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딱 그러겠다면? 최우빈, 당신이 남양에서의 힘이 엄청나다는 거 알아. 어쩌면 밖에서 나는 당신의 발끝도 쫓아가지 못하겠지. 하지만 잊지 마, 여기는 내 구역이야!”이 말이 나오자, 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일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잇달아 번쩍번쩍한 칼을 꺼내 들었다. 마치 우르르 달려들어 두 사람의 몸을 토막 낼 태세로 말이다.최우빈은 즉시 최서준을 자신의 뒤로 숨겼다.“물러가!”최서준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자, 최우빈은 그의 몸 뒤로 물러났다.이윽고 최서준의 눈빛이 앞의 칼을 든 십여 명의 사내들 몸을 스쳐 지나갔고, 평소와 같은 얼굴빛으로 주남평을 바라보며 말했다.“주남평, 만약 내가 당신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날 협박하는 건가?”주남평은 화가 나서 웃으며 물었다.“아니, 아니! 위협하는 게 아니라 선의로 미리 주의를 주는거야. 당신 손에 있는 증거는 단명을 부르거든. 당신이 그걸 내놓든 안 내놓든 결국 모두 죽게 될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최서준은 웃는 듯 안 웃는 듯하며 이렇게 말했다.“어떤 사람들이 당신이 죽기를 바라는지 짐작해 보지 않을래?”그의 말소리가 끝남에 따라 주남평이 침묵했다.그를 가장 죽게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겠는가, 당연히 조씨 가문일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 줄기 희망을 바라고 있었다. 자신이 이를 악물면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말이다.최서준은 그의 마음속 몸부림을 알아차리고 또 이렇게 말했다.“당신이 만약 그 물건을 나에게 맡긴다면, 난 당신이 죽지 않게 할 수 있어.”“어떻게 그걸 보장하죠?”주남평은 흠칫하더니 이내 냉소했다.“최우빈을 믿고 이러는 건가요? 인정합니다. 최우빈은 남양의 실세라는 걸. 하지만 그렇게 큰 조씨 가문과 비교하려면 아직 여전히 부족해요.”어리석지 않은 그는 이해득실을 따질 줄 알기 때문에 여전히 내놓을 생각이 없었다.그러자 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최우빈 혼자로는 부족하지만, 나까지 더하면 충분해.”“
“자객이 있다!”“형님을 보호하라!”이 광경을 본 부하들은 얼굴빛이 돌변하더니 즉시 생수 배달원에게 덤벼들었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생수 배달원은 어느새 주남평 가까이에 도착했다.그는 두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굽힌 채 주남평의 목을 향해 돌진했다.“형님, 조심하세요.”주남평의 옆에 있던 부하가 두말없이 막아섰다가 목뼈가 순간적으로 부서지며 즉시 숨이 끊겼다.주남평은 그 틈을 타서 옆으로 구르다 앞으로 푹 고꾸라졌다.“살려줘!”주남평은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그제야 부하들이 달려들어 생수 배달원과 싸움이 붙었다.“저놈을 죽여! 죽여!”“저놈을 갈기갈기 찢어버려!”주남평이 연신 울부짖었다.수많은 부하의 포위 공격에 생수 배달원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고, 한 번 손을 쓸 때마다 한 명씩 죽어 나갈 정도로 잔혹함이 극에 달했다.불과 십몇 초 사이에 주남평의 부하들이 전부 다 죽고 현장에 그 혼자만 남았다.주남평은 놀라서 꽈당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주저앉더니 잔뜩 겁먹어서 말했다.“당... 당신 도대체 누구야?”생수 배달원이 천천히 마스크를 벗자 험상궂은 얼굴이 드러났다.“주남평, 조명휘 도련님께서 당신을 박무한과 만나게 해주라 했어.”“조명휘?”주남평은 흠칫 놀라더니 급히 변명했다.“형님, 살... 살려주세요. 제발요. 조명휘 도련님한테 전해주세요. 다 헛소문이라고. 저는 무슨 녹음 파일 같은 거 갖고 있지 않아요.”“저 맹세할 수 있어요!”“있는지 없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도련님이 당신을 죽이려 한다는 거지.”생수 배달원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왔다.주남평은 철저히 절망에 빠졌다. 조씨 가문이 이렇게 독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도망칠걸 그랬다.이때 냉랭한 목소리가 문어귀에서 들려왔다.“주남평, 녹음 파일을 내놓기만 하면 목숨은 살려줄게.”갑작스러운 이 소리에 주남평은 눈을 번쩍 떴다.익숙한 두 사람이 문어귀에 서 있었다. 아니, 이건 최서준과 최우빈이 아닌가?생수 배달원도 홱 돌아서더니
