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호텔 802호실.허문식은 흥분된 표정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난 김지유를 바라보았다."지유야, 난 네가 오지 않는 줄 알았어.""다른 생각 하지 마. 난 단지 너와 처방에 관해 이야기하러 왔을 뿐이야."김지유의 아름다운 눈동자 깊은 곳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최서준과 주하은의 다정한 모습을 본 후부터 그녀는 줄곧 우울하고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그녀는 지금 더없이 보수적인 캐주얼한 옷차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가릴 수 없었다."그래, 그래."허문식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몸을 훑어봤다. 마음이 후끈 달아올랐다.풍만한 가슴과 맑고 깨끗해 보이는 이미지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 따로 없었다.김지유가 금방 목욕을 해서 그런지 몸에서 은은한 향기가 풍겼다. 그 향기에 그는 하마터면 이성을 잃을 뻔했다.그는 이내 눈을 돌리고는 품위 있는 태도를 보이며 군자처럼 행동했다."지유야, 먼저 앉아. 우리 천천히 이야기하자."김지유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던 허문식은 그녀가 자리에 앉아 바로 일어나서 와인을 가져왔다."지유야, 한 잔 마셔. 내가 떠나기 전에 네가 나를 만나러 와서 난 매우 기뻐.""미안하지만 난 술을 마시지 않아. 우리 본론을 이야기하자."김지유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거절했다.허문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김지유, 넌 나를 믿지 않는 거야? 우리 모처럼 한 번 만났는데 네가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다니.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거야?""그런 뜻이 아니야.""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 잔만 마셔. 이 술은 도수가 높지 않으니 취하지 않을 거야. 안 마실 거면 돌아가."허문식의 강경한 태도를 보고 김지유는 자신의 태도가 다소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그녀가 이번에 온 것은 허문식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서 온 거였기에 이런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망설이다가 결국 술잔을 들어 조금 마셨다."그래, 잘했어. 내가 너를 해치는 것도
그러자 김지유는 몸을 가볍게 떨더니 그 자리에 굳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허문식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름이 뭐야?""주인님, 저는 김지유라고 합니다."김지유가 대답했다."방금 나를 뭐라고 불렀어?"허문식이 흥분하며 물었다."주인님이라고 했습니다.""하하하!"허문식은 더 이상 감격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됐어. 스승님이 전에 나에게 전해준 음양 부적이 진짜였어!"음양 부적은 환각 부적이라도고 하는데 여자를 통제하여 여자가 이성을 상실한 전제하에 남자와 관계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부적이었다.이 부적이 환각제보다 좋은 점은 여자가 비록 이성을 잃었지만, 부적을 붙은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김지유를 찾아온 목적이었다.미용 레시피에 관한 것은 모두 그녀를 속이기 위한 속임수였다.도사 남훈이 죽은 후 그는 김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어 밤새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여기까지 생각한 허문식은 즉시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김지유를 훑어보며 말했다."지금 당장 옷 벗어. 명령이야. 전부 다 벗어!""네, 주인님."김지유는 기계처럼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뻗어 첫 번째 단추를 천천히 풀었다.빨리!더 빨리!허문식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김지유가 두 번째 단추를 풀려고 할 때, 갑자기 방문을 세게 걷어찬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최서준이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누구야?"허문식이 깜짝 놀라며 급히 머리를 들고 쳐다봤다.그는 최서준의 얼굴을 보고는 멘탈이 나간 상태로 깜짝 놀랐다.이 자식이야!그는 최서준이 천둥을 불러 박윤 대사를 죽인 장면을 영원히 잊을 수 없었다.최서준은 김지유의 등에 있는 황부를 목격했다. 음양 부적이었다.그는 재빨리 다가가 음양 부적을 떼어낸 후 한 손으로 허문식의 목을 잡고 그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눈에는 살기가 가득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살... 살려줘..."허문식은 공중에서 발버둥 치며 놀란 나머지 오줌을 지렸다.최서준이
