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퓨레 코스메틱 본사 앞에서는 한 여자와 경호원들의 실랑이가 한창이었다.“아주머니, 본사 건물은 외부인 출입 금지입니다.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경호원 몇 명이 한혜성을 가로막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회사 규정에 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한혜성이 짜증 난다는 듯 허리에 손을 올리고 분노에 찬 표정으로 얘기했다.“아놔, 이 와치독 같은 놈들이 진짜 짜증 나게 하네. 안 비켜? 내가 누군 줄 알고 못 들어가게 막는 거야?”“너희가 뭘 모르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나 이 회사 매니저 오민욱 지인 되는 사람이야.”“나중에 민욱이 만나면 내가 너희 다 일러바칠 거다. 내가 너희 이름 대는 순간 너흰 다 정리해고 당할 줄 알아!”한혜성의 입에서 나오는 오민욱의 이름을 듣는 순간 멈칫하던 경호원들의 낯빛이 순식간에 바뀌기 시작했다.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경호원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아…. 아주머니, 정말 오 지배인님이랑 아는 사이세요?”“그럼 내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거야!”기세등등해진 한혜성이 냉소를 지으며 답했다.“어디 그뿐인 줄 알아? 우리 아들딸은 곧 있으면 이 회사 대표님 운전기사랑 비서 될 사람들이야, 알아?”“감히 날 지금 이딴 식으로 대하고도, 너희가 무사할 것 같아? 회사 생활 멀쩡히 할 수 있을 것 같냐고.”한혜성의 말에서 신빙성을 느낀 경호원 몇몇은 이미 겁을 먹고 다급하게 그녀에게 굽신거리기 시작했다.“여사님, 오해예요, 오해. 이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기세등등해진 한혜성이 본사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역시, 인맥이 대단하긴 해.한혜성이 당당하게 회사 내부로 들어선 순간, 안쪽에서 누군가가 큰소리로 요란하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야, 이 새끼야. 좋은 말로 할 때 닥쳐. 지금부터 한마디라도 더 하면 진짜 뒤질 줄 알아!”“니들이 감히….”“아이고….”심상치 않은 소란함을 느낀 한혜성이 다급하게 고개를 돌려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곳에서 자산
“좀만 기다려봐.”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혜성이 전화를 걸어왔다.오민욱은 곧 일어나 앉더니 손가락을 입가에 대며 “쉿”하는 제스처를 취했다.“전화 왔어, 면접을 통과한 모양이네.”그는 전화를 받더니 웃으며 말했다.“아줌마, 어떻게 됐어요?”“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전화 건너의 한혜성은 화가 잔뜩 나서는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아줌마, 왜 욕을 하고 그래요?”오민욱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불쾌한 듯 말했다.한혜성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계속해서 욕설을 퍼부었다.“이 새끼야, 욕만 하는 걸 다행인 줄로 알아. 경호원이 쫓아내지만 않았어도 당장 쳐들어가 널 죽여버렸을 거야.”“뭐라고요? 경호원이 쫓아냈다고요? 무슨 상황이죠?”오민욱의 안색은 더 어두워졌다.이 말을 들은 도연우 등 세 사람은 즉시 그를 올려다보았다.한혜성은 전화를 넘어 소리를 질렀다.“이 새끼야, 뭘 모르는 척이야. 네가 아니면 지예랑 지훈이가 왜 너희 그룹 최 대표님의 미움을 사겠냐?”“어머니, 제가 이 새끼랑 말할게요.”황지훈은 전화를 가로채더니 이를 갈며 말을 이어갔다.“병신 같은 새끼가 감히, 나 너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거야. 앞으로 밤길 조심해.”“씨발, 내 눈에 띄지 마라. 한 번씩 내 눈에 띌 때마다 한 번씩 처맞을 줄 알아!”탁-말을 마치자, 그는 전화를 세게 끊어버렸다.오민욱은 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듯 핸드폰을 잡은 채로 멍해 있었다.‘무슨 상황이지?’‘한혜성네 식구들은 왜 갑자기 그를 원수처럼 대하는 거지?’도연우는 그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물었다.“민욱아, 걔네 면접에서 떨어졌대?”“응.”오민욱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뭐?”“어떻게 된 거야?”진아영과 곽정원은 이내 표정이 굳더니 서로 잘못 들은 줄 알았다.“나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어. 진석이한테 직접 물어봐야겠어.”오민욱은 고개를 저으며 진석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바로 이때, 옅은 소리가 현관에서 들려왔다
