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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방수민은 미리 준비해 둔 자료를 꺼내며 그에게 차분하게 말했다.

“서준 씨, 계약서 확인하시고 이의 없으시면 서명 후 지장을 찍으시면 됩니다. 문제없으면 결혼증명서 저에게 주세요.”

“더 볼 필요 없습니다.”

최서준은 고개를 가로젓더니 바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지장을 찍었다.

이 모든 일을 끝낸 후 그는 바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방수민은 안타까움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 창가에 김지유가 앉아있다.

“남편분이 확인도 하지 않고 서명하셨어요.”

“저도 봤어요.”

김지유가 슬픈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리였기에 최서준이 들어올 때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모두 봐버린 그녀였다.

김지유의 얼굴이 오늘따라 유난히 창백해 보인다.

그녀는 최서준이 이토록 매정하고 단호한 사람일 줄 몰랐다. 이혼계약서 내용을 보지도 않고 서명해 버리다니.

어쩌면 김지유가 자초한 일이기도 했다.

예전의 그녀가 최서준에게 모질게 굴었으니 지금 그가 김지유에게 매정히 대하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최서준과 이혼한 이후 김지유는 마음이 훨씬 안정되었다.

이혼은 그녀가 최서준을 완전히 마음에서 내려놓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지유는 드디어 십수 년 동안 고대하며 기다려온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김지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방수민에게 말했다.

“방 변호사님, 저 유언장 만들고 싶은데, 내용은 이미 써두었으니 봐주세요. 이참에 다 해결해 버리게요.”

김지유가 가방에서 계약서 한 부를 꺼내 방수민에게 넘겨주었다.

방수민이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유 씨, 아직 이렇게 젊으신데 유언장은 왜 작성 하려고 하는 거예요?”

“이유는 묻지 말고 해주세요.”

김지유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단호한 모습에 방수민은 어쩔 수 없이 유언장을 받았다. 첫 페이지를 펼쳐 몇 번 훑어본 그녀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유 씨, 회사 주식을 모두 최서준 씨에게 양도하시려고요? 지유 씨 명의의 부동산과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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