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서준과 조씨 가문이 원한의 끝장을 보는 날이다. 그러나 최서준은 별다른 기색 없이 태연했다.그는 여느 때와 같이 허란희가 차려준 아침밥을 먹고 그녀를 눕혀 혈액순환을 돕도록 전신 마사지를 해주었다.“란희 이모, 지금은 좀 어때요?”최서준이 쭈그리고 앉아 허란희를 바라보았다.“많이 나아졌어. 전에는 다리가 쑤셨는데 이 며칠 네가 안마해 주니 통증이 사라졌네.”허란희가 흐뭇한 얼굴로 최서준을 바라본다.그녀는 자신의 과거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서준은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정 있는 아이였다.이 아이는 수백억대가 되는 대저택에 살면서 다른 고용인을 시켜 시중들게 할 수 있음에도 저 같은 늙은 아주머니를 한결같이 대하며 안마해 준다.최서준이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그럼 다행이네요. 시간 나면 임 집사님과 함께 산책이라도 하세요. 오랜만에 몸 좀 움직이시고요.”허란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얘야, 넌 언제 나한테 며늘아기 보여줄 거니?”최서준이 저도 모르게 잠시 멈칫했다.“왜? 이모한테 보여주긴 아직 쑥스러워?”그가 수줍어하는 줄 아는 허란희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너와 며늘아기에 대한 이야기는 임 집사에게서 들었었다. 애가 그렇게 예쁘다던데...”최서준은 이혼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란희 이모, 저 일이 바빠서 나가봐야 해요. 돌아와서 다시 얘기해요.”“그래, 그래. 일이 바쁘면 가야지.”허란희가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최서준이 떠난 후, 허란희는 몸을 일으켜 집사 임미윤을 찾았다.“윤아, 좀 걷고 싶은데 같이 가주련?”“네. 언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옷만 갈아입고 같이 갈게요!”임미윤이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승낙했다.이 며칠간 함께 지낸 두 사람은 사이가 눈에 띄게 가까워졌다. 사석에서 서로 자매처럼 대할만큼 말이다....나인원의 출구에 수백 대의 고급 차량이 길가에 주차되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인근 주민들이 저도 모르게 멈춰서서 입을 떡 벌렸다.차량 밖에는 정
“두렵지 않습니다!”맨 앞에 선 애꾸눈 사내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도련님, 저희는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들입니다. 우리 중에는 지능이 낮은 사람도 있고, 절름발이도 있고, 맹인도 있습니다.”“우리는 이 세상에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습니다. 처음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에서 버려졌었지요.”“그런 우리를 거두고 치료해 주어, 존엄을 지켜주고 살길을 만들어주신 사람이 바로 스승님입니다.”“우리의 목숨은 사제 두 사람의 것입니다. 우리에게 죽는 것이 대수겠습니까.““그래. 좋아.”최서준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원한이 담긴 흑색 눈동자에 살기가 흘러나왔다.“출발!”위엄 있는 명령이 떨어졌다.그는 최우빈의 안내에 따라 중앙의 승용차를 탔다.“쾅쾅쾅!”수백 명의 정장 차림 사내들이 맞추기라도 한 듯 동시에 차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곧이어 자동차 엔진소리가 천둥 치듯 남양 시를 뒤흔들었다.이어서 수백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검은 먹장구름처럼 남원 추모 공원을 향해 우르르 달려갔다.차에 앉아있는 최서준의 눈에는 복수의 불길이 마구 치솟는듯했다.이제 12년이 지났다.한성 보육원에서 억울하게 세상을 떴던 아이들, 너희들은 곧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될 것이다....롤스로이스 차 안에서, 주하은이 옆을 지나가는 검은 차량 행렬을 보며 입술을 짓씹었다.“할아버지, 서준 씨 출발했어요. 우리 정말 안 따라가는 거예요?”주동필이 할 수 없다는 듯 허탈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어쩔 수 없지. 신의님은 우리가 방해할까봐 걱정해서 그런 걸 거야. 우리 주씨 가문은 어려서부터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오는 데 익숙했잖니. 어떤 사람은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숨을 헐떡이는데, 가도 혼란만 주고 도움은 되지 못할 거야.”“기다리는 수밖에.”그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입을 열었다.“난 신의님이 반드시 승리하고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주하은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나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그