주먹이 벽에 부딪힌 것처럼 아예 한 치도 나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그의 주먹은 철판도 쳐서 변형시킬 수 있는데 말이다.“보이지 않게 힘을 쓰는 방식을 이제 막 터득한 무도인일 뿐이군. 너무 약해.”최서준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실망한 듯 내뱉은 말소리가 생수 배달원의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이 사람은 고수다!생수 배달원은 온몸의 솜털이 일어섰고, 그의 몸에서 손을 뗀 후 부랴부랴 문을 박차고 도망쳤다.“도망칠 수 있겠어?”최서준은 눈빛이 번쩍하더니 손에 언제 나타났는지 젓가락 하나가 들려 있었다.공기를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꽤 멀리 뛰어나간 생수 배달원의 몸이 갑자기 그 자리에 굳어져 움직이지 않았다.자세히 보면, 젓가락이 그의 뒤통수를 꿰뚫었고, 젓가락의 절반이 깊숙이 꽂혔다.쿵! 생수 배달원은 억울한 듯 눈을 크게 뜬 채 무겁게 땅에 거꾸러졌다.자기 목숨을 빼앗은 것이 젓가락일 것이라 생각이나 했겠는가.이 광경을 지켜본 최우빈은 최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에 경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역시 도련님! 젓가락으로 사람을 죽이다니!이때 주남평은 이미 얼이 나간 상태였다. 자신의 10여 명 부하를 죽인 사람이 이렇게 죽다니? 게다가 젓가락 하나에 죽음을 당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이내 최서준 앞으로 다가와 굽신거렸다.“살려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어이 주씨, 아까는 잘난 척하지 않았어?”최우빈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때는 이분이 이렇게 대단한 줄을 몰랐잖아요.”주남평이 억지 웃음을 지었다.그러자 최서준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조씨 가문의 녹음 파일이나 내놔.”“잠시만 기다리세요. 지금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주남평이 감히 꾸물거리지 못하고 즉시 돌아서서 방에 들어가더니 금고를 열고 안에서 구식 폴더폰을 꺼냈다.그는 폴더폰을 공손하게 최서준에게 건넸다.“녹음이 이 안에 있습니다.”최서준이 받으려고 손을 내밀자 그는 갑자기 이를
최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느낀 주남평은 온몸의 솜털이 일어섰다.‘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깡패일까? 조씨 가문이 이 사람에게 미움을 샀으니 철저히 끝장났네.’그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최서준을 쳐다보았다.“당... 당신은 박무한을 죽인 한성 보육원 잔당이었어?”끝내 알았다. 눈앞의 깡패가 바로 최근 악명 높은 그 청동 가면을 쓴 사람이다.이 사람이 박재형과 박성태를 죽인 후, 박씨 가문 생신 잔치에서 소란을 피우고 숱한 사람들 앞에서 박무한 등 여러 박씨 가문 주요 인물을 죽였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자기가 녹음 파일을 넘겨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눈 하나 깜짝 않고 사람을 죽이는 이 깡패의 스타일로 볼 때 그도 끝장났을 것이다.“멍청하지는 않군.”최서준이 덤덤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돌려 최우빈에게 말했다.“이들 일가가 하루빨리 출국하게 준비해 줘.”“네, 도련님.”최우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즉시 전화를 걸었다.얼마 안 지나 주남평 일가는 최우빈이 부른 사람을 따라 다른 곳으로 옮겨갔고, 그날 저녁에 바로 미얀마행 배를 탔다.마지막에 최우빈이 땅바닥에 있는 생수 배달원을 가리키며 물었다.“도련님, 이 시신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조씨 저택 앞에 갖다 버려. 피값은 피로 갚아야 하고, 박씨 가문 다음이 그들이라는 것을 알려줘야지.”최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저녁부터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을 하루건너 한 명씩 죽일 거야. 조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다 죽일 때까지.”“물론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는 있어. 한 달 안에 조씨 가문 전체가 한성 보육원의 모든 사망자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죄를 인정한다면 시신은 온전케 해줄 수 있어.”“네.”최우빈이 고개를 끄덕였고, 최서준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는 중얼거렸다.“남양의 하늘이 무너지겠군.”그는 벌써 조씨 가문에 시신이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처럼 흐르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10여 분 후, 평상복 차
조훈은 사람들을 둘러보고 나서 말했다.“그놈은 지금 우리 조씨 가문을 주시하고 있어요.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지막에 다 같이 끝장날 수밖에 없어요.”“큰형님, 우리 이제 어떻게 해요? 무조건 협조할 테니 솔직하게 말해주세요.”조훈은 사람들을 살펴본 후, 모두가 자기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노조께서 이미 막내 제자를 보냈어요. 지금 오는 길이고 3일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노조의 제자가 도와준다면 그 새끼가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하늘을 뒤집지는 못하겠지.”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노조는 조씨 가문의 정신적 신앙과도 같다. 그분이 이 일에 관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조훈은 말머리를 돌렸다.