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최서준 및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생사의 갈림길에 빠졌다.최우빈은 심각해진 얼굴로 속으로 끊임없이 자책하고 있었다. 만일 그가 일찍 조씨 가문과 도선화, 도선호의 관계를 눈치챘더라면 최서준을 이런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하지 않았을 텐데.그는 깊게 심호흡하고는, 한 몸 불살라서라도 최서준의 안전을 꼭 확보해야겠다 마음먹었다.최서준의 대답이 없자 조훈은 더더욱 의기양양해졌다.“짐승 같은 놈. 그래도 그간의 정을 봐서 네게 기회를 줄게. 네가 만약 여기서 무릎을 꿇으면 곱게는 죽여드릴게.”도선화 남매는 여전히 냉소하고 있었다. 그들은 당연히 최서준을 쉽게 죽여줄 생각은 없었다. 한껏 모욕하며 괴롭힌 후에야 목숨을 끊어버릴 것이다.이때, 최서준이 갑작스레 웃었다.“미친놈이. 뭘 웃어?”조훈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이에 최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내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거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가까이 서 있을 수가 있지?”그의 말에 도선호가 무언가 떠오른 듯 다급히 외쳤다.“멀리 떨어져!”그러나 도선호의 귀띔은 한발 늦었다.눈앞이 아찔해지더니 조훈의 목은 곧 최서준의 손아귀에 의해 억세게 조여져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다.최서준은 그를 한 손으로 잡아 인질로 삼고 무표정으로 도선화 남매를 응시했다.“미안하게 됐네. 내 손에 인질이 잡혀버렸군.”“가주님!”“형님!”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조훈을 불렀다.“선, 선화야... 살... 려줘...”공중에 들어 올려진 조훈이 발버둥 치며 겨우 말했다. 얼굴은 이미 핏줄이 서고 검붉은색이 되었다.도선화는 족히 십여 걸음 뒤로 물러난 뒤에야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쉽게도 저 쓰레기 자식 가지고는 날 위협할 수 없어. 저 사람 목숨은 내 눈에 개똥만도 못 하니까.”“선...화, 너...”조훈이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한때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잠자리에 들던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자신이 죽을 위기여도 눈 하나 깜짝
그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그는 귀신이라도 본 듯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저 멀리서 하늘로부터 유성이 자신의 진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곧이어 아군들이 연이어 폭탄에 의해 날아가고 피를 뿜으며 죽고, 어떤 사람은 불에 타 죽었다.“펑펑펑...”그는 심지어 매복했던 자신의 저격수들이 연이어 쓰러지고 머리가 총에 맞는 것도 보았다.주변을 둘러보니 최서준과 최우빈은 이미 전투 범위 밖에 몸을 피해 있었다.“무슨 일이야?”“이게 무슨...”도선호가 몇 발짝 뒤로 물러나더니 안색이 바뀌었다.“적군이 더 있어요!”눈을 뜨고 앞을 본 도선화도 어리둥절했다.곧이어 그들은 소름 끼치는 장면을 목격했다.무장 헬기였다.열몇 대의 무장 헬기가 아래를 사격하며 씽씽 소리내며 날아왔다.“펑펑펑...”수많은 로켓탄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졌고 땅에 닿자마자 도선호의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조씨 가문의 일부분 사람들도 이 공중 사격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곧이어 땅이 지진이 폭발한 것처럼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쿠쿵.”많은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그들의 시야에 거대한 물건이 들어왔다.장갑전투차량.수많은 장갑전투차량들이 거대한 강철짐승처럼 지면을 내리누르며 사면팔방으로부터 포위하며 달려왔다.“펑펑펑...”포탄이 한 발 한 발 발사되어 도선호의 진영에 떨어졌다.“아아아악!”비참한 비명과 새된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도선호의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공중의 사격으로 인해 6할도 남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의 타격으로 겨우 400명 남짓 남게 되었다.이것은 차원이 다른 공격 아닌가.기관총과 소총을 든 사람들이 거의 산 표적이 되어 숨을 곳도 없이 도망 다녔다.아직 장갑전투차량에 놀라고 있을 때, 그 뒤로 빽빽하게 깔린 군인들이 보였다.육군 군복을 입은 그들은 모두 실탄을 장전한 총을 지니고 살기 가득한 얼굴로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일정한 보폭, 일
