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죽을 사람이 입은 잘 터는구나!”도선화가 냉소하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네가 우리 아들 명휘를 죽였다고?”“그래. 그 쓰레기는 확실히 내가 죽였지.”최서준이 담담하고 태연하게 대답했다.이에 도선화는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싶은 원한에 눈을 부라리며 윽박질렀다.“너 내가 누군 줄은 알아? 감히 내 아들을 죽여?”“모두 잘 들어. 이 사람은 내 전처다. 골든 특수부대에서 블랙 위도우라 불리지.”조훈이 뿌듯하게 득의양양해서 말했다.“뭐라고? 블랙 위도우?”최우빈의 안색이 눈에 띄게 흐려졌다.그가 얼른 최서준에게 설명했다.“도련님, 블랙 위도우는 골든 특수부대에서 맹독을 제조하기로 유명한데 독극물 사업의 범위가 전 세계에 달합니다. 듣기로 친동생은 현지 제일 큰 군사 집단이고 이름은 찰스라고 하며 군대 인원은 십여만 명에 달합니다.”“하하...”도선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나서서는 씩 웃었다.“생각보다 나에 대해 연구를 열심히 했나 본데? 나, 찰스도 알아주고.”“네가 찰스라고?”최우빈은 심장이 철렁했다.도선호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최우빈이 데려온 사내들을 쭉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이런 오합지졸들을 데려와 놓고 감히 우리 집안과 싸우려고?”그가 손을 흔들어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냈다.“쿵쿵쿵...”빠르고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사면팔방으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멀리 내다보니 천 명은 쉬이 넘길 것 같은 수였다.사람들은 빠르게 최서준 등 사람들을 에워쌌고 손에는 기관총, 소총들을 들고 있었다.최우빈은 당황하여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었다. 그는 급히 최서준의 앞에 나서서 그를 보호하며 크게 외쳤다.“도련님 보호해!”덩치 큰 사내들이 두 사람을 원형으로 감싸며 분분히 자신의 권총을 꺼내 들었다.최우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조훈, 감히 국외 군사에 결탁해 외국 무기들을 대하에 들여오다니. 담도 크구나!”말은 이렇게 했어도 최우빈은 심히 놀란 상태였다. 심장이 땅 밑까지 떨어진 기분이었다.인원수가 적수에
이 시각, 최서준 및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생사의 갈림길에 빠졌다.최우빈은 심각해진 얼굴로 속으로 끊임없이 자책하고 있었다. 만일 그가 일찍 조씨 가문과 도선화, 도선호의 관계를 눈치챘더라면 최서준을 이런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하지 않았을 텐데.그는 깊게 심호흡하고는, 한 몸 불살라서라도 최서준의 안전을 꼭 확보해야겠다 마음먹었다.최서준의 대답이 없자 조훈은 더더욱 의기양양해졌다.“짐승 같은 놈. 그래도 그간의 정을 봐서 네게 기회를 줄게. 네가 만약 여기서 무릎을 꿇으면 곱게는 죽여드릴게.”도선화 남매는 여전히 냉소하고 있었다. 그들은 당연히 최서준을 쉽게 죽여줄 생각은 없었다. 한껏 모욕하며 괴롭힌 후에야 목숨을 끊어버릴 것이다.이때, 최서준이 갑작스레 웃었다.“미친놈이. 뭘 웃어?”조훈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이에 최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내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거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가까이 서 있을 수가 있지?”그의 말에 도선호가 무언가 떠오른 듯 다급히 외쳤다.“멀리 떨어져!”그러나 도선호의 귀띔은 한발 늦었다.눈앞이 아찔해지더니 조훈의 목은 곧 최서준의 손아귀에 의해 억세게 조여져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다.최서준은 그를 한 손으로 잡아 인질로 삼고 무표정으로 도선화 남매를 응시했다.“미안하게 됐네. 내 손에 인질이 잡혀버렸군.”“가주님!”“형님!”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조훈을 불렀다.“선, 선화야... 살... 려줘...”공중에 들어 올려진 조훈이 발버둥 치며 겨우 말했다. 얼굴은 이미 핏줄이 서고 검붉은색이 되었다.도선화는 족히 십여 걸음 뒤로 물러난 뒤에야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쉽게도 저 쓰레기 자식 가지고는 날 위협할 수 없어. 저 사람 목숨은 내 눈에 개똥만도 못 하니까.”“선...화, 너...”조훈이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한때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잠자리에 들던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자신이 죽을 위기여도 눈 하나 깜짝