가랑비가 보슬보슬 내린다.한성 보육원 유적지.검은 무사 도복을 입은 한 여인이 한 손으로 우산을 든 채 최아현의 뒤에 서 있다.“옛 친구들, 그리고 원장 할아버지, 멀리서 잘 지켜보고 계세요. 오늘 드디어 조씨 가문이 종말을 맞이할 거예요!”최아현이 유적지를 바라보았다. 저도 모르게 옛날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12년이 흘렀어도 떠올릴 때마다 눈에 선하다.최아현이 갑작스레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홍도 언니, 세관이랑 공항 쪽에는 무슨 소식 없어요?”홍도라 불리는 우산을 든 여인이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아저씨가 계속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조씨 가문 선조 조무석이 들어왔다는 말은 없어요.”“이 늙은 구렁이 같은 영감탱이, 20년 동안이나 이리저리 숨어다니더니 설마 우리 계획까지 눈치채고 가문을 포기한 건 아니겠죠?”최아현이 미간을 찌푸렸다.“글쎄요. 무술 종사이니 위험에 대해 예지력이 있긴 한데...”홍도가 말을 이었다.“게다가 세관과 공항도 거치지 않고 몰래 밀입국할지도 모르죠.”최아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남원 추모 공원이 있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와라. 얼른!”“널 위해 정성스럽게 핵폭탄 선물을 준비해 두었으니! 가문 구하겠다고 남원 추모 공원에 발을 들인다면 바로 이곳을 초토화로 만들어주지.”“최사부는 안타깝게 됐네요. 같이 이 땅에 묻히게 되었으니...”홍도가 동정을 느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그러게요. 제가 빚진 셈 치죠. 무술 종사 한 명 죽이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최아현의 눈에 잠시 슬픈 눈빛이 아른거렸지만, 곧 결연함으로 변했다.이때 홍도의 핸드폰이 울렸다.한참 뒤 전화를 끊은 홍도가 말을 전했다.“조씨 가문의 숨겨둔 카드를 찾았어요. 그쪽에서 골든 특수부대의 블랙 위도우와 당지 군사 집단의 찰스 장군까지 모셔 왔답니다.”“두 사람이 가문의 가주 조훈의 전처와 처남이랍니다. 각자 본명은 도선화, 도선호입니다.”홍도가 잠시 말을 멈추더니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했다.“찰스
임미윤이 성을 내며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언니, 너무 겁먹지 마세요. 아까 언니 밀쳐서 넘어질 뻔했는데 사과 한마디 없잖아요!”“지금 당장 최사부한테 전화해서 처리해달라고 해야겠어요!”그녀가 핸드폰을 꺼내 들며 최서준에게 일러바치려 하였다.이때 최아현이 홍도와 함께 다가와 위엄있는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아가씨, 그게... 안 된다고 말했는데도 계속 들어오려 하셔서...”한 사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제야 최아현이 임미윤과 허란희를 쳐다보았다다.그리고 허란희를 바라보는 순간,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가 놀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란... 란희 이모?”“누구... 세요?”허란희가 의심 가득한 눈으로 최아현을 응시했다.최아현이 잠시 심호흡하며 평정을 되찾은 후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성은 허, 이름은 란희입니다.”허란희가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최아현의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최아현이 감격에 겨워 저도 모르게 외쳤다.“이모! 란희 이모, 정말 이모네요. 이모 맞네요!”“저 아현이에요! 한성 보육원 울보 아현이! 저 기억 안 나세요?”“쿵.”허란희가 떨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더듬더듬 말했다.“아현이? 네가 정말 아현이라고?”“네!”최아현이 호주머니에서 1,000원짜리 지폐로 만들어진 낡은 종이학을 꺼내곤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어갔다.“이 종이학 기억하세요? 그때 저랑 지유가 이것 때문에 싸우기까지 했잖아요. 마지막엔 이모한테 혼나고, 나중에는 이모가 폐지 주워서 바꾼 천 원으로 지유한테도 하나 만들어주셨잖아요.”허란희가 앞으로 한 걸음 나가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그리고 감격에 젖은 눈물을 흘렸다.“아현이! 맞구나. 우리 아현이!”영문을 모르는 홍도와 임윤미는 곁에서 입을 딱 벌린채 지켜보고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두 사람은 그제야 감정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최아현이 허란희를 애정 깊은 눈으로 응시
