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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두렵지 않습니다!”

맨 앞에 선 애꾸눈 사내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도련님, 저희는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들입니다. 우리 중에는 지능이 낮은 사람도 있고, 절름발이도 있고, 맹인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습니다. 처음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에서 버려졌었지요.”

“그런 우리를 거두고 치료해 주어, 존엄을 지켜주고 살길을 만들어주신 사람이 바로 스승님입니다.”

“우리의 목숨은 사제 두 사람의 것입니다. 우리에게 죽는 것이 대수겠습니까.“

“그래. 좋아.”

최서준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원한이 담긴 흑색 눈동자에 살기가 흘러나왔다.

“출발!”

위엄 있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는 최우빈의 안내에 따라 중앙의 승용차를 탔다.

“쾅쾅쾅!”

수백 명의 정장 차림 사내들이 맞추기라도 한 듯 동시에 차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곧이어 자동차 엔진소리가 천둥 치듯 남양 시를 뒤흔들었다.

이어서 수백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검은 먹장구름처럼 남원 추모 공원을 향해 우르르 달려갔다.

차에 앉아있는 최서준의 눈에는 복수의 불길이 마구 치솟는듯했다.

이제 12년이 지났다.

한성 보육원에서 억울하게 세상을 떴던 아이들, 너희들은 곧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롤스로이스 차 안에서, 주하은이 옆을 지나가는 검은 차량 행렬을 보며 입술을 짓씹었다.

“할아버지, 서준 씨 출발했어요. 우리 정말 안 따라가는 거예요?”

주동필이 할 수 없다는 듯 허탈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쩔 수 없지. 신의님은 우리가 방해할까봐 걱정해서 그런 걸 거야. 우리 주씨 가문은 어려서부터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오는 데 익숙했잖니. 어떤 사람은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숨을 헐떡이는데, 가도 혼란만 주고 도움은 되지 못할 거야.”

“기다리는 수밖에.”

그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입을 열었다.

“난 신의님이 반드시 승리하고 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

주하은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나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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