그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그는 귀신이라도 본 듯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저 멀리서 하늘로부터 유성이 자신의 진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곧이어 아군들이 연이어 폭탄에 의해 날아가고 피를 뿜으며 죽고, 어떤 사람은 불에 타 죽었다.“펑펑펑...”그는 심지어 매복했던 자신의 저격수들이 연이어 쓰러지고 머리가 총에 맞는 것도 보았다.주변을 둘러보니 최서준과 최우빈은 이미 전투 범위 밖에 몸을 피해 있었다.“무슨 일이야?”“이게 무슨...”도선호가 몇 발짝 뒤로 물러나더니 안색이 바뀌었다.“적군이 더 있어요!”눈을 뜨고 앞을 본 도선화도 어리둥절했다.곧이어 그들은 소름 끼치는 장면을 목격했다.무장 헬기였다.열몇 대의 무장 헬기가 아래를 사격하며 씽씽 소리내며 날아왔다.“펑펑펑...”수많은 로켓탄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졌고 땅에 닿자마자 도선호의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조씨 가문의 일부분 사람들도 이 공중 사격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곧이어 땅이 지진이 폭발한 것처럼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쿠쿵.”많은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그들의 시야에 거대한 물건이 들어왔다.장갑전투차량.수많은 장갑전투차량들이 거대한 강철짐승처럼 지면을 내리누르며 사면팔방으로부터 포위하며 달려왔다.“펑펑펑...”포탄이 한 발 한 발 발사되어 도선호의 진영에 떨어졌다.“아아아악!”비참한 비명과 새된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도선호의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공중의 사격으로 인해 6할도 남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의 타격으로 겨우 400명 남짓 남게 되었다.이것은 차원이 다른 공격 아닌가.기관총과 소총을 든 사람들이 거의 산 표적이 되어 숨을 곳도 없이 도망 다녔다.아직 장갑전투차량에 놀라고 있을 때, 그 뒤로 빽빽하게 깔린 군인들이 보였다.육군 군복을 입은 그들은 모두 실탄을 장전한 총을 지니고 살기 가득한 얼굴로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일정한 보폭, 일
“감히 내 동생을 죽이려고 했으면서 지금 오해라고?”차가운 목소리가 남원 추모 공원에 울려 퍼지더니 곧바로 군복을 입고 어깨에 꽃과 별이 하나씩 있는 견장을 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여인이 천천히 걸어왔다.사단장?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외모로 봤을 때 20대인 것 같은데 어린 나이에 사단장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저 여자는?’사람들 속에 있던 최서준은 여인의 얼굴을 확인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저 여자는 최아현이잖아?’최서준은 전에 최아현을 만났을 때 그녀의 부하들이 대부분 군인이라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에 바로 평정심을 찾았다. 그때 최서준은 최아현이 군인 출신일 거라고 짐작했었지만 사단장일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최아현의 말을 듣는 순간 도선호가 놀라며 물었다.“사단장님,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언제 사단장님 동생을 죽이려고 했다는 말씀이십니까?”도선호가 상대한 건 최서준이지 사단장의 동생이 아닌데, 그가 죽고 싶지 않은 한 절대 군인의 가족으로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못 알아들었어?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최씨야.”최아현이 입을 다시며 비웃는 듯이 말했다.‘최씨?’도선호는 순간 머리가 터지는 것 같았는데 고개를 돌려 최서준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저 자식이 정말로 사장단의 동생이라고?’옆에 있던 도선화 역시 충격을 받아 몸이 얼어붙었다.최아현은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천천히 최서준 앞으로 갔다. 조금 전의 차가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주위의 분위기도 순식간에 굳어버렸다.그녀는 감격에 찬 눈빛으로 최서준의 미간을 찌푸린 눈을 마주하더니 한참 지나서 입을 열었다.“내 동생...”최아현의 격동에 넘쳐 설레는 목소리를 들은 현장 사람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의 모든 시선은 순식간에 최서준에게로 향했다.‘저 자식이 정말로 동생이라고?’최서준과 제일 가까이에 있던 최우빈도 자기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도련님에게 이렇게 대단한 누나가 있었다니?’그 순간 최서준의 몸이 굳어지