“그런데 최근 들어 노조께서 우리 조씨 가문을 못마땅해하고 있어요. 자그마한 주씨 일가도 감히 우리 조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는데, 다른 가문은 더 말할 것도 없죠.”“노조의 의견은 앞으로 전체 남양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고 반대자가 있으면 전부 진압하라는 것입니다.”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그의 눈에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오늘부터 우리 조씨 가문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세력을 확장할 것이다. 나에게 순종하는 자는 창성할 것이고, 거역하는 자는 멸망할 것이다.”“네!”모든 사람이 기립해 한바탕 해볼 의지를 불태웠고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가장 신난 것은 당연히 조명휘다. 끝내 이것저것 얽매이지 않을 수 있게 됐으니까.그가 맨 먼저 할 일은 김지유라는 최상품을 자기 침대에 눕히고 제대로 맛보는 것이다.물론 최씨 그 쓰레기는 살자니 고통스럽고, 죽자니 죽을 수 없게 해줄 것이다.회의가 끝난 후 한 남자가 조명휘를 불러 세웠다.“명휘야, 잠깐만.”조명휘가 고개를 돌려보니 넷째 삼촌 조태였다.이 넷째 삼촌에 대해 조명휘는 항상 무시해 왔다.그보다 더 방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계집질하고 도박하고, 심지어 마약까지 못 하는 것이 없는 데다 양갓집
성적 충동 때문에 제정신이 아닌 조태는 이 갑작스러운 소리에 웃고 있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그가 급히 고개를 돌려 보니 깔끔한 검은색 옷차림의 청년이 언제부터인지 방에 들어와 있었다.청년은 테이블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청년은 다름 아닌 최서준이다.“네 이놈, 누구야? 너... 너 어떻게 들어왔어?”조태는 깜짝 놀라 소리 질렀다.그의 별장에는 10여 명의 경호원이 있고, 모두가 셰퍼드 한 마리씩 가지고 있다.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는 전혀 기척을 듣지 못했다.“내가 누구냐고?”최서준은 천천히 차를 음미하며 말했다.“좋은 질문이야. 나는 너희 조씨 가문의 악몽이고 지옥에서 목숨값 받으러 온 악마야. 너희 조씨 가문의 모든 사람에게 빚을 받으러 왔지.”“내가 어떻게 들어왔냐고? 아주 간단해. 당연히 활개 치며 걸어 들어왔지.”이 말을 들은 조태는 뭔가 생각난 듯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너... 너는 그 짐승 같은 놈, 한성 보육원 잔당이구나?”그는 최서준이 정말 말한 대로 조씨 가문의 사람을 죽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그 첫 번째 대상이 나라니.’다음 순간 그는 냅다 침대머리로 뛰어가 베개 밑에서 권총을 더듬어 꺼냈다.그가 최서준을 향해 총을 쏘려는 순간, 젓가락 한 개가 공기를 가르며 날아오더니 총을 잡은 그의 손을 벽에 박아 넣었다.젓가락은 1/3 정도가 벽을 뚫고 들어갔고, 피가 콸콸 쏟아졌다.“아!”조태는 비명을 지르며 손에 쥐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재미없어.”최서준은 고개를 숙이고 찻잔에 남은 향기를 음미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원래 몇 분 더 살려둘 생각이었는데, 아쉽게도 당신은 너무 급하게 환생을 서두르고 있어.”조태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공포감을 떨쳐내지 못했다.“아니, 날 죽이지 마. 죽이지만 않으면 뭐든 다 줄 수 있어. 나 돈이 많아...”“맞아. 나 돈이 아주 많아. 다 줄게. 그리고
“뭐라고요?”김지유가 놀라며 되물었다.윤희은은 숨을 돌린 후, 오늘 저녁에 들은 소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전했다.듣고 난 후, 김지유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놀란 것은 도담이 동생이 또 살인했고, 게다가 조씨 가문의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다.조씨 가문은 남양 최고 명문가로, 박씨 가문과는 비교도 안 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그녀가 기뻤던 것은, 박씨 가문 사건이 끝난 후 하루도 도담이 동생을 그리워하지 않은 날이 없었지만 줄곧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도담이 동생이 조씨 가문의 사람을 죽였다니 잠시 무사하다는 것이다.“지유야, 너희 도담이 동생이 이번에는 큰 사고를 쳤어.”윤희은이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 말했다.“이번에 죽인 사람은 조씨 가문의 넷째 조태야. 지금 조씨 가문 전체가 분노하여 미친 듯이 모든 것을 동원해 그 녀석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대외적으로 1,000억의 현상금을 걸고 그를 잡고 있어.”이 말을 들은 김지유는 가냘픈 몸을 부르르 떨었고 아름다운 눈에 끝없는 걱정이 밀려왔다.조씨 가문에서 실제로 행동하기 시작했는데 도담이 동생이 피할 수 있을까?윤희은이 엄숙한 표정으로 김지유를 바라보았다.“지유야, 지금 그 녀석을 구할 사람은 너밖에 없어.”“나?”김지유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래, 바로 너.”