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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지오 호텔 802호실.

허문식은 흥분된 표정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난 김지유를 바라보았다.

"지유야, 난 네가 오지 않는 줄 알았어."

"다른 생각 하지 마. 난 단지 너와 처방에 관해 이야기하러 왔을 뿐이야."

김지유의 아름다운 눈동자 깊은 곳에는 슬픔이 어려 있었다.

최서준과 주하은의 다정한 모습을 본 후부터 그녀는 줄곧 우울하고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 더없이 보수적인 캐주얼한 옷차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늘씬한 몸매를 가릴 수 없었다.

"그래, 그래."

허문식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몸을 훑어봤다. 마음이 후끈 달아올랐다.

풍만한 가슴과 맑고 깨끗해 보이는 이미지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 따로 없었다.

김지유가 금방 목욕을 해서 그런지 몸에서 은은한 향기가 풍겼다. 그 향기에 그는 하마터면 이성을 잃을 뻔했다.

그는 이내 눈을 돌리고는 품위 있는 태도를 보이며 군자처럼 행동했다.

"지유야, 먼저 앉아. 우리 천천히 이야기하자."

김지유가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던 허문식은 그녀가 자리에 앉아 바로 일어나서 와인을 가져왔다.

"지유야, 한 잔 마셔. 내가 떠나기 전에 네가 나를 만나러 와서 난 매우 기뻐."

"미안하지만 난 술을 마시지 않아. 우리 본론을 이야기하자."

김지유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거절했다.

허문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김지유, 넌 나를 믿지 않는 거야? 우리 모처럼 한 번 만났는데 네가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는다니.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거야?"

"그런 뜻이 아니야."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 잔만 마셔. 이 술은 도수가 높지 않으니 취하지 않을 거야. 안 마실 거면 돌아가."

허문식의 강경한 태도를 보고 김지유는 자신의 태도가 다소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그녀가 이번에 온 것은 허문식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서 온 거였기에 이런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망설이다가 결국 술잔을 들어 조금 마셨다.

"그래, 잘했어. 내가 너를 해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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