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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순수하지 않은 눈빛

화장실에 다녀온 심지안은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진세호의 아내와 그 동창은 심지안 앞의 오렌지 주스를 힐끔힐끔 보았다. 심지안은 그냥 감자튀김만 먹으면서 화제를 주동적으로 이끌어갔다.

심지안이 남자를 향해 질문을 여러 가지 하자 여자는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추진했다.

심지안은 시간을 보다가 일부러 두 개의 차 열쇠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여자와 남자가 같이 허리를 숙여 차 열쇠를 찾으려고 할 때, 심지안은 재빨리 자신의 오렌지 주스와 여자의 오렌지 주스를 바꿔치기했다.

두 사람은 다 오렌지 주스를 시켰고 다 별로 마시지 않았다.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심지안은 그들의 앞에서 보란 듯이 오렌지 주스를 마셨다.

여자는 속으로 기뻐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하지만 심지안이 불륜녀라는 것을 생각하자 죄책감 따위는 사라졌다.

그러나 20분이 지났지만 심지안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다. 잘 웃고 잘 떠들었으며 약 기운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여자의 몸이 점점 뜨거워졌다. 외투를 벗었지만 타오르는 듯한 기분이 계속 들었다.

남자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설마 약을 푼 시간이 오래되어서 약 효과가 떨어졌나?

“끝났어요?”

남자의 목소리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왔다. 살짝 차가운 말투였다.

심지안이 고개를 돌려보니 성연신이 검은 셔츠를 입은 채 카페 입구에 서 있었다. 팔에는 정장 외투를 들고 있었는데 여유로운 느낌이 온몸에서 흘러내렸다.

남자는 성연신을 보고 표정이 확 굳었다. 그리고 여자가 그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연신이 그를 발견하게 될까 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심지안은 그 두 사람에게 시간을 허비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을 향해 손을 저으며 얘기했다.

“안녕히 계세요. 절 데려다주실 필요는 없어요. 여사님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데 여사님부터 신경 써주세요.”

여자는 이미 정신을 잃기 직전이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저도 모르게 옷을 벗으려고 하며 살을 확 드러냈다.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설마 약을 탄 주스를 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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