윤희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녀석에게 너는 보육원에서 같이 자란 누나이자 이 세상에 몇 안 되는 가족이잖아. 네 말은 귀담아듣겠지.”“경찰 측과 손잡으라고 그 녀석을 설득해 줘.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르면 안 돼. 그러면 신선도 그 녀석을 구할 수 없어.”이 말을 들은 김지유는 저도 모르게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희은 언니,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나는 도담이 동생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어떻게 그와 연락해요?”“그건 내가 방법을 찾아볼 테니까, 넌 약속만 하면 돼.”그 녀석이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을 하루건너 한 명씩 죽이겠다고
“알았어. 지금 회사에 나갈게.”김지유가 전화를 끊은 후 대충 씻고 나서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집을 나서려 했다.1층을 지날 때 최서준이 아침밥을 들고나왔다.“오늘 토요일 아니야?”“회사에 좀 처리할 일이 있어서.”김지유는 대답하고 바로 문을 나섰다.그녀가 조명휘 얘기를 꺼내지 않은 원인은 주로 최서준이 또 지난번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할까 봐 걱정돼서였다.잠시 후, 김지유는 해성그룹에 도착했다. 그녀가 사무실 입구까지 갔을 때, 양복 차림에 장미 꽃다발을 든 청년이 자기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다름 아닌 조명휘였다. 그는 김지유를 보자마자 꽃을 들고 걸어왔다.“지유야, 왜 이제야 왔어? 나 30분이나 기다렸어.”“이건 내가 특별히 너를 위해 준비한 꽃이야. 맘에 들어?”“조명휘, 용건이 뭐야?”김지유는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조명휘는 눈에 차가운 기운이 살짝 돌았지만 겉으로는 웃으며 말했다.“지유야, 내가 오늘 여기 온 건 나쁜 의도가 없어. 나를 이렇게 배척할 필요는 없잖아?”조씨 가문도 한성 보육원 방화 사건에 참여했다는 것을 안 뒤로 그녀는 조명휘에 대해 더욱 증오하고 적대시했다.조명휘는 입구로 가더니 문을 닫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유야, 나는 우리가 진지하게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네가 얼마 전 4,000억 투자를 받아서 잠시 회사의 자금난을 해결했지만 투자 유치는 첫걸음일 뿐이고 비즈니스는 제품에 의존한다는 걸 너도 알잖아. 변화가 없으면 조만간 또 새로운 난제에 직면할 거야.”“조명휘,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김지유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조명휘가 말한 문제를 그녀가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다.조명휘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우리 회사에서 최근 신형 화장품을 개발했는데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너도 알고 있지?”“나한테 자랑하러 온 거야?”김지유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조명휘 소유 회사인 명휘그룹은 해성그룹과 마
“왜 그럽니까? 정말 화가 난 겁니까? 이제 시작인데 가려고 하다니요.”청룡이 그를 붙잡았다.“비경에서 며칠 동안 있었더니 집의 일이 밀려서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겁니다.”최서준이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경성에 집이 있어요? 경성에 자주 오갈 건가 봐요. 그럼 그렇게 해요. 나중에 찾아가면 날 내쫓지 말고요.”청룡은 최서준이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얘기했다.“당연히 환영할 거예요.”인사를 마친 후, 최서준은 김지유와 함께 기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올랐다.그제야 두 사람은 단둘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하늘 위에서. 최서준이 멈춰 섰다. 그러자 김지유가 그대로 최서준의 등에 이마를 박았다.“왜 그래, 서준아?”김지유가 가볍게 물었다.“누나, 보육원 사건의 원수를 알아냈어.”그 말에 김지유의 표정이 확 변했다.그녀는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물었다.“누구야. 어디 있는데?”그 말에서 김지유의 살기가 흘러나왔다.“누나, 내가 할게. 누나는 가만히 있어. 누나한테 이 얘기를 하는 건 그저 누나한테 비밀로 하고 싶지 않아서야.”최서준은 약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서준아, 예전 같았으면 나도 가만히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실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어떻게 네 뒤에 숨어만 있겠어. 보육원의 복수는 너 혼자 할 게 아니야. 말해. 도대체 누구인지. 누가 인간의 탈을 쓰고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한 건지.”김지유는 담담한 척 말하고 있었지만 최서준은 김지유의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경성 진씨 가문이야.”“가자.”김지유는 바로 최서준을 끌고 진씨 가문으로 가려고 했다.무군의 속도는 아주 빨라서 두 사람은 눈 깜빡할 사이에 경성 진씨 가문 상공에 도착했다.북적거리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의 진씨 가문은 아주 조용했다. “최서준, 정말 다 죽일 거야? 미리 얘기해 주는데, 이곳에만 해도 무군이 수두룩해. 게다가 진씨 가문 비경 안에 괴물이 잠들어있을
