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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나 결혼해요

“저는 정신과 의사인데요, 방금 두 분의 대화를 들었는데 진료를 해드릴 수 있어요. 제 진료실로 와서 진료받으실래요?”

빡빡이 머리를 가진 남자의 얼굴에는 느끼한 기름이 떠 있었다.

그는 마치 은혜로운 기회를 선사하는 듯 그녀를 훑어보며 거만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저 건강하거든요.”

심지안은 이 대화가 불편했지만 여전히 예의를 지키면서 거절했다.

“기회가 귀한 줄 모르네요. 나에게 진료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저는 당신을 위해서 한 말인데 나중에 진료받아달라고 애원하지나 말아요.”

“의사면서 말을 왜 그렇게 안 가리고 해요? 내 친구 안 아프니까 괜한 소리 하지 마요, 부정 타니까.”

의사가 예의도 지키지 않고 말을 막 내뱉자 진유진은 화난 얼굴로 반박했다.

“안 아픈데 병원에는 왜 와요?”

남자는 턱을 만지면서 그들을 지켜보고는 혀를 끌끌 찼다.

“사생활이 문란해서 이상한 성병 있는 거 아니에요?”

“뭐라고요? 다시 한번 말해봐요.”

심지안이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머리가 아파서인지 심지안은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평소였으면 이런 무례한 인간들을 상대조차 하지 않았을 텐데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따지고 싶었다.

한발 물러서면 일은 더 커지지 않겠지만 그 화를 굳이 참고 있을 이유가 있을까?

“그러면 내가 무서워서 말 못 할 줄 아는데, 당신 몸 파는 여자죠? 젊은 나이에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다니는 걸 보면 남자에게 제대로...”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심지안은 뾰족한 힐로 남자의 발등을 내리찍었다.

남자는 극심한 고통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는 팔을 뻗어 심지안에게 귀싸대기를 날리려고 했다.

심지안은 남자가 반격할 걸 진작 예상했기에 이미 도망갈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진유진의 팔을 잡고 냅다 뛰기 시작했는데 몸을 돌리자마자 어떤 남자의 뜨거운 가슴팍에 부딪히고 말았다.

“당장 꺼져! 네 몸에 손 쓰는 것도 손을 더럽히는 거야.”

성연신이 차가운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고는 카리스마 있게 심지안을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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