그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 가까스로 누르고 있었던 그리움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평소 의연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 최서준이었지만 지금은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보호가 필요한 어린 울보로 돌아간 것처럼 눈물을 흘리며 최아현에게 다가가서 꼭 안았다.“누... 누나!”“도담아!”최아현도 그가 사라지기라도 할 듯 꼭 껴안았다. 그렇다, 그들은 12년이 지나서 겨우 만났다. 아무도 12년 동안 그녀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주위는 아주 고요했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서로 꼭 껴안고 흐느끼는 두 사람을 보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중 허란희만이 격동의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을 누구보다 기뻐했다.그때 갑자기 정적을 깨는 총소리가 들렸다. 도선호가 사람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총을 들고 두 사람을 향해 쏘았던 것이다. 순간 총알 하나가 번개처럼 최아현의 등을 향해 날아갔고 도선호는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최아현만 죽으면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군사들은 분명 혼란에 빠질 거고 그렇게 되면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그는 최서준의 실력을 저평가했는데 최서준은 시시각각 적을 경계하고 있었기에 총알이 최아현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최서준과 최아현의 주위에 황금빛 보호막이 생겼다.“땡!”금과 철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황금빛 보호막에서 튕겨 나갔는데 이건 바로 최서준의 호신기운이었다.도선호 얼굴의 미소가 굳어지더니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분노에 찬 포효를 했다.“이건 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조금 전 그가 쏜 총알은 분명 최아현을 한 번에 죽일 수 있었는데 결국 황금빛 보호막에 의해 튕겨 나갔다. 도선호는 본인이 직접 보고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최서준은 최아현을 놓아주고 매서운 표정으로 도선호를 바라봤다.“빨리 죽기를 원하니, 네 뜻대로 해줄게!”도선호가 안색이 급격하게 변하며 두 번째 총을 쏘려고 할 때 한 갈래의 강력한 기운이 몰려오더니 도선호가 총을 들고 있던 손이 순식간에 잘려 바
“죽여야지!”최서준이 가볍게 한마디를 하자, 모든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미친 듯이 머리를 조아렸다.“안 돼요. 살려주세요!”“제발 살려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갈망으로 이마에서 피가 날 정도로 머리를 연거푸 조아렸다. 조훈은 겁에 질려 심지어 바지에 실수까지 하면서 최서준의 다리를 껴안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최서준, 나를 죽이지 마. 우리 조씨 가문이 잘못했어. 그때 우리 가문은 선조님의 지시를 받아서 어쩔 수 없었어. 그러니 제발 대인배답게 우리 가문은 용서해 줘.”조훈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는데 자신이 조씨 가문의 가주라는 신분도 완전히 까먹은 듯싶었다.그렇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듯이 그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조훈처럼 본인 스스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더욱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부와 권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잘못했다고?”조훈의 추한 모습을 본 최서준은 그를 걷어차며 비웃었다.“기회를 줬는데 그걸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건 바로 너야.”최서준이 말을 마치고 돌아서려고 할 때 조훈이 갑자기 소리쳤다.“최서준, 너 정말로 우리 조씨 가문이 진짜 범인이라고 생각해? 하하하, 틀렸어. 너도 곧 진정한 절망이 어떤 건지 알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너뿐만 아니라 네 주위에 있는 모든 친구와 가족들도 다 죽게 될 거야! 저 제상에서 기다릴게!”최서준이 도선호의 저주를 무시한 채 최우빈과 부하들을 이끌고 전차 뒤로 물러서자, 최아현이 손을 들고 소리쳤다.“준비!”“찰칵, 찰칵, 찰칵...”주위에 있던 수천 명의 전사들이 동시에 총알을 장전하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총구를 조훈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향했다. 이어서 최아현은 눈을 지그시 감고 최종 명령을 내렸다.“죽여!”“펑, 펑, 펑...”순간 강렬한 총소리가 울려 퍼졌고 비명, 욕설과 함께 사람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조훈은 총알을 여러 번 맞