30분여 후.남원 추모 공원.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 속에서 까마귀들이 나뭇가지 위를 맴돌며 이따금 괴이한 울음소리를 낸다. 마치 혼을 빼앗아 가려는 소리 같다.하지만 이 괴이한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일정하게 땅을 울리는 힘 있는 소리가 들려오자 까마귀들은 괴성을 지르며 날아갔다.까마귀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멀리 떨어진 뒤, 겁먹은 듯 떼 지어 오는 사람들을 흔들리는 동공으로 바라보았다.수척하지만 꼿꼿하게 어깨를 편 사내가 맨 앞에서 걷고 있었고, 그의 뒤로는 눈에 살기를 품은 기골 장대한 사내들이 따랐다.최서준은 한성 보육원 사망자들의 묘비 앞에 서서 칠흑 같은 눈동자로 현장을 살펴보았다. 눈에는 숨길 수 없는 깊은 원한과 살기가 서려 있다.“원장 할아버지, 그리고 친구들아. 나 왔어.”“이번에 온 이유는 우리의 약속을 지키고 너희들이 편히 눈 감게 하기 위해서야.”그는 최우빈이 건네주는 지폐 묶음을 받고는 하늘을 향해 던졌다. 지폐가 하늘에 흩뿌려져 하늘하늘 땅에 떨어졌다.최서준이 원장을 위한 향을 피운 후, 최우빈이 입을 열었다.“도련님, 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출발했답니다.”“그래.”최서준이 뒷짐을 지고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조씨 가문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했다.그리고 같은 시각 조씨 가문의 사당.도선화가 관 뚜껑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안에 눈 감은 조명휘를 바라보았다.“명휘야, 황천길은 천천히 가렴. 엄마가 곧 그 자식 보내서 복수해 줄게.”이후 그녀는 몸을 돌려 냉랭한 얼굴로 동생 도선호를 응시했다.“준비 다 됐어?”“누나, 안심해요. 제 사람들 이미 남양 도착했고, 내 명령 한마디면 언제든 남원 추모 공원에 쳐들어갈 수 있어요.”도선호가 가슴을 치며 장담하듯 말했다.“그럼 바로 출발하자. 그 자식이 하루라도 더 목숨 붙이고 있게 하고 싶지 않아.”도선화가 분부하자 두 사람 옆에 있던 조훈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선화야, 노조님 안 기다리게? 올 수 있다면 어떡하려고.”“그 구렁이 같은 영감을 아직도 믿어
“곧 죽을 사람이 입은 잘 터는구나!”도선화가 냉소하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네가 우리 아들 명휘를 죽였다고?”“그래. 그 쓰레기는 확실히 내가 죽였지.”최서준이 담담하고 태연하게 대답했다.이에 도선화는 갈기갈기 찢어발기고 싶은 원한에 눈을 부라리며 윽박질렀다.“너 내가 누군 줄은 알아? 감히 내 아들을 죽여?”“모두 잘 들어. 이 사람은 내 전처다. 골든 특수부대에서 블랙 위도우라 불리지.”조훈이 뿌듯하게 득의양양해서 말했다.“뭐라고? 블랙 위도우?”최우빈의 안색이 눈에 띄게 흐려졌다.그가 얼른 최서준에게 설명했다.“도련님, 블랙 위도우는 골든 특수부대에서 맹독을 제조하기로 유명한데 독극물 사업의 범위가 전 세계에 달합니다. 듣기로 친동생은 현지 제일 큰 군사 집단이고 이름은 찰스라고 하며 군대 인원은 십여만 명에 달합니다.”“하하...”도선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나서서는 씩 웃었다.“생각보다 나에 대해 연구를 열심히 했나 본데? 나, 찰스도 알아주고.”“네가 찰스라고?”최우빈은 심장이 철렁했다.도선호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최우빈이 데려온 사내들을 쭉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이런 오합지졸들을 데려와 놓고 감히 우리 집안과 싸우려고?”그가 손을 흔들어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냈다.“쿵쿵쿵...”빠르고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사면팔방으로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멀리 내다보니 천 명은 쉬이 넘길 것 같은 수였다.사람들은 빠르게 최서준 등 사람들을 에워쌌고 손에는 기관총, 소총들을 들고 있었다.최우빈은 당황하여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었다. 그는 급히 최서준의 앞에 나서서 그를 보호하며 크게 외쳤다.“도련님 보호해!”덩치 큰 사내들이 두 사람을 원형으로 감싸며 분분히 자신의 권총을 꺼내 들었다.최우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조훈, 감히 국외 군사에 결탁해 외국 무기들을 대하에 들여오다니. 담도 크구나!”말은 이렇게 했어도 최우빈은 심히 놀란 상태였다. 심장이 땅 밑까지 떨어진 기분이었다.인원수가 적수에