“감히 내 동생을 죽이려고 했으면서 지금 오해라고?”차가운 목소리가 남원 추모 공원에 울려 퍼지더니 곧바로 군복을 입고 어깨에 꽃과 별이 하나씩 있는 견장을 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여인이 천천히 걸어왔다.사단장?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외모로 봤을 때 20대인 것 같은데 어린 나이에 사단장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저 여자는?’사람들 속에 있던 최서준은 여인의 얼굴을 확인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저 여자는 최아현이잖아?’최서준은 전에 최아현을 만났을 때 그녀의 부하들이 대부분 군인이라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에 바로 평정심을 찾았다. 그때 최서준은 최아현이 군인 출신일 거라고 짐작했었지만 사단장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최아현의 말을 듣는 순간 도선호가 놀라며 물었다.“사단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언제 사단장님 동생을 죽이려고 했다는 말씀이십니까?”도선호가 상대한 건 최서준이지 사단장의 동생이 아닌데, 그가 죽고 싶지 않은 한 절대 군인의 가족으로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못 알아들었어?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최씨야.”최아현이 입을 다시며 비웃는 듯이 말했다.‘최씨?’도선호는 순간 머리가 터지는 것 같았는데 고개를 돌려 최서준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저 자식이 정말로 사장단의 동생이라고?’옆에 있던 도선화 역시 충격을 받아 몸이 얼어붙었다.최아현은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천천히 최서준 앞으로 갔다. 조금 전의 차가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주위의 분위기도 순식간에 굳어버렸다.그녀는 감격에 찬 눈빛으로 최서준의 미간을 찌푸린 눈을 마주하더니 한참 지나서 입을 열었다.“내 동생...”최아현의 격동에 넘쳐 설레는 목소리를 들은 현장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의 모든 시선은 순식간에 최서준에게로 향했다.‘저 자식이 정말로 동생이라고?’최서준과 제일 가까이에 있던 최우빈도 자기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도련님에게 이렇게 대단한 누나가 있었다니?’그 순간 최서준의 몸이 굳어지
그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 가까스로 누르고 있었던 그리움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평소 의연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 최서준이었지만 지금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보호가 필요한 어린 울보로 돌아간 것처럼 눈물을 흘리며 최아현에게 다가가서 꼭 안았다.“누... 누나!”“도담아!”최아현도 그가 사라지기라도 할 듯 꼭 껴안았다. 그렇다, 그들은 12년이 지나서 겨우 만났다. 아무도 12년 동안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주위는 아주 고요했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서로 꼭 껴안고 흐느끼는 두 사람을 보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중 허란희만이 격동의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을 누구보다 기뻐했다.그때 갑자기 정적을 깨는 총소리가 들렸다. 도선호가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총을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쏘았던 것이다. 순간 총알 하나가 번개처럼 최아현의 등을 향해 날아갔고 도선호는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최아현만 죽으면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군사들은 분명 혼란에 빠질 거고 그렇게 되면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최서준의 실력을 저평가했는데 최서준은 시시각각 적을 경계하고 있었기에 총알이 최아현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최서준과 최아현의 주위에 황금빛 보호막이 생겼다.“땡!”금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황금빛 보호막에서 튕겨 나갔는데 이건 바로 최서준의 호신기운이었다.도선호 얼굴의 미소가 굳어지더니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분노에 찬 포효를 했다.“이건 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조금 전 그가 쏜 총알은 분명 최아현을 한 번에 죽일 수 있었는데 결국 황금빛 보호막에 의해 튕겨 나갔다. 도선호는 본인이 직접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최서준은 최아현을 놓아주고 매서운 표정으로 도선호를 바라봤다.“빨리 죽기를 원하니, 네 뜻대로 해줄게!”도선호가 안색이 급격하게 변하며 두 번째 총을 쏘려고 할 때 한 갈래의 강력한 기운이 몰려오더니 도선호가 총을 들고 있던 손이 순식간에 잘려 바
