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어요? 임시연이 알까 봐 두렵지 않아요?”“임시연이랑 무슨 상관이에요?”성연신은 태연자약하게 심지안의 머리카락을 쓸고 코로 맡았다.“...”‘나쁜 놈!’그날 밤 성연신의 품에 안겨 숨을 잘 쉴 수 없었던 것 외에 모든 게 다 평안했다.이른 아침, 심지안은 모욕적인 하룻밤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목욕한 뒤 오렌지 주스를 한 잔 마시고 옷을 갈아입고 회사로 향하려고 했다.그러자 갑자기 강우석이 찾아왔다.심지안은 놀라며 물었다.“뭐 하러 왔어?”“엄마한테 들었어. 너희 집에 일이 생겨서 심전웅과 은옥매가 모두 감옥에 들어갔다고 하던데, 네가 걱정돼서 보러 왔어.”“내가 그들을 들여보낸 거지. 그들이 나를 들여보낸 것도 아닌데 무슨 걱정이야.”강우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심연아가 너한테 복수할까 봐 두려워서 그러지.”강우석도 심연아를 잘 아는 편이다. 심연아는 복수심이 강한 사람이었다.심지안은 컵에 담긴 오렌지 주스를 단숨에 들이켰다.“나도 알아. 근데 내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잖아.”심연아는 지금 뒤에 남진영이 뒷받침해 주지만 심지안은 고군분투 하고 있다.조금도 두렵지 않다면 거짓이다.심지안은 단지 평소에 좀 신중히 하고 사사건건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강우석은 심지안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진지한 어투로 말했다.“너 내 삼촌이랑 사귀어. 삼촌이 너를 돌봐주면 심연아가 그리 건방지게 나오지 않을 거야.”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오라고 얘기하고 싶었던 강우석은 이미 그 자격을 잃었다. 지금은 그의 삼촌만이 심지안과 함께 할 자격이 있다.심지안은 유감스럽다는 듯 말했다.“아니, 괜찮아.”지금은 너무 늦었다. 그녀는 금방 관계를 끝냈고 더 이상 대충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왜?”“무슨 왜가 그렇게 많아. 난 회사에 가서 업무를 봐야 하니까, 별일 없으면 돌아가.네 약혼녀가 나를 봤다간 오해하겠어.”진현수와 잡담을 나누던 중 들은 것인데 강우석 어머니가 강우석의 혼처를 찾아 이미 약혼했다고 한다.강우석은 난처해하
“심지안 씨, 죄송합니다. 저희 주 대표님이 지금 회의 중이셔서, 지금 당신을 만날 수 없습니다.”심지안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럼, 회의가 끝나면 시간이 있으신가요? 저 기다릴 수 있습니다.”비서는 다시 한번 예의 있게 거절했다.“오늘 주 대표님 일정이 꽉 찼습니다.”이 뜻은 몇 시까지 기다려도 소용없다는 것이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심지안은 당연히 비서의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계속 매달리는 건 짜증 나게 할 뿐이다.무엇 때문에 주 대표님이 갑자기 마음이 변했는지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알아야 사정에 따라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심지안은 풀이 죽어 주헌그룹을 빠져나왔고 핑크색 스포츠카를 언뜻 보았다.그녀는 어리둥절해져서 쳐다보았다.주원재는 젊고 예쁜 여자와 차에 앉아 웃고 떠들고 있다.여자애는 목에 주헌그룹의 출입증을 달고 있었다.‘저 자식, 자기 직원도 가만두지 않네.’심지안은 나무 그늘에 서서 그들이 서로 장난치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갑자기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번뜩였다.‘주 대표님은 못 만나지만 아들은 주 대표님을 만날 수 있으니 주원재에게 대신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면 되겠지?’어차피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그녀는 걸어가서 주원재의 어깨를 툭 쳤다. 고개를 돌려서 심지안을 확인한 주원재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누나.”심지안은 기침을 몇 번 했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시간 괜찮니?”“괜찮아, 누나. 무슨 일 있어?”“업무상의 사소한 일들인데. 내가 너희 아빠와 얘기한 기획안이 무슨 이유로 갑자기 거절당했는지, 나는 단지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야. 네가 나를 도와 사정 같은 것은 하지 않아도 돼.”심지안이 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냥 슬쩍 물어봐 줄 수 있겠니?”주원재는 단숨에 대답하고 가슴을 치며 말했다.“알겠어, 내가 이따가 아버지한테 찾아갈게. 이 일은 나에게 맡겨. 분명히 물어볼게.”“그래! 다음에 밥 사줄게!”심지안은 중요한 일을 말하고 떠났고, 원재의 오붓한
