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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비밀 인물

심지안은 주먹을 꼭 쥐더니 애써 진정한 척하며 대답했다.

“전에도 몇 번 전화 온 적이 있어서 기억에 남아요.”

고청민이 시선을 거두고는 핸들을 돌렸다.

“부동산 번호는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 급한 일로 찾은 거면 어떻게 해요. 그래도 전화해 보는 게 낫지 않아요?”

“아니요, 급한 일이 있으면 다시 전화하겠죠.”

하지만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심지안의 핸드폰은 다시 울렸다.

그 순간, 심지안은 어찌할 바를 몰라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고청민 앞에서 송석훈의 전화를 받으면 모든 게 탄로 날 것이다. 하지만 전화를 거절할 다른 이유가 없었다.

진동 소리는 마치 사람의 목숨을 재촉하는 영혼의 울음소리처럼 끊임없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

고청민이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웠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받아요, 무슨 급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심지안은 더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전화가 스스로 끊어지길 바라며 천천히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핸드폰을 손에 들었는데도 윙윙거리는 진동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화면에는 여전히 똑같은 전화번호가 표시되었다.

고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지안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고는 기선제압으로 먼저 차갑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누굴 찾으시는 거죠?”

상대는 대답하지 않았는데 알 수 없는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심지안은 등골이 오싹했다.

송석훈은 분명 일부러 전화했을 것이다.

그는 어둠 속에 숨어 사냥감을 놀리듯 그녀의 이성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길게 늘어진 고청민의 속눈썹은 약간 처지더니 그는 몸을 심지안에게 기울였다. 그래서 상대가 어떤 말을 해도 그는 똑똑히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비좁은 공간은 어디 도망갈 데라도 없었다.

심지안은 심장이 멎는 듯했는데 짧은 순간에도 두뇌를 풀가동했다.

바로 그때, 전화기 너머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화 별장의 스티븐인데요, 혹시 집 구하시려는 의향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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