진씨 가문 저택 속의 비경.한 노인이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이던 방문을 다 열어젖혔다.“무슨 일이야!”그는 바로 전대 가주, 즉 진이군의 아버지인 진정수였다.진정수는 진씨 가문 비경에서 계속 폐관 수련하면서 무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하지만 아까 이상한 점을 느끼고 갑자기 나온 것이었다.진정수가 나오자 옆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이러는 거야. 체통을 지켜야지.”가문의 사람들이 벌벌 떨면서 얘기하는 것을 본 진정수가 가볍게 꾸짖었다.“가주님이... 가주님이 돌아가셨습니다.”“뭐라고?”진정수가 멍해서 되물었다.“가주님뿐만이 아니라 첫째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도 사망하셨습니다.”사람들이 보고했다.그러자 진정수가 분에 차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아들도 죽었고 손자도 죽었다.“누구냐. 말해. 경성의 다른 가문이야? 아니면 종문이야?”진정수가 물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는 적수는 이들밖에 없었다.“아닙니다. 최서준입니다.”“최서준이 누구지?”진정수는 기억을 되짚었다. 하지만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을 떠올리지 못했다.“최서준은 현재 대하 현무의 수장입니다. 20대 초반의 젊은이죠.”“뭐? 그럴 리가 없어!”진정수가 놀라서 대답했다.진이군이 가주를 맡으면서 수련을 게을리했다고 해도 무군 세 번째 단계의 고수다.그런데 20대 초반의 젊은이한테 살해당하다니.이런 일은 거의 있을 수가 없다.“사실입니다. 가주님은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잘려서 살해당했습니다. 현재 모든 무술계에서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최서준은 어디 있는 거야!”진정수는 몇 십년 동안 수련을 하면서 정신력을 키웠지만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당장 최서준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경성의 한 기지.사람들이 모여서 웃으며 말하고 있었다.이곳은 최서준의 공로를 축하하는 연회장이었다.진성철은 먼저 몇 마디 하고 떠났다. 진성철이 간 후 청룡이 나서서 연회를 이끌었다.현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
진성철은 최서준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최서준, 여기서 멈춰야 해. 날 죽인다면 한씨 가문은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우리 한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한민기가 얘기했다.“멈추라고? 웃기네. 난 한 번도 시작한 적이 없어. 모두 너희가 먼저 시작해서 날 죽이려고 든 거지. 지금 와서 멈추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당신이야말로 대단하네. 두 아들이 다 내 손에서 죽었는데 이렇게 침착하다니. 보니까 아들도 별거 아니었나 봐?”최서준이 차갑게 말하면서 비웃었다.그 말을 들은 한민기는 미간을 팍 좁혔다.최서준의 말투를 들어보니 한민기를 놓아주지 않을 게 뻔했다.그러자 한민기는 생각을 바꿨다.“최서준, 정말 죽고 싶은 거야?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실력으로 우리 한씨 가문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웃기지 마.”한민기가 그렇게 얘기하고 바로 자기 기운을 뿜어냈다.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최서준과 싸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한 그림자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한민기의 가슴을 팍하고 쳤다.한민기의 가슴이 움푹 꺼져 들어갔다. 그사이에 작은 벌레가 한민기의 몸속으로 들어갔다.“네가 서준이를 괴롭힌 사람이야?”갑자기 나타난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다.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한민기를 쳐다보고 있었다.“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한민기는 하얀 벌레 한 마리가 자기 피부를 찢고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라서 김지유를 가리키며 말했다.“계속해서 서준이를 괴롭히다니. 서준이한테 이런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나 봐?”김지유가 차갑게 얘기했다.한민기의 몸은 눈에 띄게 말라갔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가죽만 남았다.김지유는 그제야 최서준을 향해 걸어갔다.“누나가 왜 왔어?”최서준이 다가가 먼저 물었다.“서준아, 오늘은 네가 오는 날이잖아. 내가 안 올 수 없지. 어디로 오는지 몰라서 헤맸는데 아까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봤어. 그래서 바로 달려온 거야.”김지유가 해명했다.“누나, 소개해 줄게. 여기는 청룡이야. 그리고 여기는