이 시각, 최서준 및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생사의 갈림길에 빠졌다.최우빈은 심각해진 얼굴로 속으로 끊임없이 자책하고 있었다. 만일 그가 일찍 조씨 가문과 도선화, 도선호의 관계를 눈치챘더라면 최서준을 이런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하지 않았을 텐데.그는 깊게 심호흡하고는, 한 몸 불살라서라도 최서준의 안전을 꼭 확보해야겠다 마음먹었다.최서준의 대답이 없자 조훈은 더더욱 의기양양해졌다.“짐승 같은 놈. 그래도 그간의 정을 봐서 네게 기회를 줄게. 네가 만약 여기서 무릎을 꿇으면 곱게는 죽여드릴게.”도선화 남매는 여전히 냉소하고 있었다. 그들은 당연히 최서준을 쉽게 죽여줄 생각은 없었다. 한껏 모욕하며 괴롭힌 후에야 목숨을 끊어버릴 것이다.이때, 최서준이 갑작스레 웃었다.“미친놈이. 뭘 웃어?”조훈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이에 최서준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내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거 아닌가? 그게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가까이 서 있을 수가 있지?”그의 말에 도선호가 무언가 떠오른 듯 다급히 외쳤다.“멀리 떨어져!”그러나 도선호의 귀띔은 한발 늦었다.눈앞이 아찔해지더니 조훈의 목은 곧 최서준의 손아귀에 의해 억세게 조여져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다.최서준은 그를 한 손으로 잡아 인질로 삼고 무표정으로 도선화 남매를 응시했다.“미안하게 됐네. 내 손에 인질이 잡혀버렸군.”“가주님!”“형님!”조씨 가문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조훈을 불렀다.“선, 선화야... 살... 려줘...”공중에 들어 올려진 조훈이 발버둥 치며 겨우 말했다. 얼굴은 이미 핏줄이 서고 검붉은색이 되었다.도선화는 족히 십여 걸음 뒤로 물러난 뒤에야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쉽게도 저 쓰레기 자식 가지고는 날 위협할 수 없어. 저 사람 목숨은 내 눈에 개똥만도 못 하니까.”“선...화, 너...”조훈이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한때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잠자리에 들던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 지금 자신이 죽을 위기여도 눈 하나 깜짝
그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그는 귀신이라도 본 듯 괴이한 표정을 지었다.저 멀리서 하늘로부터 유성이 자신의 진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곧이어 아군들이 연이어 폭탄에 의해 날아가고 피를 뿜으며 죽고, 어떤 사람은 불에 타 죽었다.“펑펑펑...”그는 심지어 매복했던 자신의 저격수들이 연이어 쓰러지고 머리가 총에 맞는 것도 보았다.주변을 둘러보니 최서준과 최우빈은 이미 전투 범위 밖에 몸을 피해 있었다.“무슨 일이야?”“이게 무슨...”도선호가 몇 발짝 뒤로 물러나더니 안색이 바뀌었다.“적군이 더 있어요!”눈을 뜨고 앞을 본 도선화도 어리둥절했다.곧이어 그들은 소름 끼치는 장면을 목격했다.무장 헬기였다.열몇 대의 무장 헬기가 아래를 사격하며 씽씽 소리내며 날아왔다.“펑펑펑...”수많은 로켓탄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졌고 땅에 닿자마자 도선호의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조씨 가문의 일부분 사람들도 이 공중 사격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곧이어 땅이 지진이 폭발한 것처럼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쿠쿵.”많은 사람이 당황한 모습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그들의 시야에 거대한 물건이 들어왔다.장갑전투차량.수많은 장갑전투차량들이 거대한 강철짐승처럼 지면을 내리누르며 사면팔방으로부터 포위하며 달려왔다.“펑펑펑...”포탄이 한 발 한 발 발사되어 도선호의 진영에 떨어졌다.“아아아악!”비참한 비명과 새된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도선호의 수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공중의 사격으로 인해 6할도 남지 않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의 타격으로 겨우 400명 남짓 남게 되었다.이것은 차원이 다른 공격 아닌가.기관총과 소총을 든 사람들이 거의 산 표적이 되어 숨을 곳도 없이 도망 다녔다.아직 장갑전투차량에 놀라고 있을 때, 그 뒤로 빽빽하게 깔린 군인들이 보였다.육군 군복을 입은 그들은 모두 실탄을 장전한 총을 지니고 살기 가득한 얼굴로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일정한 보폭, 일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