허문식의 시신을 바라보며 김지유는 머릿속이 하얘지며 멍해졌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최서준, 너 미쳤어? 너 사람 죽였어!""응."최서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응이라고 대답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김지유는 어찌할 바를 몰라 울음을 터뜨렸다."망했어, 이번에 난 너 때문에 비참해 질 거야."최서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사람은 내가 죽였어. 내가 한 일에 내가 책임져. 안심해. 너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할게."김지유가 소리쳤다."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난, 나에게 살인자 남편이 있다는 사실을 외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너 때문에 내 회사와 가족에게 피해가 가는 게 싫다고.""그럼 어떻게 하고 싶어?"최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김지유가 무정하게 말했다."이혼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너 때문에 피해 보고 싶지 않아. 넌 네 갈 길 가고 난 내 갈 길 갈게. 서로 간섭하지 말자."최서준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네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너를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했어."김지유가 경멸하며 말했다."우리 할아버지를 들먹이며 나를 위협할 생각 하지 마. 네가 무슨 생각으로 할아버지 말에 동의했는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해? 네가 감히 나를 가지려고 들어? 나, 김지유가 설마 너를 마음에 들어 할 것 같아? 그리고 나와 허문식이 무슨 일이 있었으면 또 뭐. 네가 상관할 자격이라도 있어? 너는 네가 누구라고 생각해? 넌 그냥 촌놈에 불과해. 할아버지의 유언이 아니었다면 내가 너 같은 촌놈과 결혼해서 함께 사는 일은 없었을 거야. 지금 내가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빨리 꺼져!""그래. 3일 뒤, 구청에서 보자.""3일이나 기다릴 필요 없어. 내가 돌아가서 바로 변호사를 찾아 협의 이 혼서를 작성할 테니 넌 그때 가서 사인만 하면 돼."김지유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꺼져도 돼!""그래."최서준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쾅!"김지유가 문을 세게 닫으며 걸어 잠갔
"누... 누구세요?"김지유가 연약한 목소리로 물었다."김지유 씨, 저는 지오 호텔의 총지배인입니다. 저희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중년의 여자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김지유는 멍해졌다."화재요?""기억 안 나세요?"호텔 총지배인은 그녀를 도와 회상했다."반 시간 전에 우리 호텔 803호실에서 불이 났는데 화재가 지유 씨가 묵고 있던 802호실까지 번져 지유 씨 친구분이 불행히도 화재로 죽었고 지유 씨만 우리에게 구조되었습니다..."김지유는 두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허문식은 분명히 최서준에 의해 죽었는데, 어째서 큰불에 타 죽은 거로 됐지?'호텔 총지배인은 친절하게 말해줬다."김지유 씨, 생각나지 않는다면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 접속하여 뉴스를 한번 보세요."김지유는 그제야 급히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 접속하여 찾아보기 시작했다.인터넷을 확인한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서는 모두 지오 호텔의 화재에 관한 보도였기 때문이다.「오늘 저녁 9시경, 지오 호텔에서 영문도 모른 채 불이 나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7성급 호텔 지오 호텔에서 오늘 밤 화재가 발생하여 한 명이 사망하였고, 사망자는 동영 스파이로 의심됩니다.」「특대뉴스, 동영 군사 스파이가 우리 시에 잠입하여 부주의로 큰불에 타 죽었습니다. 경찰 측에서 이미 신원을 확인한 상태입니다.」밤새 가득 올라온 각종 뉴스 보도를 보던 김지유는 멍해졌다.그녀는 원래 최서준을 대신해서 벌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났더니 세상이 이렇게 변해 있을 줄 몰랐다.이때 윤희은이 사람과 함께 들어왔다."지유야, 괜찮아?""네, 언니. 나..."김지유는 그녀를 보는 순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윤희은은 웃으며 위로했다."생각하지 마. 허문식이라는 네 친구 동영 스파이야. 조사하다가 그가 반년 전에 동영산조직에 가입한 사실을 알아냈지. 최근엔 남양시로 파