‘노조는 어디 간 거지?’진이군은 그제야 불길한 생각이 떠올랐다.‘최서준의 실력이 이 정도라니... 설마...? 아니, 그럴 수가 없어!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야! 그저 잠시 무슨 사정이 생겨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야.’진이군은 그제야 본인이 최서준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얘기했다. 지금 반드시 도망쳐야 한다. 그 생각에 진이군이 입을 열었다.“현무, 너 미쳤어? 난 진씨 가문 가주야! 날 죽이려고 하다니. 정말 진씨 가문과 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진이군은 진씨 가문을 핑계로 최서준을 진정시키고 싶었다.하지만 최서준은 진씨 가문을 다 죽이려고 하고 있다.최서준은 진이군을 향해 달려들었다.먼지 속에서, 최서준은 더욱 쉽게 상대를 죽일 수 있었다.결계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최서준은 용연검을 꺼내더니 바로 진이군을 쫓아갔다.“저렇게 빠르다고?”사람들은 최서준의 속도를 보고 놀라서 입을 딱 벌렸다.이 속도는 무군 세 번째 단계의 속도가 아니다.“너희 노조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금 그곳으로 보내줄게.”최서준은 진이군을 쫓아갔다. 진이군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기 목에 검이 꽂히는 순간을 지켜보았다.용연검을 빠르게 진이군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진이군은 머리가 잘린 채 바닥에 툭 쓰러졌다.“뭐야! 진씨 가문 가주가 죽었어!”“큰일이다. 앞으로 경성에 피바람이 불겠어.”“그러게 말이야. 진씨 가문 가주가 사람들 앞에서 죽다니. 진씨 가문이 현무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진씨 가문에 숨겨진 실력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무는 이제 끝장이야.”“가자, 더 이상 이 일에 엮이면 안 돼.”사람들은 최서준이 그들 앞에서 진이군을 죽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그래도 한 가문의 가주이고 실력도 비슷하니 그저 잠깐의 헤프닝으로 그칠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얼른 도망가려고 했다.어느새 이곳에는 한씨 가문 가주 한민기만 남았다.도망가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니다.그는
“그래?”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겼다.한씨 가문 노조는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본인의 몸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이,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이렇게 쉽게 죽다니.“이건 네 결계가 아니라 네 세계인 거야?”죽기 전, 한씨 가문 노조가 마지막 말을 남겼다.최서준은 세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지만 분명 결계보다 더욱 강한 것이라고 생각했다.이게 세계라는 것이었구나.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최서준은 차가운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쳐다보았다.“살려줘, 내가 아까 말한 건 다 가짜야. 내가 널 속인 거야. 제발 날 살려줘. 원하는 건 내가 다 줄게!”진씨 가문 노조는 한씨 가문 노조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최서준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하자마자 잘못된 것을 느끼고 벌벌 떨면서 사과를 빌었다.“지금 빌어도 늦었어. 나만 죽이려고 했다면 모르겠지만 넌 절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죽였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얘기했잖아. 진씨 가문 전체를 죽일 거라고. 먼저 가서 기다리면 진씨 가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최서준은 충혈된 두 눈으로 진씨 가문 노조를 노려보면서 손을 휘저었다.그러자 진씨 가문 노조의 몸이 그대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최서준은 바로 비경 입구 쪽에 다시 나타났다.최서준이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봐, 현무야! 아까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어!”“그런데 진씨 가문 노조는 어디 가고 최서준만 나타난 거지?”“설마 최서준이 이긴 건가?”“그럴 리가 없어. 아마 진씨 가문 노조가 현무를 쉽게 이기지 못해서 먼저 떠난 거 아닐까?”두 사람이 싸우던 모습을 본 사람들이 얘기했다.“그런 것 같아.”사람들이 얘기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씨 가문 노조도 참여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씨 가문 노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사람들은 그저 진씨 가문 노조가 떠났다고 생각하지 최서준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하긴 두 사람이 다 무
