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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자리를 꿰차다

“미약하긴요. 이건 지안이를 살린 거나 다름없어요. 지안이가 성연신한테서부터 자유로워지면 고마워할 거예요.”

진유진이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

고청민은 약간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집에서 휴식 중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아직 자유롭지 못한 거예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성연신이 중정원으로 데려갔다고 하던데, 일단 지안이와 아이는 무사해요.”

하지만 진유진은 한약의 일을 모르고 있었다. 심지안은 진유진이 걱정할까 봐 성연신이 그녀에게 한약을 먹인 일을 얘기하지 않았다.

고청민은 심지안의 상황이 눈에 훤했다.

“그러니까 수술은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갇혀있다는 거죠? 예전이랑 별로 달라진 게 없네요.”

“비슷해요. 그래도 병원보다 나을 거예요. 저한테 전화도 했거든요.”

“뭐로 전화한 거예요? 핸드폰이에요?”

“아니요, 중정원의 집 전화기로요.”

고청민은 그제야 이해하고 중정원의 집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그리고 대화를 끝내기 위해 아무 핑계나 대었다.

“고청민 씨, 지안이를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하지만 배 속의 아이한테 잘해줘야 해요. 편견을 가지지 말고요.”

진유진은 스스로 그 말을 하면서 조금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안은 예쁘게 생기고 본인의 회사도 있으며 애가 딸린 이혼녀다. 하지만 세움처럼 큰 기업을 가진 고청민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게 났다.

그래도 감정이라는 것은 쌍방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

고청민은 잠시 굳었다가 대답했다.

“오해에요. 전 지안 씨를 좋아하지 않아요.”

“거짓말하지 마요! 난 알아봤다고요!”

처음 고청민을 만났을 때부터, 진유진은 알 수 있었다.

진유진은 고청민이 부끄러워한다고 생각하고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고청민은 이미 끊겨버린 전화기에서 나는 기계음을 듣다가 시계를 쳐다보았다.

오후 네 시.

성연신은 아직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있을 것이다.

고청민은 진유진이 남겨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굴 찾으시는 거죠?”

전화를 받은 사람은 중년 여성이었다.

고청민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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