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준이 별장에 돌아왔을 때, 집안은 온통 칠흑같이 어두웠고, 김지유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그가 김지유에게 전화를 걸려고 할 때, 최우빈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도련님, 이전에 저한테 맡기신 일이 조금 진전이 있는 것 같습니다.”“알겠어. 곧 너한테 갈게.”최서준이 눈빛이 반짝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김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너 언제 퇴근해? 외출할 일이 있어서 나는 좀 늦게 돌아올 것 같아.”“나 회사에서 야근하고 있어. 넌 바쁜 일 먼저 봐, 나 신경 쓰지 말고.”김지유는 말을 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최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최우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그 시각, 해성 그룹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놀랍게도 평상복 차림의 윤희은이었다.김지유는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희은 언니, 여기는 어쩐 일이예요? 도담이 소식을 찾은 거예요?”말을 마치자 그녀의 마음은 들썩거렸다.도담이라는 동생은 그렇게 많은 박씨 일가의 사람을 죽였다.‘만약 걔가 붙잡히면 나는 어떡하지...’윤희은은 그녀가 긴장한 것을 알아채고 얼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긴장하지 마, 도담이 재주가 아주 대단해. 지난번에 박무한 일행을 죽인 이후로 완전히 사라졌어.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그 사람을 찾지 못했고.”‘후!’김지유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리고는 약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윤희은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눈빛에 윤희은은 주저하며 말했다.“지유야, 너한테 한 가지 소식을 알려줄 게 있는데... 침착해야 해, 알았지?”“말씀하세요.”김지유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윤희은은 깊은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우리는 박씨 일가가 한성 보육원 참사의 진짜 범인이 아니라고 의심하고 있어.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고 말이야...”“뭐요?”그 말을 들은 김지유의 안색이 순간 변했다.박씨 일가만 해도 이미 매우 강하다. 한때 남양의 이름있는 재벌가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와서 한성 보육원 참사의 진범이 그들이 아니라니...
“날 우습게 보는 거야?”윤희은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자신 있는 듯 말했다.“나 태권도 검은 띠 9단에 무술도 배워서 보통 서너 명의 남자들은 내 상대가 안 돼. 내가 너한테 말하는 건 네가 멍청하게 속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거야. 나랑 함께 모험을 하자는 게 아니라. 됐다, 이렇게 하는 거로 하자. 너도 얼른 퇴근해서 네 남편이랑 시간 보내.”이 말을 끝으로 윤희은은 허리를 비틀며 해성 그룹에서 빠져나왔다.한편, 조씨 가문.조명휘는 황급히 거실로 들어가 불쾌한 얼굴로 조씨 가문 주인 조훈을 바라보았다.“아버지, 왜 이렇게 급하게 부르셨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그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밖에서 여자와 놀고 있었다. 한창 놀고 있는데 조훈이 전화 한 통을 걸어 얼른 돌아오라고 소리쳤다.아마 이런 상황은 누구나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다.“멍청한 놈아. 종일 여자만 데리고 놀고, 언젠가 너는 여자 몸 위에서 죽을 거다.”조훈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주남호가 우리 조씨 가문이 한성 보육원 참사에 연루된 증거를 손에 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주남호요?”조명휘는 어리둥절해졌다.‘전혀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데...’조훈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고도 다행히 단번에 화를 내지 않았다.“바로 고묵재의 주인 주남평 말이다. 일찍이 그는 주남호라고 불렸고 박무한의 운전기사였어. 문제는 지금 밖에 소문이 쫙 깔렸다는 거다. 우리 조씨 가문이 박문하를 사주해 한성 보육원을 불태웠다는 녹취록이 그 사람 손에 있다고 말이야.”“아버지, 아마 그냥 헛소문 아닐까요? 그 사람이 만약 정말 녹취록을 갖고 있었다면 진즉 튀어나와 우리 조씨 가문과 박씨 일가를 협박했겠죠.”조명휘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네가 뭘 알아. 차라리 잘못 죽일지언정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이윽고 조훈은 호통을 치며 분부했다.“지금 당장 사람들 시켜서 이자를 잡아 와!”“알겠습니다!”조명휘는 비록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핸드폰을 꺼내 준비했다.남양 교외