옅은 화장을 하고 성숙한 정장을 입은 여인은 살짝 딱 붙는 핏으로 섹시한 라인을 그려냈다. 손에는 서류를 들고 있어 기품이 넘치며 밝고 아름다웠다.그녀를 본 성연신의 목젖이 저도 모르게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리고 시선을 그녀에게로 고정했다.심지안은 남자가 이미 그녀를 보고 있자 속으로 자기에게 용기를 주며 프로페셔널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갔다.그녀는 그에게 할 말이 있다는 듯, 차 유리창을 두드렸다.성연신은 그녀의 생각해서 차창을 내렸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무심했다.“성 대표님, 시간이 있으시다면 간단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습니다. 식사하는 김에 제 기획안 좀 봐주세요.”그녀의 태도는 진지했고 개인적인 감정이 전혀 섞이지 않았다.“보광 그룹이 당신이랑 합작하는 일이 없을 텐데요?”“네, 제가 가져온 기획안은 오전에 주헌그룹에 전달했다가, 당신이 안 된다고 해서 거절당한 기획안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안 되는지,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듣고 싶습니다.”심지안은 억지로 살짝 웃으며 속으로는 이를 갈았다. 그는 담담하게 거절했다.“솔직히 말하면 다 안 돼요.”심지안이 충격을 받을 줄 알았는데 그녀는 도리어 손에 쥔 서류를 흔들며 자신 있게 말했다.“그래서 제가 다시 만들었습니다.”성연신의 눈에는 놀라움이 잠깐 비췄다. 하지만 곧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시간은 아주 귀한데 당신이 어떻게 답례할 건가요?”심지안은 작은 얼굴을 굳히고, 손을 뻗어 가슴을 막았다. “밥이나 술을 사드릴 수는 있지만... 그건 안 돼요! 특별한 요구가 있으면 특별한 서비스를 찾아가세요.”“그게 뭔가요?”성연신이 억양을 길게 늘리며 정말 모르는 듯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심지안은 성질이 있는 편이다. 성연신이 알고도 일부러 묻는 걸 보니 머뭇거리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성연신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 외쳤다.“돌아와요.”심지안은 걸음을 멈추었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어떻게 답례해야 하면 돼요?”“...하루만 밥을 해줘요
성연신은 나른하게 의자에 등을 붙인 채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밥은 언제 만들어 줄 거예요?”“나도 모르겠어요. 요즘 회사 일도 적지 않아서요.”밥만 하루에 세 끼를 만들어야 하고 길에서 걸리는 시간을 덜어내도 세 시간이 걸렸다.“그럼 확실해지면 그때 가서 얘기해요.”심지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안 돼요, 주 대표님과의 미팅은 더 늦추면 안 돼요.”“이틀만 식사를 준비해 주면 돼요. 시간은 이번 달 말 전으로.”심지안은 잠간 망설였지만 흔쾌히 대답했다.주 대표님과의 미팅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부탁이었기 때문이다.성연신은 사탕을 훔쳐먹은 아이처럼 시선을 내리깔며 웃음기 가득한 눈빛을 가렸다.역시 심지안이 생각한 게 맞았다. 성연신은 태국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심지안이 거의 모든 음식을 먹었다.그녀는 빨리 먹었지만 보기 더럽진 않았다. 먹을 때 그녀의 볼은 다람쥐처럼 부풀었다.아까의 워킹걸과 다른 모습의 심지안의 반전 매력에 성연신은 그녀의 볼을 만지고 싶었다....식당에서 성연신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갔다.심지안이 마침 양치를 하고 있을 때 주 대표한테서 전화가 왔다. 주 대표님은 자기도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용서를 구했다. 심지안은 흔쾌히 괜찮다고 말했다. 그리고 주 대표님은 내일부터 기획안대로 실행하기로 정했다.성연신이 주 대표님과 연락한 모양이다.앞으로 한 주일 동안 심지안은 매일 첫 번째로 출근해서 마지막에 퇴근했다.주 대표님과의 합작 기획안이 통과된 후 그녀는 회사직원들과 회의를 했다. 회의에서 그는 직원들에게 요즘 좀 더 고생해 줘야겠다고 말했다.이번 일이 끝나고 그는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심지안이 물을 받으러 갈 틈을 타 몇몇 직원들이 심지안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하... 힘들어 죽겠는데 매일 야근야근... 어쩌면 커피 한잔도 안 사줘? 그래도 심연아 대표님이 계셨을 때가 좋았어. 그래도 디저트를 한주에 두세 번씩은 사주셨잖아.”“그만해. 야근하면 야근하는 비