그 순간, 커다란 비경이 두 사람을 덮었다.두 사람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웃으면서 얘기했다.“이런 애송이도 못 처리해서 날 부른 거야?”한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게 말이야. 우리 둘이 동시에 나섰던 건 최씨 가문을 상대할 때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도 마찬가지네.”진씨 가문 노조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럼 진씨 가문과 한씨 가문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건 가짜인 모양이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던 최서준이 얘기했다. “사이가 안 좋다고? 그건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지.”한씨 가문 노조가 웃으면서 얘기했다.두 사람은 최서준은 제압한 채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진씨 가문 노조도 얘기했다.“이렇게 해야 대하도 마음 놓고 보고만 있지. 됐어. 설명해도 넌 모르잖아.”“넌 이미 내 결계에 빠졌어. 마지막으로 말할게. 신의 결정을 내놔. 그러면 살려줄지도 모르니까.”“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워. 저 자를 죽이고 시체를 뒤지면 나올 것 아니야.”한씨 가문 노조가 얘기했다.“결계? 이거 말하는 건가?”최서준이 손가락을 튕기자 늪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도 그대로 파멸했다.그러자 힘의 반동 때문에 진씨 가문 노조가 가슴을 부여잡고 입에서 피를 토해냈다.“이럴 수가!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내 결계를 파한 거지? 도대체 무슨 수단을 쓴 거야!”진씨 가문 노조는 놀란 표정으로 얘기했다.진씨 가문 노조의 결계 밖에는 한씨 가문 노조의 결계가 한층 더 있었다.그래서 한씨 가문 노조는 바로 최서준의 몸을 묶었다. “네 결계와 상성이 안 맞나보지. 내가 처리할게.”한씨 가문 노조가 나섰다.“그렇게 생각해?”최서준이 또 손가락을 튕겼다.쩌적.결계에 금이 가더니 이내 완전히 깨져버렸다.그러자 한씨 가문 노조도 똑같이 피를 뿜어내며 힘의 반동을 느끼고 있었다.두 사람은 그제야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건 경성이 아니다!“여긴 어디야.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
“그러게 말이야. 현무가 저렇게 이성을 잃은 모습은 처음 봐. 이번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비경을 손에 넣고 다른 명문가들을 이길 수도 있었을 수도 있는데.”“젊은 사람이 좀 참지.”사람들은 저마다 안타까워하면서 얘기했다.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서준의 표정을 보니 대강 알 것 같았다.구경꾼뿐만이 아니라 최서준 옆에 있던 청룡과 진성철도 이상함을 느꼈다.무슨 일이기에 최서준이 이렇게 이성을 잃고 달려든단 말인가.하지만 지금 머리를 짠다고 해서 생각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감히, 우리 진씨 가문 노조한테 달려들다니. 최서준 넌 죽었어.”진이군은 차갑게 웃고 청룡과 진성철을 보면서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두 가문이 의견이 자주 맞는 건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할 수밖에 없군요.”한민기도 옆에서 비릿하게 웃으며 얘기했다.하늘 위.진씨 가문 노조는 최서준을 죽이려고 일부러 최서준을 유인했다.뒤로 따라오는 최서준을 보면서 진씨 가문 노조는 차갑게 최서준을 노려보았다.한순간. 노조가 뒤를 돌자 두 사람이 하늘에서 부딪혔다.쿵.굉음과 함께 기운이 부딪혀 파문을 일으켰다.두 사람은 기운이 튕겨 나갔다.“뭐? 이게 뭐야! 현무는 그저 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진씨 가문 노조의 공격을 막아냈어!”“막아낸 게 아니라 튕겨 난 거잖아.”두 사람의 그림자를 본 사람들이 밑에서 수군거렸다.청룡과 진성철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드러났다.현무가 이렇게 강했다니.두 사람은 어느새 희망을 품게 되었다.‘현무, 당신은 무사해야 해!’하늘 위.튕겨 난 진씨 가문 노조도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드러냈다.무군 세 번째 단계일 뿐인데 그의 공격을 막아내다니. 진씨 가문 노조는 무군 여섯 번째 단계인데 말이다.“너... 도대체 뭐 하는 놈이야!”“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놈. 노조가 되었다고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우리 누나도 당신을 쉽게 죽일 수 있을 정도야.”최서준이 대수롭지 않게 얘기
