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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걸려들다

‘저 상자…… 한매도를 넣던 그 상자잖아!’

길 건너편 사람이 차에 오르려고 하자 강민정은 이미지고 뭐고 생각할 새도 없이 소리 지르며 달려갔다.

“잠깐만요! 잠깐만요! 가지 마세요!”

상대는 강민정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차에 올라탔고 어느새 뒤쫓아온 강민정은 다급하게 차 문을 두드렸다.

“문 열어요!”

차에 앉은 털보남은 그제야 강민정을 발견했는지 차창을 내리더니 귀찮은 어조로 투덜거렸다.

“뭐예요?”

하지만 강민정은 상대의 태도도 무시한 채 조수석에 놓인 상자를 가리켰다.

“이 안에 있는 거 르테시떼에서 구입한 한매도 맞죠?”

“누구시죠?”

갑자기 경계하는 상대의 표정에 강민정은 본인의 생각이 맞다고 확신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그림 저도 엄청 좋아해서 사려고 했던 건데 저한테 팔 수 있어요?”

상대는 강민정을 위아래로 훑었다.

“얼마 줄 건데요?”

“200억이죠. 원래 이 가격이었잖아요.”

“본전에 넘겨 달라? 그럼 굳이 그쪽한테 팔 이유 없죠.”

말을 마친 남자는 운전대를 다시 잡았고 그 모습을 본 강민정은 다급하게 상대를 막았다.

“그러면 얼마 원해요?”

“적어도 40억은 더 줘야죠.”

“40억이요? 그쪽도 이 그림 200억에 샀는데 왜 제가 그쪽한테 40억이나 더 줘야 하는데요?”

“이봐요 아가씨. 이 바닥 룰 좀 지킵시다. 물건이 손을 떠나면 이전 사람과는 상관없죠. 전에 사람이 얼마 불렀는지가 뭐가 중요해요? 지금 그림은 제 것이니 제가 얼마에 팔고 싶으면 얼마에 파는 거죠.”

“아니!”

털보남은 다시 한번 강민정을 훑어봤다.

“그쪽이 여자이기도 하고 진심으로 이 그림을 갖고 싶어 하는 것 같으니 20억만 더 받을게요. 싫으면 말고.”

“20억…….”

강민정은 차 옆에서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

그 시각, 르네시떼.

권하윤은 망원경으로 마침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아침을 다 먹은 최수인이 입을 닦으며 말했다.

“아유, 그만 봐요. 털보가 사람 속이는 것 하난 기가 막혀요. 그러니 걱정 마요. 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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