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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다시 만나길 바라다

하지만 성연신은 덤덤한 모습을 보이는 그녀 때문에 불쾌한 마음이 들어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요, 난 지안 씨를 지켜야 해요. 고청민의 옆에 있는 한 마음이 놓이지 않아요.”

고청민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심지안이 기억을 잃은 양 진실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게 했는지 성연신은 전혀 몰랐다. 하지만 그는 심지안을 이대로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없었다.

물론 다시 그녀와 만나길 바라는 사심도 있었다. 아무리 그 가능성이 작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심지안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내가 연신 씨 옆에 있으면 마음이 놓여요? 전에 연신 씨도 나 많이 괴롭혔잖아요.”

“그게...”

5년 전에 있었던 얘기만 꺼내면 그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젊고 철없을 때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도 똑같이 잘못을 저질렀었지만 그래도 고청민처럼 겉과 속이 다른 비겁한 인간은 아니었다. 겉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순수한 척하지만 사실은 남몰래 음흉하고 더러운 거래나 하고 말이다.

성우주는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심지안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말했다.

“고모, 화내지 마세요. 아빠가 말을 정말 못하시거든요.”

진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성연신이 벙어리로 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말을 못 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응, 괜찮아.”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심지안은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이제 가야 하니까 다음에 다시 보자.”

성우주는 다급한 마음에 자기 팔을 힘껏 꼬집으며 눈물을 겨우 짜내더니 이내 주체할 수 없는 울음을 터뜨렸다.

“엉엉, 고모, 가지 마요. 가지 마세요.”

깜짝 놀란 심지안은 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웅크려 앉아 아이의 눈물을 닦아줬다.

“왜 그래?”

아이는 심지안의 품에 쏙 안기더니 거짓말을 해서인지 얼굴이 불그스름해져 그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로 말했다.

“저 팔이 아파요...”

‘정말 창피하네. 평소에 거짓말하는 애들 제일 싫어했는데. 오늘 아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겠네. 어휴.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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