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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진석은 그 자리에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 온몸의 힘이 쫙 풀리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황지예와 황지훈을 바라보며 냉랭하게 말했다.

“그리고 너희 둘, 여기서 바로 얘기할게. 면접 떨어졌어. 그리고 오늘부로 너희 둘은 바로 블랙리스트로 올라갈 거야. 영원히 이 회사에 입사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다시 면접 지원할 생각은 접어두고.”

황지훈과 황지예의 몸이 심하게 떨렸다. 아마도 밀려오는 분노와 후회의 감정을 육체가 감당하지 못하는 듯했다.

“뭐해, 빨리 쫓아내지 않고!”

보안팀 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린 임상아는 바로 회의실을 벗어났다.

조규찬이 차갑게 웃으며 진석을 포함한 그 셋을 바라보며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얘들아, 빨리 움직여. 이 망할 자식들 쫓아내야지.”

조규찬의 등 뒤에서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보안팀 직원들이 달려 나와 셋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최서준은 이퓨레 코스메틱 대표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역시 자신의 사무실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는 대표실 한쪽의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퓨레 코스메틱 회사 위치선정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한 것 같았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회사였지만 탁 트인 주위 풍경에 먼 곳의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기막힌 도시 뷰가 보였다.

한창 풍경을 감상하고 있던 그 순간,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최서준이 발걸음을 옮겨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대표실로 들어선 임상아가 미안한 기색을 내비치며 최서준에게 얘기했다.

“최 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 전 일은 저도 미처 예상 못 한 일이라….”

“괜찮아, 나도 임 대표 탓 아닌 거 알아.”

임상아를 가볍게 위로하던 최서준이 서랍을 열었다.

“아, 맞다. 회사에 찻잎은 있나?”

“있습니다, 지금 바로 갖다 드릴게요.”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임상아가 최서준의 등 뒤에 있는 책장으로 가 찻잎 한 봉지를 꺼내 직접 차를 우리기 시작했다.

최서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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