모두 세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앞으로 인력이 조금 모자라겠지만 다들 힘을 합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심지안은 부드럽지만 굳센 말투로 입을 열었다.“이번 달은 엄청 바쁘고 힘든 거 알고 있어요. 고생하시는 여러분들을 위해 이번 달만 지나면 다음 달부터 월급을 올려주려고 생각합니다. 커피와 디저트를 쏘는 횟수도 한 달에 네 번으로, 전과 똑같습니다. 재무팀에 얘기하면 돼요.”직원을 격려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보너스를 주거나 월급을 올리는 것이다. 심연아가 전에 자기의 지갑을 털어 디저트를 산 이유는 그저 아는 사람을 통해 디저트를 얻어와 회사에서의 지위를 더욱 단단히 하기 위해서였다....심전웅과 은옥매는 고의 살인죄로 법원에 이송되었다. 은옥매가 주범이고 심전웅은 공범이 되었다. 두 사람은 각각 20년과 15년 형을 받았다. 거의 남은 인생을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는 소리였다.심지안은 그 현장에 가지 않았다. 그녀는 이번 생에 그 두 사람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심전웅의 법적 후계자로, 심지안은 심전웅의 모든 재산을 물려받았다.심지안은 부동산 중개사에게 연락해 집의 모든 별장을 팔아버리고 새집을 살 생각이었다.심연아는 은옥매가 감옥에 들어간 것을 알고 며칠에 한 번씩 심지안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서 후에 심지안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심연아한테서 100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게다가 메시지로 욕설을 퍼부었다. 아무래도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오늘 회사에 가니 진현수가 두 투자자를 데리고 왔다. 놀란 심지안이 물었다.“이분들은...?”“다 제 친구들이에요. 마침 투자할 프로젝트를 알아보는데 우석이가 지안 씨한테 좋은 프로젝트들이 있다고 해서 데리고 왔어요. 방해한 건 아니죠?”“아니에요! 당연히 시간은 있죠!”심지안은 웃는 얼굴로 그 사람들을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몰래 진현수의 팔꿈치를 찌르고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고마워요, 다음에
곧이어 커다란 손바닥이 그녀의 얼굴을 내리쳤다. 두 발이 묶인 심지안은 반항하지도 못하고 폭력을 받아내고 있었다.풀숲에 숨은 진현수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는 지금 나가도 네 사람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외부에 연락할 수도 없다. 심지안의 얼굴에 멍이 들었다. 남자들은 발로 심지안의 배를 여러 번 가격했다. 그러니 온몸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심연아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승리자처럼 그녀를 내려보았다. “뺨 몇 대는 그저 애피타이저 같은 거야. 이게 다 네가 성여광한테 고자질한 대가야.”요 며칠 성여광은 갑자기 그녀를 무시하기 시작하더니 헤어지자는 말까지 꺼냈다.그러다가 계속된 심연아의 질문에 심지안이 말을 흘렸다는 것을 알았다. 성여광의 앞에서 심연아와 강우석이 약혼을 했었다는 일까지 얘기하다니.지금 심연아는 가족과 사랑을 다 잃었다.그녀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 심지안이 잘 사는 꼴은 볼 수가 없었다.“됐어, 난 화가 풀렸으니까 남은 건 알아서 해. 영상 녹화하는 거 잊지 말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잘난 얼굴도 그어버려!”남자들은 하나같이 더러운 미소를 지으며 기절 직전인 심지안을 야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얼굴은 부었지만 몸매는 괜찮았다. 새하얀 다리를 보니 더욱 욕망을 참기 어려웠다.한 남자가 손으로 심지안의 볼을 잡고 자기의 입술을 갖다 대려고 했다.그러자 진현수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그가 뛰쳐나가 그들과 싸우려 들었다.격렬한 싸움 끝에, 진현수는 결국 네 명을 이기지 못하고 누군가의 발에 차여 날아가 쓰러져 버렸다.마침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남자들은 아직 임무를 완성하지 못한 것이 생각나 마음이 급해졌다. 이렇게 되면 돈을 받지 못한다!남자들의 우두머리가 바로 칼을 꺼내 들고 심지안을 향해 걸어갔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을 발견한 진현수는 심지안의 몸을 감싸고 그들의 폭력을 고스란히 받아냈다.얼마나 지났을까, 사이렌 소리가 점점
