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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제더러 애인이라도 되라는 거예요?

본인 때문에 펄쩍 뛰는 권하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았는지 민도준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쓸었다.

“급할 거 뭐 있어?”

“제가 언제 급했다고 그래요?”

매번 놀림만 당한다는 생각에 권하윤은 짜증이 올라왔다.

“말 안 하겠으면 말고요.”

권하윤은 삐지기라도 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 민도준의 긴 팔이 앞으로 쭉 뻗더니 그녀를 다시 자기 다리 위에 눌렀다.

“안 그럴게. 내가 잘못했어, 응?”

갑자기 변한 민도준의 태도에 권하윤은 오히려 불편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

“대체 뭔 일을 시키려고 이래요?”

“간단해. 민승현과 자지 마, 만지게도 하지 마.”

그 말에 놀란 권하윤은 흠칫 몸을 떨더니 고개를 돌렸다.

“왜요?”

“아무 이유 없어. 그냥 하지 말라면 하지 마.”

“혹시 지금 질투해요?”

민도준의 말에 권하윤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그의 쪽으로 몸을 바싹 붙였다.

눈을 반짝거리며 귀여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권하윤의 눈빛은 의외로 집요했다.

분명 상대를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약간의 기대가 차있었다.

그런데 그때,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민도준은 고개만 숙이면 권하윤과 입술이 부딪힐 거리까지 가까이 붙었다.

숨결이 서로 뒤엉키더니 남자의 나지막하고 고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 들어.”

권하윤은 대답을 피하는 민도준에게 불만이 생겼는지 일부러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민승현이 안 되면 다른 사람은요?”

“나랑 만나는 동안 그 누구도 안 돼. 내가 질리면 그때 마음대로 해.”

두 머리가 서로 맞닿아 한없이 다정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민도준의 말은 야속하기만 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두근거리던 권하윤의 마음은 이내 차갑게 식었다.

솔직히 민도준이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 해도 권하윤은 민승현과 뭘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밖에 있는 다른 남자와는 더더욱 그럴 일 없었고.

하지만 권하윤은 방금 전 솔직히 해서는 안 될 기대를 했었다.

그의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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