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화 가봐, 제수씨 기다리게 하지 말고

르네시떼.

“판매자는 뭐라 그래요?”

최수인이 전화를 하고 오기 바쁘게 마스크를 쓰고 있던 강민정이 다급하게 캐물었다.

그녀가 이렇게 다급한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다. 권하윤이 그녀와 민승현 사이를 꼰지르는 바람에 강수연의 꾸지람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지람보다 더 두려운 건 강수연이 강씨 가문을 들먹인 거다.

오랫동안 본가로 돌아가지 않았으니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떻겠냐는 뉘앙스의 말.

몇 년 동안 남에게 얹혀살던 강민정은 본가를 입에 올리는 걸 매우 꺼려 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강수연 곁에서 자랐는데 이제 와서 다시 본가로 돌아간다는 건 추방이나 다름없었다.

더욱이 강민정은 불임이었던 그녀의 어머니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해 임신한 척 입양했던 아이였으니 따지고 보면 진짜 강씨 집안 사람도 아니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민승현과 잠자리를 가졌다.

그리고 순진하게도 민승현과는 피도 섞이지 않은 남남이니 그가 자기를 좋아하면 결혼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영원히 민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점차 자기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체면을 가장 중요시하는 강수연은 강민정이 본인의 여동생이 가짜 임신으로 데려온 아이라는 걸 다른 사람이 알게 할 일은 없기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민승현이라는 동아줄을 꼭 붙잡고 있는 거다.

혹은 민도준이라는 동아줄을 잡거나.

하지만 이 모든 건 지금의 일을 해결한 뒤에 생각할 것들이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민씨 집안에서 본인의 입지를 다지는 거였다.

때문에 그 그림을 “찾아오는 것”은 그녀에게 가장 좋은 기회였다.

…….

강민정이 다그치는 듯 쳐다보자 최수인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판매자는 직접 나타나는 걸 원치 않아요. 물건은 저한테 있으니 돈만 가져오면 바로 내어드리죠.”

‘나타나지 않으려 한다니…….’

그렇다는 건 강민정이 200억이라는 큰돈을 무조건 내놓아야 한다는 소리였다.

르네시떼를 빠져나온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