전화를 끊은 최서준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어이없어했다.그는 원래 염승헌에게 시체를 처리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가 동영 스파이인 사실이 드러나게 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이것도 잘된 일이었다.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덜 수 있었다.그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별장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가지고 놀고 있는 양 선생님에게 말했다."선생님, 핸드폰 기능은 어떻게 배웠어요?"최우빈이 그녀를 나인원 크라원 별장에 내려주자 그녀는 호화로운 별장을 바라보면서 최서준이 장래성이 있게 되었다고 감개무량해 했다.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십여 년 동안 정신에 문제가 있었기에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져 핸드폰 하나도 사용할 줄 모른다고 느꼈다.별장의 집사 진미연은 즉시 양 선생에게 최신형 애플 14를 사주었고 또 자진하여 양 선생이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줬다.진미연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도련님, 양 선생이 아주 빨리 배웠어요. 지금은 카톡으로 대화도 나눌 수 있고 틱톡도 할 줄 알아요.""미연 씨가 잘 가르친 덕분이죠."양 선생이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최서준이 막, 말을 걸려고 할 때 초인종이 울렸다. 진미연은 즉시 문을 열고 사람을 맞이했다.주하은이 선물 두 상자를 들고 들어오면서 방긋 웃으며 말했다."최서준 씨, 제가 불쑥 찾아왔는데 괜찮죠?""하은 씨가 여기엔 어쩐 일이예요?"최서준이 놀라서 물었다."양 선생님이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찾아와 봤어요."주하은이 그를 향해 눈을 깜빡이고는 양 선생 앞에 가서 매우 예의 바르게 말했다."당신이 바로 양 선생님이시죠? 저는 주하은이라고 합니다. 저를 그냥 하은이라고 부르면 돼요. 양 선생님, 이것은 제가 선생님 드시라고 사 온 보양식이에요. 신체 회복에 효과가 좋을 거예요. 양 선생님이 싫어하지 않기를 바라요."양 선생은 다소 허둥지둥하는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도담아, 이분은 누구셔?""제 친구예요. 자기 사람으로 생각하고 편하게 대하시면 돼요."최서준이 설명했다.'자기 사람?'양 선
최서준은 또 그녀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자조하며 힘없이 소파에 기댔다.'지유야, 김지유. 너 왜 이렇게 변했니?'자신이 이미 말을 꺼냈으니 모든 것을 여기서 끝내려 했다.'네 마음속에는 이미 도담이가 있는데, 왜 이기적이게도 최서준을 구속하는 거야?'이때 초인종이 울렸다.김지유는 문 앞으로 다가가서 문 뷰어로 밖을 내다봤다. 그녀는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뜻밖에도 최서준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몸이 떨려오며 마음속에서 희미한 기쁨이 솟아났다.그녀는 급히 문을 열고 마음속의 기쁨을 억누르고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돌아온 거야?"최서준이 응하고 대답했다.김지유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서준아, 미안해. 내가 너에게 그렇게 대한 것은 내가..."최서준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설명할 필요 없어. 내가 이번에 온 것은 다름이 아니고 내 물건들을 가지고 나가려고 온 거야. 걱정하지 마. 더 이상 너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최서준은 별장으로 들어가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김지유의 표정이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녀는 최서준 뒤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하은이었다."하은아, 너... 네가 왜 온 거야?"김지유가 창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유야, 서준 씨가 나더러 함께 물건을 옮기러 가달라고 해서 온 거니까 이상한지 생각하지 마."주하은이 자책하며 말했다.그녀는 최서준을 따라가려 했지만, 김지유에 의해 가로막혔다."하은아, 너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지유야, 난 네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주하은이 떨떠름해 하며 말했다."이해하지 못한 거야? 아니면 못한 척 하는 거야?"김지유가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나와 최서준이 이렇게 된 것은 모두 너 때문이야."주하은이 다급하게 말했다."지유야, 너 정말 오해하고 있는 거야. 나와 최서준 씨는 정말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가 아니야.""그래?"김지유가 비웃으며 말했다."그럼 설명해 봐, 그날 너와