오민욱은 순간 멈칫하더니 크게 웃어댔다.“하하하! 뭐라고? 네가 우리를 해고 한다고?”“네가 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를 해고하네 마네야?”곽정원은 하찮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최서준, 씨발 네가 무슨 최 대표님이라도 되는 줄 아냐? 네가 해고라면 해고냐?”진아영도 재밌어 죽을 지경이었다.“하하하!”순간, 그들은 배를 움켜쥐고 뒤로 자빠지며 웃었다.도연우는 병신 보는듯한 눈빛으로 최서준을 쳐다봤다. 그녀 역시 이 상황이 너무나도 우스웠다.최서준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회사 방송에서는 갑자기 엄숙한 목소리가 울렸다.“긴급 통지입니다. 모든 임직원은 급히 회의실로 향해 최 대표님의 취임사를 경청하겠습니다.”“외근 및 휴가 신청자를 제외한 모든 직원은 참석해야 하며 단 한 명도 결석해서는 안 됩니다. 각 부서의 팀장님들은 전원을 잘 단속하여 회의실의 질서를 보장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입니다.”방송 안내 소리는 무려 세 차례나 계속되었다.이 순간, 이퓨레 그룹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출근 중인 직원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오민욱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도연우는 놀란 나머지 참지 못하고 물었다.“민욱아,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최 대표님이 회의를 하다니?”“그래, 잘못 들은 거 아니야.”오민욱도 다소 놀라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해. 최 대표님은 계속 모습을 숨기시고 그렇게도 겸손하신 분이신데. 이번 기회에 직원들과 인사라도 하시려는 거겠지.”“민욱아, 새로운 대표가 취임하면 새로운 규정이 생길 텐데, 설마 그 불똥이 우리한테 튀는 건 아니겠지?”곽정연은 약간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그녀의 걱정도 일리는 있었다.필경 새로운 대표님이 취임하면 회사의 과거 재무 보고와 실적에 따라 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일단 조정한다면, 인원과 급여에 변동이 생길 것이다.간단하게 말하면 정리해고인 셈이다.오민욱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걱정 하지 마, 우리가 뭐 최
이때, 곽정원은 갑자기 손을 뻗어 한쪽의 최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민욱아, 이 새끼는 어떡하지? 아까 방송에서 반드시 전원 참석하라고 했는데.”오민욱도 어리둥절했다.최서준은 비록 그에 의해 해고되었지만, 아직 퇴직 절차를 마치지 못했으니 원칙대로라면 여전히 회사의 직원인 셈이다.그는 안색이 몇 번이나 바뀌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됐어. 그냥 데려가자. 회의 끝나고 꺼지라고 해도 늦지 않아.”말을 마치고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보았다.“최 씨, 너 운이 좋은 줄 알아. 꺼지기 전에 새 대표님까지 볼 수 있다니.”그리고 그들은 위풍당당하게 회의실로 향했다.이렇게 큰 회의실은 이미 직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모두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다.오민욱이 몇 사람을 데리고 막 들어오자, 양복 차림의 중년 남자가 웃으며 앞으로 나와 인사했다.“오 사장님, 오셨어요?”중년 남자는 유승리라고 그 역시 이퓨레 그룹의 총괄 매니저였다. 오민욱과는 사이가 괜찮은 편이었다.“자, 소개할게. 이분은 유 사장님이시고 재무 담당이야. 앞으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유 사장님의 도움을 받아도 돼.”“유 사장님, 인사드립니다!”“유 사장님께 인사 올립니다!”도연우와 진아영, 그리고 곽정원 세 사람은 즉시 예의 바르게 유승리에게 인사했다.유승리는 그들의 경외의 눈빛을 더없이 즐기며 손사래를 쳤다.“어려운 일이든 아니든 오 사장님의 사람이면 당연히 나 유승리의 친구와 마찬가지다. 친구끼리 돕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말을 마치자,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제일 뒤에 서있는 최서준을 보았다.“이분은?”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눈빛에는 언뜻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오민욱 총괄 매니저마저 그한테 굽신거리는데 최서준은 인사하기는커녕 시종일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체면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승리는 기분이 언짢았다.오민욱은 깨고소해하며 입을 열었다.“유 사장님, 이 새끼는 그저 제 밑에 새로 들어온 직원일 뿐입니다. 아직 펄이 없습니다. 제가