“그동안 너와 다른 사람들의 행방을 계속 찾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아무 소식도 들을수 없었어...”최아현은 최서준과 나란히 앉아서 최서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수년간의 일들을 이야기했다.“누나, 진남왕은 누나한테 잘해줘?”최서준은 열심히 듣고 있다가 가끔 질문을 했다.“아버지는 나를 친딸처럼 대해주셨어. 어릴 적부터 나에게 행군 훈련도 가르치시고 전쟁에서 적을 죽이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는데 아쉽게도 보름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어.”순간 최아현은 너무 슬펐다.“병으로 돌아가셨어?”최서준이 놀라며 묻자, 최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응.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남양시에 오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한성 보육원의 원수를 갚아주려고 결심했고 그러다가 너를 알게 됐지.”두 사람이 얘기하고 있을 때 최서준은 그녀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그때의 병이 아직도 안 나았어?”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최아현은 어릴 때 특이한 한증에 걸렸는데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그녀의 몸속에서 공포의 한기를 뿜어내어 사람을 고통과 괴로움에 시달리게 했다. 이것 때문에 정석우 원장이 최아현을 데리고 수많은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병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갔는데도 고치지 못했다니...“그대로야.”최아현은 이를 악물고 억지로 통증을 참으며 말했다.“너를 만나게 되어 누나는 너무 기뻐.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해도 여한이 없어.”최아현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 최서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는데 손은 이미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온몸도 얼음덩어리 같았다.순간, 최서준은 최아현 몸속의 괴이한 병의 원인을 알아냈다. 최아현의 병은 수명이 짧은 체질에 생기는 건데 만약 보통 사람은 스무 살을 넘기기 어렵고 매번 한기가 폭발할 때마다 오장육부를 침범한다.“누나, 똑바로 앉아봐요. 제가 누나 몸속의 한기를 억제해 줄게요!”최서준이 말하면서 똑바로 앉자, 최아현은 손으로 최서준을 꼭 붙잡고 떨
최서준은 최아현을 안고 돌아서며 홍도에게 말했다.“어서 나인원 크라운 별장으로 데려다줘요.”홍도가 물었다.“뭘 하려고요?”“누나를 살리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최서준이 재촉하자, 홍도는 안색이 변하더니 황급히 최서준과 허란희를 차에 태우고 나인원 크라운 별장으로 갔다. 별장에 도착하자 최서준은 최아현을 안고 곧바로 3층 방으로 올라갔고 뒤따라 들어가려고 하는 홍도에게 말했다.“문 앞을 지켜줘요. 내 허락이 없이 아무나 들어오면 절대 안 돼요.”방 안에서 최서준은 최아현을 천천히 침대에 내려놓고 점점 약해지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며 말했다.“누나, 나 절대 누나를 이대로 못 보내. 이제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곧바로 그는 웃옷을 벗었는데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모르는 사람이 그의 모습을 보면 분명 충격을 받아 펄쩍 뛸 것이다. 최서준의 온몸에는 상처가 셀 수 없이 많았는데 얼핏 보면 엄청 많은 지네가 들러붙어 있는 듯했다. 이 상처들은 최서준이 어릴 때부터 있던 것인데 시간이 오래 지났어도 사라지지 않았다.최서준이 앉아서 체내의 기운을 움직이자, 온몸이 뜨거워지면서 가슴에 서서히 무늬가 나타났는데 용 머리, 용 몸통, 용 꼬리 그리고 용의 발까지 나타났는데 용의 발은 9개였다.자세히 보니 핏빛을 띤 한 마리의 용무늬였는데 당장이라도 솟구쳐서 날아갈 듯했다. 하지만 이건 문신이 아니라 최서준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었는데 몸이 뜨거워지면 나타나고 반대로 열이 식으면 몸속으로 자취를 감추곤 했다. 이 용무늬는 정석우 원장과 7명의 누나들만 알고 있는 비밀이다.최서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손톱으로 가슴에 상처를 냈는데 한 방울의 황금색 혈액이 용무늬에서 흘러나왔다.“가!”최서준은 혈액을 받아 최아현에게 보냈는데 황금색 혈액은 순식간에 최아현의 몸속에 스며들었다.“태상태성, 응변무정, 구사박매, 보명호신!”최서준이 체내의 기운을 회전시키자 한 줄기의 황금색 진기가 그의 손끝으로 뿜어나왔다. 그가 손가락을 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