니라고!”얼음종은 비취 중에서도 비싼 종류였다.“만약 아무것도 안 나오면요?” 최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헛소리하지 마! 네가 뭔데 그래? 나 여기서 이렇게 오래 있었는데, 내가 자른 돌 중에 실패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냐? 지아, 오빠 믿지?” 최서준이 자신을 의심하자, 임지석은 마치 털이 곤두선 닭처럼 화를 냈다.진릉의 지하 경매장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이 정도 눈썰미도 없으면 어떻게 장사하겠는가?“지아야, 오빠 믿으면 가자. 이 사람하고는 말 섞을 필요 없어.” 임지석은 최서준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오빠, 나도 오빠를 안 믿는 건 아니야.” 임지아는 그의 기분을 달래며 말했다. “우리가 돌을 잘라보면 알겠지.”최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사람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에 아쉬워했다. 그는 사람이 적은 곳에서 자신이 가진 돌 조각을 자르려고 돌아서려 했다.하지만 임지석은 크게 소리쳐 최서준을 붙잡으려 했다.“지아, 저 사람 붙잡아! 내가 바로 앞에서 돌을 잘라 보여줄 거야! 다른 사람이 실패한 폐석을 품에 안고도 자신 있는 척하다니, 제대로 된 도박석이 뭔지 보여줄 거야.”임지석은 정말로 화가 난 것 같았다. 임지아는 어쩔 수 없이 최서준을 붙잡고 다정하게 말했다.“서준 씨, 우리 오빠가 고른 돌이 어떤지 한번 봐요. 아무것도 안 나와도 괜찮으니까, 그냥 재미로 보는 거예요. 네?”“그래요, 보고 나면 갈게요!” 최서준은 임지아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좋아, 좋아, 이쪽으로 와.” 임지석은 최서준을 데리고 가게 안으로 밀어 넣었다. 원래 여기에 긴 줄이 있었지만, 임지석이 얼음종이라고 소리치자 사람들이 길을 내주었다.“말도 안 돼! 이 거리에서 얼음종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난 얼음종이 멸종된 줄 알았는데, 여기서 또
임지석은 비웃고는 주인에게 말했다. “잘라보세요. 만약 좋은 게 나오면, 보상은 충분히 드릴 테니까요.”“좋습니다.” 주인은 큰 거래가 될 것 같아 신이 나서 양쪽으로 침을 뱉고는 돌을 자를 준비를 했다. 주변 사람들의 눈길이 모두 자신에게 쏠려 있는 걸 느끼며, 그는 자신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모서리부터 잘라주세요.”모서리란 돌의 네 구석에 연필로 선을 긋고, 그 부분을 절단기 위에 올려 자르는 것을 의미했다. 네 모서리를 자르면서 보이는 건 먼지만 나올 뿐, 초록빛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만약 진짜 얼음종이라면 지금쯤 초록빛이 드러났어야 했다.주인은 의심스러워하면서도 물을 퍼서 돌 표면에 뿌렸다. 물이 먼지를 씻어내자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모두들 기다려주세요. 제가 모서리를 너무 앞으로 잘라서 그런 것 같아요. 아직 제대로 자르지 못했어요.”“괜찮아요, 괜찮아요, 천천히 해요.” 임지석은 여전히 의심하지 않았다.임지석은 땀 한 방울이 코끝에서 떨어지는 걸 느끼며 침을 삼켰다. 그는 주인의 손을 붙잡고 말했다. “잠깐, 잠깐, 주인님. 너무 많이 자르지 마세요. 내 옥을 잘라버리면 어떡해요?”수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모서리 하나를 자르고 나서 더 깊이 자르는 게 맞지만, 임지석은 그가 너무 많이 자른다고 생각했다. 주인은 한숨을 쉬며, 이 돌이 진짜 얼음종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모서리 하나만 잘라도 초록빛이 보였으니까.주인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걸 보고, 최서준은 그가 이미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최서준은 말없이 그 광경을 지켜봤고, 옆에 있는 임지아는 긴장해서 손을 꼭 쥐고 있었다. 그녀는 대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압박을 잘 견디지 못했다.주인이 돌을 천천히 자르자 주변 사람들은 인내심을 잃고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방자성의 돌을 자른 것처럼 한 번에 잘라버려요. 이렇게 천천히 자르면 우리 뒤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예요? 당신들만 돌 있는 줄 알아?”임지석
사람들은 임지석을 비웃으며 웅성거렸다.“봐봐, 얼음종이라더니, 하하하, 그냥 한 무더기 쓰레기 돌이잖아.”“저렇게 좋아하던데, 웃기지도 않네!”“맞아, 맞아!”“보니까 이 지하 경매장 사장 눈도 별거 아니네, 우리랑 다를 게 없어!”임지석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그는 눈앞의 상황을 믿을 수 없는 듯 멍하니 뒷걸음질치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그는 항상 옳은 선택을 했었다. 운도 중요했지만,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오빠가 이렇게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자 임지아도 마음이 아팠다. 전에 보물을 찾아 자신에게 주겠다고 했었는데. 2억이 그냥 이렇게 날아갔다니!“말도 안 돼!” 임지석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주인의 목을 잡고 흔들며 소리쳤다. “말해! 네가 돌을 잘못 잘랐지! 이런 재질과 감촉에서 어떻게 옥이 하나도 안 나올 수 있겠어!”주인은 난처한 표정으로, 주위 사람들을 바라보며 곤란한 듯 말했다. “여러분, 제가 잘못 자른 것 같나요?”“변명하지 마세요. 이건 당신이 고른 돌이잖아요. 사장에게 탓하지 마요. 사장이 무슨 잘못이에요!”“맞아! 우리 돌 자르는 데 방해하지 마세요!”상황이 이렇게 악화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임지석이 계속 주인에게 집착하자, 임지아는 그를 말리려 했다. 하지만 누군가 먼저 나서서 임지석 앞을 막았다.최서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놓으세요.”“왜 네 말을 들어야 하지?”그래, 바로 이 남자 때문이야! 최서준만 아니었으면 임지석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할 일이 없었을 텐데!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며, 그는 최서준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네가 아니었다면... 내가 어떻게 이렇게...”“내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됐겠어요?” 최서준이 되물었다.“네가 아니었다면, 지아가 여기 오고 싶어 하지 않았을 거야. 네가 아니었다면, 난 돌을 사러 오지 않았을 거야. 네가 아니었다면, 난 지아 눈에 여전히 완벽한 오빠였을 거야!”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