“죽여야지!”최서준이 가볍게 한마디를 하자,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렸다.“안 돼요. 살려주세요!”“제발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갈망으로 이마에서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연거푸 조아렸다. 조훈은 겁에 질려 심지어 바지에 실수까지 하면서 최서준의 다리를 껴안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최서준, 나를 죽이지 마. 우리 조씨 가문이 잘못했어. 그때 우리 가문은 선조님의 지시를 받아서 어쩔 수 없었어. 그러니 제발 대인배답게 우리 가문은 용서해 줘.”조훈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는데 자신이 조씨 가문의 가주라는 신분도 완전히 까먹은 듯싶었다.그렇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그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조훈처럼 본인 스스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더욱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부와 권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잘못했다고?”조훈의 추한 모습을 본 최서준은 그를 걷어차며 비웃었다.“기회를 줬는데 그걸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건 바로 너야.”최서준이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고 할 때 조훈이 갑자기 소리쳤다.“최서준, 너 정말로 우리 조씨 가문이 진짜 범인이라고 생각해? 하하하, 틀렸어. 너도 곧 진정한 절망이 어떤 건지 알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너뿐만 아니라 네 주위에 있는 모든 친구와 가족들도 다 죽게 될 거야! 저 제상에서 기다릴게!”최서준이 도선호의 저주를 무시한 채 최우빈과 부하들을 이끌고 전차 뒤로 물러서자, 최아현이 손을 들고 소리쳤다.“준비!”“찰칵, 찰칵, 찰칵...”주위에 있던 수천 명의 전사들이 동시에 총알을 장전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총구를 조훈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향했다. 이어서 최아현은 눈을 지그시 감고 최종 명령을 내렸다.“죽여!”“펑, 펑, 펑...”순간 강렬한 총소리가 울려 퍼졌고 비명, 욕설과 함께 사람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조훈은 총알을 여러 번 맞
“그동안 너와 다른 사람들의 행방을 계속 찾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무 소식도 들을수 없었어...”최아현은 최서준과 나란히 앉아서 최서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수년간의 일들을 이야기했다.“누나, 진남왕은 누나한테 잘해줘?”최서준은 열심히 듣고 있다가 가끔 질문을 했다.“아버지는 나를 친딸처럼 대해주셨어. 어릴 적부터 나에게 행군 훈련도 가르치시고 전쟁에서 적을 죽이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는데 아쉽게도 보름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어.”순간 최아현은 너무 슬펐다.“병으로 돌아가셨어?”최서준이 놀라며 묻자, 최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남양시에 오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한성 보육원의 원수를 갚아주려고 결심했고 그러다가 너를 알게 됐지.”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최서준은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그때의 병이 아직도 안 나았어?”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최아현은 어릴 때 특이한 한증에 걸렸는데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그녀의 몸속에서 공포의 한기를 뿜어내어 사람을 고통과 괴로움에 시달리게 했다. 이것 때문에 정석우 원장이 최아현을 데리고 수많은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병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갔는데도 고치지 못했다니...“그대로야.”최아현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통증을 참으며 말했다.“너를 만나게 되어 누나는 너무 기뻐.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해도 여한이 없어.”최아현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최서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는데 손은 이미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온몸도 얼음덩어리 같았다.순간, 최서준은 최아현 몸속의 괴이한 병의 원인을 알아냈다. 최아현의 병은 수명이 짧은 체질에 생기는 건데 만약 보통 사람은 스무 살을 넘기기 어렵고 매번 한기가 폭발할 때마다 오장육부를 침범한다.“누나, 똑바로 앉아봐요. 제가 누나 몸속의 한기를 억제해 줄게요!”최서준이 말하면서 똑바로 앉자, 최아현은 손으로 최서준을 꼭 붙잡고 떨
