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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심지안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하다

고청민이 맑은 눈망울을 가늘게 뜨고는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제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성동철은 피곤하다며 방에 들어가 쉬었고, 그와 다른 얘기를 더 나누지도 않았다.

심지안은 의아한 얼굴을 보였다.

‘그럼 할아버지가 모두에게 비밀로 하셨다는 얘긴데. 무슨 중대한 사항을 발표하려고 하시나?’

심지안은 앞으로 두 번째 줄 고청민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고청민의 앞이 바로 성동철의 자리였다.

한참 지나고서야 성동철이 도착했다.

“여러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친구를 만나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어요.”

성동철이 지팡이를 내려놓고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은 채 한가운데의 자리에 앉았다.

“아닙니다. 저희도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어르신의 얼굴을 뵐 수 있으니 저희야 영광이죠.”

“맞습니다. 어르신이라면 얼마든지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참, 식사는 하셨습니까? 마침 어르신께서 가장 좋아하는 만둣집에 들렀다가 조금 포장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아부를 떨었다. 방금까지는 얼굴이 굳어 있던 임원들은 모두 활짝 미소를 지으며 성동철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썼다.

“필요 없습니다.”

성동철이 손을 내젓고는 비서더러 프로젝터를 켜라고 했다.

“시작하죠. 앞으로 3년 동안 매출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 또 여러 가지 지출이 어느 정도 될지 토론해야죠.”

물론 회사의 상황을 체크하는 건 이번 이사회의 중점이 아니었지만 이사회에 꼭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조용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통 이사회가 끝날 때쯤이어야 중요한 얘기가 오가곤 했다.

한 시간 후, 비서가 PPT를 끄고는 성동철에게 말했다.

“어르신, 보고는 전부 마쳤습니다.”

“좋아요.”

성동철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심지안을 보고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지안이가 제 손녀인 건 다들 아시죠?”

같은 시각, 심지안은 그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몰랐지만 그의 얘기를 듣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람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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