“유 사장님, 걱정 마세요. 다들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사람들이에요.”오민욱은 가슴을 쳐가면서 장담했다.그들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였다.유승리는 그제야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보름 전, 최 대표님을 뵌 적 있어요. 그때는 대표님이 금방 회사를 물려받았을 때라 갈피를 잡지 못하신 것 같았어요. 특별히 나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술자리를 마련했어요.”“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최 대표님께서 너무 원하셔서, 정말 못 말린다니까.”말을 거침없이 이어가던 그는 거만한 표정으로 주위를 쑥 둘러보았다.“최 대표님은 나를 초대하기 위해 특별히 개인 헬기까지 보내 마중 나오셨어요. 게다가 수억짜리 별장에 초대하여 수년 동안 간직해 온 수백만짜리 와인으로 대접했어요."“진짜요?”오민욱 등은 호들갑을 떨더니 잇달아 몸을 꼿꼿이 폈다.“당연히 진짜죠.”유승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임을 강조했다.“그거 알아요? 최 대표님의 별장은 어찌나 크고 호화로운지, 무려 열여덟 명의 하녀가 있었어요. 게다가 하나같이 피부가 눈처럼 하얗고 다리가 긴 미녀들이였어요. 제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깐요.”“그뿐만 아니라, 최 대표님네 변기마저도 순금으로 만들어졌어요.”유승리는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산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상하기는커녕 부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들이 넋을 잃고 듣고 있을 때, 한쪽에서 최서준의 피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저 듣고만 있기에는 그는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의 이 웃음은 순식간에 유승리의 적대심을 불러일으켰다.사람은 허세를 부릴 때 다른 사람이 비웃을까 봐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이다.유승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임마, 뭘 웃어? 내가 뭐 틀린 말이라도 했냐?”오민욱 등 그들도 안색이 어두워져서는 최서준을 쳐다봤다.“아무... 아무것도 아닙니다. 계속하세요.”최서준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고개를 저었다.‘유승리의 허세는 정말 그를 어이없게 만
그가 한창 흥이 나서 큰소리를 칠 때 최서준의 비웃음 소리가 다시 들렸다.유승리가 반응하기도 전에 최서준은 웃음을 금치 못하고 말했다.“아, 죄송합니다. 고의로 말을 끊은 게 아니라 진짜 참을 수가 없어서...”“임마, 아까부터 널 참고 있었어!”“그, 내가 바로 잡을게 있어.”최서준은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첫째, 최 대표의 별장에는 열여덟명의 하녀가 없어. 비록 정상적인 혈기 왕성한 남자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변태는 아니거든.”“둘째, 그의 집 변기도 순금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야. 돈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취향이 구린 건 아니거든. 게다가 졸부도 아니고.”“셋째, 최 대표에게는 여덟 명의 여자가 없어. 사실, 지금까지도 법적으로는 한 명뿐이야.”최서준은 잠깐 멈칫하더니 온 얼굴이 진지하게 굳어진 채 말을 계속 이어갔다.“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너랑 술 마신적조처 없어. 의형제를 맺을 일은 더더욱 없는거지.”“아니, 내가 뭐라 그러는 게 아니고. 너 정도 허세면 소설가를 해도 되겠어.”그의 말에 오민욱 등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짓고는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도연우도 따라서 양미간을 찌푸렸다.유승리의 말에 비하면 최서준의 말이 더욱 신빙성이 있었다.뒤늦게 반응한 유승리는 곧장 소리를 쳐댔다.“너 따위 일개 직원 주제 뭘 안다고 지껄여?”“유 사장님, 맞는 말씀이십니다.”오민욱은 최서준을 쳐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최서준, 유 사장님의 말이 허세라면 네 말은 허세가 아니야?”그는 코웃음을 치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설마 너도 최 대표님을 뵌 적 있는 건 아니겠지?”“그래, 이 녀석보다는 당연히 유 사장님을 믿지.”진아영은 이내 그들의 비위를 맞춰줬다.“최서준, 퉤, 네가 뭔데? 네가 뭔데 유 사장님을 의심해?”진아영은 최서준을 담금질 해댔다.뭇사람의 멸시하는 눈길을 받으며 최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그토록 최 대표에 대해 잘 아는 이유는 아주 간단해, 바로 내가 최 대