너무 많은 관심을 끌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최서준과 최우빈 두 사람만 나섰다.최우빈은 운전을 책임졌다. 이윽고 그는 최서준을 은천 클럽이라는 개인 클럽 입구에 도착했다.“도련님, 바로 여깁니다. 주남평은 대부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요.”최우빈은 서서히 자동차를 정차시켰다.뒤이어 최서준도 고개를 끄덕이며 차 문을 열고 내렸다.그러자 입구를 지키던 사내가 바로 달려와 흉악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기는 주차할 수 없습니다, 빨리 가세요!”최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만나서 상의할 일이 있다고 주남평에 말해.”“당신들이 뭔데요? 우리 보스가 친히 만나러 와야 할 자격이 있기나 한가?”사내의 태도에 최우빈은 이내 눈빛이 차가워지며 싸우려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자 최서준은 손을 흔들며 그를 제지하고는 입을 열었다.“너희 보스에게 말해, 죽고 싶지 않다면 직접 우리를 맞이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말이야.”“야, 네 따위를? 우리 보스가? 이게 어디 제 주제도 모르고...”사내는 차갑게 웃으며 손을 뻗어 최서준을 밀치려 했다.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손은 최서준에게 꽉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곧이어 몰려오는 엄청난 통증에 사내는 비명을 질렀다.“누군데 감히 여기서 소란을 피워?”먼 곳에 있던 한 남자가 이를 보고 달려들었다.“펑!”하지만 그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최우빈은 남자를 걷어차 땅에 쓰러뜨렸고, 결국 그는 혼절하고 말았다.최서준은 사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네 손을 지키고 싶으면 너희 보스에게 전화해서 내가 방금 한 말을 전해줘.”“하겠습니다... 전화하겠습니다...”그가 언제 이런 독한 사람을 본 적이 있겠는가, 이제 사내는 완전히 얌전해져서 순순히 주남평에게 전화를 걸었다.얼마 안 지나, 사내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보스가 들어오시라고 합니다, 다만 들어가기 전에 몸수색을 해야 하는데...”“어디 한 번 해봐.”최우빈은 더 웃을 것도 없었다.“몸수색 해보라고 해!”최서준도 머리를 흔들었다. 이윽고 사내는 두 사
“내가 딱 그러겠다면? 최우빈, 당신이 남양에서의 힘이 엄청나다는 거 알아. 어쩌면 밖에서 나는 당신의 발끝도 쫓아가지 못하겠지. 하지만 잊지 마, 여기는 내 구역이야!”이 말이 나오자, 그의 뒤에 있던 경호원들이 일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서 잇달아 번쩍번쩍한 칼을 꺼내 들었다. 마치 우르르 달려들어 두 사람의 몸을 토막 낼 태세로 말이다.최우빈은 즉시 최서준을 자신의 뒤로 숨겼다.“물러가!”최서준이 갑자기 이렇게 말하자, 최우빈은 그의 몸 뒤로 물러났다.이윽고 최서준의 눈빛이 앞의 칼을 든 십여 명의 사내들 몸을 스쳐 지나갔고, 평소와 같은 얼굴빛으로 주남평을 바라보며 말했다.“주남평, 만약 내가 당신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면, 믿을 수 있겠어?”“날 협박하는 건가?”주남평은 화가 나서 웃으며 물었다.“아니, 아니! 위협하는 게 아니라 선의로 미리 주의를 주는거야. 당신 손에 있는 증거는 단명을 부르거든. 당신이 그걸 내놓든 안 내놓든 결국 모두 죽게 될 거야!”여기까지 말하자 최서준은 웃는 듯 안 웃는 듯하며 이렇게 말했다.“어떤 사람들이 당신이 죽기를 바라는지 짐작해 보지 않을래?”그의 말소리가 끝남에 따라 주남평이 침묵했다.그를 가장 죽게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겠는가, 당연히 조씨 가문일 것이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한 줄기 희망을 바라고 있었다. 자신이 이를 악물면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말이다.최서준은 그의 마음속 몸부림을 알아차리고 또 이렇게 말했다.“당신이 만약 그 물건을 나에게 맡긴다면, 난 당신이 죽지 않게 할 수 있어.”“어떻게 그걸 보장하죠?”주남평은 흠칫하더니 이내 냉소했다.“최우빈을 믿고 이러는 건가요? 인정합니다. 최우빈은 남양의 실세라는 걸. 하지만 그렇게 큰 조씨 가문과 비교하려면 아직 여전히 부족해요.”어리석지 않은 그는 이해득실을 따질 줄 알기 때문에 여전히 내놓을 생각이 없었다.그러자 최서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최우빈 혼자로는 부족하지만, 나까지 더하면 충분해.”“