최서준은 최아현을 안고 돌아서며 홍도에게 말했다.“어서 나인원 크라운 별장으로 데려다줘요.”홍도가 물었다.“뭘 하려고요?”“누나를 살리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최서준이 재촉하자, 홍도는 안색이 변하더니 황급히 최서준과 허란희를 차에 태우고 나인원 크라운 별장으로 갔다. 별장에 도착하자 최서준은 최아현을 안고 곧바로 3층 방으로 올라갔고 뒤따라 들어가려고 하는 홍도에게 말했다.“문 앞을 지켜줘요. 내 허락이 없이 아무나 들어오면 절대 안 돼요.”방 안에서 최서준은 최아현을 천천히 침대에 내려놓고 점점 약해지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며 말했다.“누나, 나 절대 누나를 이대로 못 보내. 이제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곧바로 그는 웃옷을 벗었는데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모르는 사람이 그의 모습을 보면 분명 충격을 받아 펄쩍 뛸 것이다. 최서준의 온몸에는 상처가 셀 수 없이 많았는데 얼핏 보면 엄청 많은 지네가 들러붙어 있는 듯했다. 이 상처들은 최서준이 어릴 때부터 있던 것인데 시간이 오래 지났어도 사라지지 않았다.최서준이 앉아서 체내의 기운을 움직이자,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가슴에 서서히 무늬가 나타났는데 용 머리, 용 몸통, 용 꼬리 그리고 용의 발까지 나타났는데 용의 발은 9개였다.자세히 보니 핏빛을 띤 한 마리의 용무늬였는데 당장이라도 솟구쳐서 날아갈 듯했다. 하지만 이건 문신이 아니라 최서준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었는데 몸이 뜨거워지면 나타나고 반대로 열이 식으면 몸속으로 자취를 감추곤 했다. 이 용무늬는 정석우 원장과 7명의 누나들만 알고 있는 비밀이다.최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톱으로 가슴에 상처를 냈는데 한 방울의 황금색 혈액이 용무늬에서 흘러나왔다.“가!”최서준은 혈액을 받아 최아현에게 보냈는데 황금색 혈액은 순식간에 최아현의 몸속에 스며들었다.“태상태성, 응변무정, 구사박매, 보명호신!”최서준이 체내의 기운을 회전시키자 한 줄기의 황금색 진기가 그의 손끝으로 뿜어나왔다. 그가 손가락을 변
“도련님,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최우빈의 대답을 듣고 최서준이 다시 방으로 돌아가자 허란희가 물었다.“서준아, 아현이 왜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거야?”홍도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았다.“누나는 다년간 몸을 혹사해서 이제 기운이 다 빠졌어요. 지금 목숨은 살렸지만, 깨어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지금 상태로 오래 버틸 수도 없어요.”“뭐라고?”허란희는 최서준의 말을 듣고 충격에 기절할 뻔했다. 홍도는 눈시울을 붉히며 물었다.“그럼, 아가씨를 구할 방법은 있나요?”“네,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필요해요.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두 분이 누나를 잘 돌봐주셔야 해요.”최서준이 말했다.“알았어요!”홍도는 심호흡하고 말했다.“제가 살아있는 한 아무도 아가씨 머리털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할 거예요.”30분 후, 최우빈의 전화가 왔다.“도련님, 말씀하신 약초들을 거의 다 준비했는데 아직 백년혈삼과 천령꽃을 구하지 못했습니다.”“남양시를 모두 뒤졌는데도 없어?”최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백년혈삼과 천령꽃은 생생조화단의 주요 약재이기에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생생조화단을 만들 수 없다.“네. 부하들이 남양시와 남양시 근처의 도시들도 모두 샅샅이 뒤졌는데 찾지 못했습니다.”최우빈이 말했다. 그의 세력은 남양뿐만 아니라 근처의 다른 도시에까지 명령만 내리면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전화를 끊은 최서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만약 두 가지 약초를 찾지 못하면 최아현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 그때 뒤에서 홍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백년혈삼과 천령꽃을 찾아요? 그러면 아가씨의 부하들에게도 알아보라고 할게요.”“좋아요. 가능한 빨리 알아봐 주세요.”최서준이 좋은 방법인 것 같아서 동의하자 홍도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연락했다. 약 한 시간 후에 그녀가 최서준에게 말했다.“찾았어요. 필요하신 백년혈삼과 천령꽃이 경주시에 나타난 적이 있대요.”“경주시에요?”최서준은 깜짝 놀랐다.“네, 맞아요.”홍도가 고개를 끄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