최서준은 진씨 가문 노조가 결정을 달라고 해서 그대로 줄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바로 대답했다.“없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감히 이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정말 현무라고 해서 내가 널 못 건드릴 줄 알아? 좋게 얘기할 때 못 알아듣는 거야?”진씨 가문 노조가 금세 화를 냈다. 아무리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다.“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입니다. 먼저 그런 태도로 나오셨으니 저도 어쩔 수 없죠.”최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그의 말에는 비웃음이 가득 담겨있었다.“너 이 자식...! 애초에 최씨 가문의 씨를 다 말려버렸어야 했는데. 역시 최씨 가문 핏줄이라 알아서 죽음의 길을 걷는구나!”진씨 가문 노조는 비웃음 앞에서 갑자기 화를 거두고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이 바로 물었다.“그게 무슨 뜻이죠?”“무슨 뜻인지는 네가 가장 잘 알 텐데.”“그럼 그때 보육원의 일, 진씨 가문이 한 겁니까?”“그렇다면 어쩔 건데. 최서준, 그 보육원의 일은 진씨 가문이 시킨 거야. 게다가 최씨 가문이 망한 것도 우리 진씨 가문이 개입했던 일이야.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진씨 가문 노조는 그저 머릿속으로 최서준에게 얘기할 뿐이었다.아무리 노조라고 해도 사람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 말을 들은 최서준은 그 순간 눈이 충혈되고 피눈물이 흘렀다.‘드디어, 드디어 찾았다!’무후 세 번째 단계인 그의 기운이 폭발했다.“현무! 진정해!”청룡은 그 모습을 보고 진성철을 보호하면서 최서준의 귓가에 얘기했다.“현무, 저 자는 그저 당신을 도발하려고 하는 겁니다. 당신이 먼저 공격하면 저 자는 당신을 바로 죽일 겁니다. 제발 진정해요! 이 함정에 빠지지 말란 말이에요!”오랫동안 찾은 범인이 이곳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최서준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원장님, 같이 놀던 친구들... 적어도 100여 명은 되었다.“날 죽이고 싶었으면 나만 죽일 것이지
“이런 존재가 있다니! 수련계에서도 처음 들어보는 일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을 내뱉었다.하늘에 있던 두 무군도 최서준을 향해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내왔다.“무군 세 번째 단계라니. 그래, 네가 이 비경을 가지게 되었구나.”그중 한 사람이 최서준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요?”최서준이 대답했다.최서준은 비경 입구 쪽에 있는 두 무군의 실력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저 무군 중기일 뿐이다. 아무리 높다고 해도 무군 여섯 번째 단계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역시 너였어! 무군이 되자마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들다니. 선배를 향한 존경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 무군이 되면 우리와 맞서 싸워 이길 줄 알았어?”노인은 그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냈다.“당신들이야말로 계속 우리를 깔보는 식으로 얘기했잖아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왜요? 내가 비경을 갖고 나니까 날 죽이기라도 하게요?”최서준은 노인의 앞에서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뭐? 최서준이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마지막 승자가 최서준일 줄이야!”“그러게 말이야. 명문가가 아니면 정양부가 비경의 주인이 될 줄 알았는데, 최서준이 혼자서 이 비경을 손에 넣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사람들은 놀라서 감탄했다.하지만 누군가가 그 상황을 보면서 얘기했다.“아무리 비경을 손에 넣는다고 해도 지키지는 못할걸?”그러자 다른 사람이 되물었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진씨 가문의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최서준을 괴롭히고 있잖아. 아무리 비경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진짜 난관은 지금부터 시작이야.”“하긴, 진씨 가문뿐만이 아니라 한씨 가문도 옆에 있잖아. 아무리 최서준이 대하 현무라고 해도 동시에 두 가문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거야.”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어느새 그들의 귀에까지 들려왔다.진씨 가문 노조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억지로 막아 나서도, 이대로 보내도 속이 시원치 않았다.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