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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나쁜 여자 때문에

성연신의 차가운 얼굴에는 평소에 보지 못할 미소가 드러났다.

“넌 지안 씨에게 정말 잘 대해주는구나.”

오정연은 집안의 유일한 아이로서 오냐오냐 자랐기에 오만한 성격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선의를 베푸는 적이 드문 아이가 자신의 피규어를 선물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오정연은 성연신을 안고 울먹이며 얘기했다.

“지안 언니가 불쌍해요... 지안 언니는 돌아올 수도 없고...”

다 저 나쁜 여자 때문이다!

성연신은 오정연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해서 다시 물었다.

“뭐라고?”

“아니에요...”

임시연은 성연신이 심지안을 편애한다는 것을 느끼고 마음이 불편해졌다. 눈에는 물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다들 임시연을 괴롭히니, 임시연도 심지안을 가만히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임시연은 핸드폰을 꺼내 홍지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근처에 있죠? 지금 와줄 수 있어요? 사진 몇 장 찍어줘요.”

그날 저녁, 연예 신문사에서는 익명의 메일을 받았다.

안에는 성연신과 임시연이 성씨 본가 저택에서 걸어 나오는 사진이 있었고 두 사람이 오 년 전에 사귀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기자는 임시연이 저번에 라이브 방송으로 자살하려던 바이올리니스트인 것을 알아차렸다.

그날 밤, 실시간 검색어가 눈에 확 띄었다.

성씨 가문 후계자가 이미 임신한 여자친구를 데리고 상견례를 한 것으로 보인다. 역시 남자의 첫사랑은 잊지 못하는 건가?

네티즌들이 그 소식을 보고 댓글을 달았다.

“축하해요!”

“헐, 전에도 둘이 사귀었었다고?”

“역시, 남자들은 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나 봐.”

“임신을 이용한 건 아니고?”

“임신을 이용한 게 뭐가 어때서? 돈 많은 사람이니까 책임을 져야지!”

“임시연이 돈 주고 기사를 내보낸 거 아니야?!”

진유진이 이를 악물고 댓글을 적었다. 그리고 바로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어 욕했다.

“지안아, 실시간 검색어 봤어? 이 여자 정말 보통이 아니야. 다 짜고 치는 연극인 거야!”

라이브 방송에서 자살하겠다고 하고, 임신 소식을 밝혔으며 지금은 같이 성씨 본가 저택으로 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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