두 여인이 싸우고 있을 때 최서준이 짐가방 하나를 안고 내려왔다.사실 그냥 생활용품이라면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겠지만, 노인이 죽기 전에 그에게 물려준 물건을 모두 김지유의 집에 두었기에 그는 특별히 그 문건들을 챙기러 돌아온 거였다.최서준은 김지유를 한번 보고 머리를 돌려 주하은에게 말했다."주하은 씨, 휴지와 립스틱 있으면 빌려줘요."주하은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에게 건네줬다.최서준은 립스틱으로 휴지에 주안령액 미용 레시피를 적었다.수행계에는 주안단이 존재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복용하면 죽는 그 날까지 늙지 않고 영원히 그 얼굴을 보존할 수 있었다.최서준이 쓴 것은 바로 주안단의 새로운 레시피와 미용으로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효과였다.다 쓴 후, 최서준은 휴지를 김지유에게 건네주었다."우리도 안면이 있는 사이이고, 그동안 챙겨줘서 고마워. 너에게 줄건 따로 없고 이건 미용 레시피야. 이거면 너희 회사가 남양시 화장품 시장 전체를 휩쓸 수 있을 거야."김지유가 휴지를 건네받지 않자 그는 하는 수 없이 휴지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물건을 안고 주하은과 함께 떠났다.그녀는 마치 석화처럼 제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최서준과 주하은이 멀어진 후에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그녀는 탁자 위에 레시피가 적힌 휴지를 찢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그 휴지는 어쨌든 최서준이 그녀에게 남겨준 거였기에 휴지 한 장이었지만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최서준이 휴지에 적어준 레시피로 남양시에서 화장품 시장을 휩쓸 수 있다는 말을 그녀는 믿지 않았다.'주하은의 말이 말아. 나, 김지유는 친구를 나쁘게 보는 사람이야. 그리고 난 이기적이야. 마음속에 분명히 도담이가 있는데 최서준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야. 잘 가, 최서준. 지금부터는 스스로 잘 챙겨야 해. 너와 주하은이 행복하기를 바랄게.'김지유는 눈물을 훔치고는 천천히 문을 닫았다. 쓸쓸한 그림자가 등불 아래에서 길게 늘어졌다
"어쩜 말을 이렇게 달콤하게 할까? 난 네가 잘 먹지 못할까 봐 걱정했어. 계란찜은 생활 조건이 좋지 않았을 때 먹었던 거잖아. 미연 씨가 말하길 너 지금 스테이크도 먹고 다닌다며?"양 선생은 화가 나서 그를 힐끗 쳐다봤다.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맞아, 도담아. 나 밖에 나가서 좀 돌아다니고 싶어. 겸사겸사 너의 원장 할아버지 있는 무덤에도 가보고 싶고...""양 선생님, 며칠만 기다려 주세요."최서준이 권유했다."선생님께서 지금 나간다면 불필요한 일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조씨 가문을 해결하고 나서 가세요."남원 추모공원에는 지금 틀림없이 경찰이 지키고 있을 것이다. 그 목적은 그가 원장 할아버지께 제사를 지내는 틈을 타서 잡기 위해서였다.최서준의 실력으로는 두려울 게 없었지만, 그는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덜고 싶었다."알았어."양 선생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걱정이 되어 그에게 당부했다."도담아, 선생님은 네가 복수하려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을 잘 알아. 하지만 반드시 조심해야 해. 네가 잘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네, 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최서준은 감동하며 그녀를 위로했다.비록 그는 양 선생이 밖에 나가는 것이 걱정되었지만, 아침을 먹은 후에는 양 선생과 함께 별장 주변을 산책하며 기분을 풀어줬다.곧 주씨 일가와 조씨 가문의 결전 시간이 다가왔다.주하은은 직접 차를 몰고 나인원 크라운 별장으로 갔다."최서준 씨, 할아버지께서 물어보라고 하셔서요. 우리 지금 출발해도 될까요?""가요."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차에 올라탔다.그는 자신이 없는 시간 동안 최우빈에게 사람을 배치하여 양 선생을 잘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주하은은 최서준과 함께 차를 몰고 도시를 빠져나와 도시 밖의 교차로에서 주씨 집안 사람들과 합류했다.주동필은 주씨 집안의 많은 고위층 사람들과 일찍이 교차로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최서준 씨!""최 대가님!"많은 주씨 집안 고위층 사람들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