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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대표님, 그만하시죠

심지안이 다시 걸음을 멈추고는 원한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

“아이는 이미 죽었어요. 그날 밤 수술실에서 이미 죽었죠.”

“의심스러운 점이 많아요. 나에게 시간을 주면 뭐든지 알아낼 수 있을 거예요.”

“괜찮아요. 더는 과거에 얽매여 살고 싶지 않아요.”

심지안이 그 말을 남기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고청민이 성연신을 보고는 미소를 지은 채 안철수에게 말했다.

“대표님께서 많이 속상해하시는 것 같은데 위로해 줘요. 하지만 다음부터 저는 절대 이런 상황을 용납하지 않을 거예요. 저랑 지안 씨는 공개적인 연인 사이니까요.”

안철수는 화를 못 이겨 목소리를 높였다.

“뭐가 잘났다고 나대는지 모르겠네, 흥.”

“대표님, 어떻게 할까요? 심지안 씨가 정말 고청민을 용서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전에 심지안이 성연신을 싫어하고 미워한 건 맞지만 이렇게 선명한 태도를 보인 건 처음이었다.

성연신은 멀어져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들은 똑같은 디자인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는데 언뜻 보면 커플룩을 입은 알콩달콩한 연인 같았다.

성연신과 심지안 사이에서는 단 한 번도 풍긴 적이 없는 화목한 분위기였다.

성연신이 눈을 질끈 감고는 겨우 분노를 참았다.

“저 두 사람을 막아요.”

안철수가 두 눈을 반짝이고는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보기만 해도 화가 치밀어 오르네. 마음 같아선 주먹을 휘둘러 분을 풀고 싶어.’

...

조수석에 앉은 심지안은 창밖의 풍경을 바라봤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짜증이 몰려왔고 또 가슴이 답답했다.

“집사님에게 음식을 차려달라고 했으니 집에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을 수 있을 거예요.”

고청민이 운전하면서 그녀에게 말을 걸었는데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드리워졌다.

“네...”

심지안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나 어젯밤에 쓰러졌어요? 왜 전혀 기억이 없죠?”

“네. 몸이 많아 안 좋았어요. 게다가 요즘 세움에서 맨날 야근하니까 너무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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