최서준의 행동을 가까이서 지켜보던 진아영의 안색이 변했다. “최서준, 지금 뭐 하는 거야?”그 말에 오민욱 등은 일제히 최서준을 바라보았다. “최 씨, 미쳤어? 당장 앉아.”오민욱의 얼굴이 갑자기 새파랗게 질렸다. 이렇게 엄숙한 자리에서 모두 최 대표님이 무대에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이 새끼는 지금 일어나서, 모르는 사람이 보면 최 대표님인 줄 알겠네.’도연우마저 너무 놀라 급히 소리쳤다. “최서준, 너 미쳤어? 아무리 민욱이에게 해고당했다고 해도 이렇게 복수할 필요는 없잖아.”“민욱아, 빨리 쟤 좀 말려.”곽정원은 얼른 주의를 주었다. “오 사장님, 당장 저 자식 잡아. 아니면 다들 저 새끼 때문에 망할지도 몰라.”그제야 알아차린 유승리는 낮은 소리로 호통쳤다. 오민욱은 이를 악물고 즉시 일어나 최서준을 잡아끌고는 최대한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최서준 씨, 아까는 장난이었어요. 해고한 게 아니니까 어서 앉으세요.”“내가 왜 앉아? 임 대표가 나더러 올라가라는데.”최서준은 오민욱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지랄 하지 마. 임 대표님이 초청한 사람은 최 대표님이지 네가 아니야.”그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가 아니라면 정말이지 한 대 갈겨주고 싶었다. 그는 지금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 최서준이 이 중요한 순간에 뛰어나와 소란을 피울 줄 알았더라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데리고 오지 않았을 것이다. 둘이 말하고 있을 때 회의실의 모든 사람의 눈길은 일제히 그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 사람들 지금 뭐 하는 거야?”“이 중요한 장소에서 꾸물거리며 이게 무슨 꼴이야?”“어서 제자리 앉도록 해. 괜히 최 대표님 눈에 띄어서 기분 나쁘게 하지 말고.”모든 임원은 저마다 분분히 의논하며 그들을 향해 수시로 아니꼬운 눈길을 던졌다. 끝내 회사의 신임 부장인 고상율이 초조한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최서준과 오민욱을 향해 큰소리를 쳤다. “너희 둘, 지금 뭣들 하는 거야? 어서 앉아.”“고 부장님, 이놈이 뭘 잘 못 먹었는지
아마 가장 격동된 것은 그 자리의 모든 싱글 여직원들이었을 것이다. 하나같이 모두 얼이 나간 표정이었다. 그들의 감격에 비해 무대아래의 오민욱 등 몇 사람은 벼락 맞은 듯 멍해지고 말았다. 눈앞의 모든 것은 너무나 충격이 커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했다. “최서준이 최 대표님이라고?”“이럴 수가!”순간 오민욱은 눈동자마저 극도의 경악으로 휘둥그레졌다. ‘이건 진짜가 아니야!’‘이건 꿈이야!’진아영과 오민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하고는 멍해 있었다.그들은 믿고 싶지 않았다.그리고 감히 믿을 수도 없었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그들이 믿지 않으려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이게 무슨 일이야?...”도연우는 몸을 휘청거렸다.입술이 터지도록 깨문 그녀의 얼굴색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시골에서 온 촌놈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최서준과 의연히 파혼하고 오민욱의 여자 친구가 되였다. 오민욱이 회사에서 그나마 잘나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너무 기뻤던 나머지, 최서준 앞에서 끝없는 거만과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녀는 최서준이 남자 친구 오민욱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했것이다. 그녀의 안목은 틀리지 않은 셈이다.그러나 현실은 그녀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최서준이 바로 이 그룹의 최 대표님이었다. 그들 모두의 사장님이었다. 우월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끝없는 후회로 대체됐다.게다가 이처럼 젊은 스타트업회사의 대표님의 몸값은 억대라 모든 사람은 그의 미래를 감히 예측할 수조차 없었다. 만약 그녀가 최서준과 파혼하지 않았더라면 그녀 도연우도 필연코 덕을 보게 될 것이고 나아가 도씨 가문 전체도 따라서 비약할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우수한 남자를 그녀는 자기 손으로 버렸던 것이다. 후회되었다.무한한 후회가 도연우의 가슴에 갈마들었다. 그들 외에도 멀리 물러나 앉아있던 유승리도 너무 놀란 나머지 걸상에서 떨어질 뻔했다. 그는 온 얼굴이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