“자객이 있다!”“형님을 보호하라!”이 광경을 본 부하들은 얼굴빛이 돌변하더니 즉시 생수 배달원에게 덤벼들었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생수 배달원은 어느새 주남평 가까이에 도착했다.그는 두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굽힌 채 주남평의 목을 향해 돌진했다.“형님, 조심하세요.”주남평의 옆에 있던 부하가 두말없이 막아섰다가 목뼈가 순간적으로 부서지며 즉시 숨이 끊겼다.주남평은 그 틈을 타서 옆으로 구르다 앞으로 푹 고꾸라졌다.“살려줘!”주남평은 놀라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그제야 부하들이 달려들어 생수 배달원과 싸움이 붙었다.“저놈을 죽여! 죽여!”“저놈을 갈기갈기 찢어버려!”주남평이 연신 울부짖었다.수많은 부하의 포위 공격에 생수 배달원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었고, 한 번 손을 쓸 때마다 한 명씩 죽어 나갈 정도로 잔혹함이 극에 달했다.불과 십몇 초 사이에 주남평의 부하들이 전부 다 죽고 현장에 그 혼자만 남았다.주남평은 놀라서 꽈당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주저앉더니 잔뜩 겁먹어서 말했다.“당... 당신 도대체 누구야?”생수 배달원이 천천히 마스크를 벗자 험상궂은 얼굴이 드러났다.“주남평, 조명휘 도련님께서 당신을 박무한과 만나게 해주라 했어.”“조명휘?”주남평은 흠칫 놀라더니 급히 변명했다.“형님, 살... 살려주세요. 제발요. 조명휘 도련님한테 전해주세요. 다 헛소문이라고. 저는 무슨 녹음 파일 같은 거 갖고 있지 않아요.”“저 맹세할 수 있어요!”“있는지 없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도련님이 당신을 죽이려 한다는 거지.”생수 배달원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왔다.주남평은 철저히 절망에 빠졌다. 조씨 가문이 이렇게 독할 줄 알았더라면 진작에 도망칠걸 그랬다.이때 냉랭한 목소리가 문어귀에서 들려왔다.“주남평, 녹음 파일을 내놓기만 하면 목숨은 살려줄게.”갑작스러운 이 소리에 주남평은 눈을 번쩍 떴다.익숙한 두 사람이 문어귀에 서 있었다. 아니, 이건 최서준과 최우빈이 아닌가?생수 배달원도 홱 돌아서더니
주먹이 벽에 부딪힌 것처럼 아예 한 치도 나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어떻게 이럴 수 있지?그의 주먹은 철판도 쳐서 변형시킬 수 있는데 말이다.“보이지 않게 힘을 쓰는 방식을 이제 막 터득한 무도인일 뿐이군. 너무 약해.”최서준이 고개를 살짝 저으며 실망한 듯 내뱉은 말소리가 생수 배달원의 귀에는 천둥소리처럼 들렸다.이 사람은 고수다!생수 배달원은 온몸의 솜털이 일어섰고, 그의 몸에서 손을 뗀 후 부랴부랴 문을 박차고 도망쳤다.“도망칠 수 있겠어?”최서준은 눈빛이 번쩍하더니 손에 언제 나타났는지 젓가락 하나가 들려 있었다.공기를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꽤 멀리 뛰어나간 생수 배달원의 몸이 갑자기 그 자리에 굳어져 움직이지 않았다.자세히 보면, 젓가락이 그의 뒤통수를 꿰뚫었고, 젓가락의 절반이 깊숙이 꽂혔다.쿵! 생수 배달원은 억울한 듯 눈을 크게 뜬 채 무겁게 땅에 거꾸러졌다.자기 목숨을 빼앗은 것이 젓가락일 것이라 생각이나 했겠는가.이 광경을 지켜본 최우빈은 최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에 경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역시 도련님! 젓가락으로 사람을 죽이다니!이때 주남평은 이미 얼이 나간 상태였다. 자신의 10여 명 부하를 죽인 사람이 이렇게 죽다니? 게다가 젓가락 하나에 죽음을 당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이내 최서준 앞으로 다가와 굽신거렸다.“살려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어이 주씨, 아까는 잘난 척하지 않았어?”최우빈이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때는 이분이 이렇게 대단한 줄을 몰랐잖아요.”주남평이 억지 웃음을 지었다.그러자 최서준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조씨 가문의 녹음 파일이나 내놔.”“잠시만 기다리세요. 지금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주남평이 감히 꾸물거리지 못하고 즉시 돌아서서 방에 들어가더니 금고를 열고 안에서 구식 폴더폰을 꺼냈다.그는 폴더폰을 공손하게 최서준에게 건넸다.“녹음이 이 안에 있습니다.”최서준이 받으려고 손을 내밀자 그는 갑자기 이를
최서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를 느낀 주남평은 온몸의 솜털이 일어섰다.‘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깡패일까? 조씨 가문이 이 사람에게 미움을 샀으니 철저히 끝장났네.’그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최서준을 쳐다보았다.“당... 당신은 박무한을 죽인 한성 보육원 잔당이었어?”끝내 알았다. 눈앞의 깡패가 바로 최근 악명 높은 그 청동 가면을 쓴 사람이다.이 사람이 박재형과 박성태를 죽인 후, 박씨 가문 생신 잔치에서 소란을 피우고 숱한 사람들 앞에서 박무한 등 여러 박씨 가문 주요 인물을 죽였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자기가 녹음 파일을 넘겨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눈 하나 깜짝 않고 사람을 죽이는 이 깡패의 스타일로 볼 때 그도 끝장났을 것이다.“멍청하지는 않군.”최서준이 덤덤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돌려 최우빈에게 말했다.“이들 일가가 하루빨리 출국하게 준비해 줘.”“네, 도련님.”최우빈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즉시 전화를 걸었다.얼마 안 지나 주남평 일가는 최우빈이 부른 사람을 따라 다른 곳으로 옮겨갔고, 그날 저녁에 바로 미얀마행 배를 탔다.마지막에 최우빈이 땅바닥에 있는 생수 배달원을 가리키며 물었다.“도련님, 이 시신은 어떻게 처리할까요?”“조씨 저택 앞에 갖다 버려. 피값은 피로 갚아야 하고, 박씨 가문 다음이 그들이라는 것을 알려줘야지.”최서준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저녁부터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을 하루건너 한 명씩 죽일 거야. 조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다 죽일 때까지.”“물론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는 있어. 한 달 안에 조씨 가문 전체가 한성 보육원의 모든 사망자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죄를 인정한다면 시신은 온전케 해줄 수 있어.”“네.”최우빈이 고개를 끄덕였고, 최서준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는 중얼거렸다.“남양의 하늘이 무너지겠군.”그는 벌써 조씨 가문에 시신이 산을 이루고 피가 바다처럼 흐르는 것을 보는 것 같았다.10여 분 후, 평상복 차
조훈은 사람들을 둘러보고 나서 말했다.“그놈은 지금 우리 조씨 가문을 주시하고 있어요.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지막에 다 같이 끝장날 수밖에 없어요.”“큰형님, 우리 이제 어떻게 해요? 무조건 협조할 테니 솔직하게 말해주세요.”조훈은 사람들을 살펴본 후, 모두가 자기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노조께서 이미 막내 제자를 보냈어요. 지금 오는 길이고 3일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노조의 제자가 도와준다면 그 새끼가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하늘을 뒤집지는 못하겠지.”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노조는 조씨 가문의 정신적 신앙과도 같다. 그분이 이 일에 관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조훈은 말머리를 돌렸다.“그런데 최근 들어 노조께서 우리 조씨 가문을 못마땅해하고 있어요. 자그마한 주씨 일가도 감히 우리 조씨 가문을 안중에 두지 않는데, 다른 가문은 더 말할 것도 없죠.”“노조의 의견은 앞으로 전체 남양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고 반대자가 있으면 전부 진압하라는 것입니다.”여기까지 말하고 나서 그의 눈에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오늘부터 우리 조씨 가문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세력을 확장할 것이다. 나에게 순종하는 자는 창성할 것이고, 거역하는 자는 멸망할 것이다.”“네!”모든 사람이 기립해 한바탕 해볼 의지를 불태웠고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가장 신난 것은 당연히 조명휘다. 끝내 이것저것 얽매이지 않을 수 있게 됐으니까.그가 맨 먼저 할 일은 김지유라는 최상품을 자기 침대에 눕히고 제대로 맛보는 것이다.물론 최씨 그 쓰레기는 살자니 고통스럽고, 죽자니 죽을 수 없게 해줄 것이다.회의가 끝난 후 한 남자가 조명휘를 불러 세웠다.“명휘야, 잠깐만.”조명휘가 고개를 돌려보니 넷째 삼촌 조태였다.이 넷째 삼촌에 대해 조명휘는 항상 무시해 왔다.그보다 더 방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계집질하고 도박하고, 심지어 마약까지 못 하는 것이 없는 데다 양갓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