손남영은 갑자기 소름이 돋아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사장을 시켜 심연아를 데려가도록 했다.심연아는 곧 예쁘게 꾸민 채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손발이 묶인 채 커다란 철창에 갇혔다.그리고 하나의 상품처럼 무대에 올라갔고 곧이어 경매가 시작되었다. 사장이 100원의 가격을 부르자 다들 흥분했다. 처음으로 그녀를 산 남자가 심연아를 데리고 들어갔고 곧이어 비명이 들렸다.성연신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며 떠나려고 하자 손남영이 물었다.“온 김에 놀다 가지 그래요?”“아니. 지안이 아직 깨나지도 못했는데. 내가 가서 봐야 해.”“이미 이혼했다면서요. 왜, 아직도 미련이 남았나?”성연신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차갑게 얘기했다.“그저 불쌍해서 그래.”“...”아니면서 자존심만 강하기는.성연신은 차를 몰고 병원으로 왔다. 하늘은 살짝 어슴푸레하게 밝아졌다.그는 병원 앞에서 죽집을 보고 그곳에 들러 죽을 샀다.저녁 내내 못 먹었으니 배가 고플 것이다. 병실안에서 심지안은 계란 껍질을 잘 뜯어 진현수에게 건넸다. 턱에 있는 상처를 보고 잠긴 목소리로 얘기했다.“죄송해요, 저 때문에...”진현수는 그녀의 손을 토닥이며 위로했다.“괜찮아요. 남자가 무슨 외모가 중요하다고. 게다가 지안 씨를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는데요.”어제의 상처가 너무 많았기에 진현수는 자기 얼굴에 상처가 난 것도 몰랐다.심지안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현수 씨는 충분히 저한테 잘해준걸요.”그녀는 그저 타박상이었지만 진현수는 얼굴에도 상처가 났고 다리까지 부러졌다.그래서 너무도 미안했다.성연신은 두 사람이 서로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핏줄이 돋아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다가 혼자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바로 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몸을 돌려 떠났다. 마치 이곳에 온 적이 없다는 것처럼....강우석은 아침 일찍 병원에 와서 진현수의 턱에 난 상처를 보고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속이 편하지 않았다. 고개를 숙인 그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심지안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나도 알아. 일단 나가줘. 혼자 있고 싶어.”강우석은 걸어 나갔다. 심지안은 침대에 누워 뒤척이며 쉽게 잠들지 못했다.문 앞에는 젊은 커플이 지나갔다. 남자가 금방 수술이 끝난 여자를 부축해서 걷고 있었는데 뭐라고 말하는지 들리지는 않았지만 관심하는 말투였다.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다가 왜 오늘 성연신을 그리워하게 되었는지 알게 되었다.그와 함께 한 기나긴 시간 속에서 심지안이 다칠 때마다 성연신이 옆에서 함께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 성연신은 아마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침 달리기를 할 것이다. 혹은 임시연과 함께 아침을 즐기며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겠지.심지안은 씁쓸한 마음을 감추며 이불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이불 안에 몸을 숨기고는 억지로 잠을 청하였다....어느새 날이 밝았다.클럽은 날이 밝은 줄도 모르고 여전히 시끄러웠다. 성연신은 독한 술을 계속 마셨다. 속이 쓰렸지만 그의 마음만큼 아프지는 않았다. 손남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가 마신 술병들을 자기 쪽으로 가져왔다. “오늘 출근 안 하기로 한 거예요?”성연신은 그를 무시한 채 스테이지에서 술을 파는 여자를 지켜봤다. 그녀는 날씬한 몸매에 얼굴이 작았다. 커다란 눈으로 앞의 남자들을 보며 어쩔 수 없이 술을 팔고 있었다. 손남영이 그의 시선을 따라 그 여자를 보았다가 멈칫했다.이 여자는 심지안을 약간 닮은 것 같았다.옆의 사장도 두 사람이 동시에 같은 사람을 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새로 온 여자인데, 데려와서 인사시킬게요.”여자는 사장의 뒤에 선 채 고개를 들지 못했다.성연신이 입을 열었다.“이리 와.”여자는 등 떠미는 사장 때문에 성연신의 옆에 앉아 바들바들 떨며 고개를 들었다. 조각같이 잘생긴 얼굴을 본 그녀는 저도 모르게 놀라서 얼굴을 붉혔다.사장은 계속해서 등을 떠밀었다. “거기서 뭐 해. 얼른 연신 도련님께 술 따라드려.”“네...”여자는 성연신에게 술을 따라주었다.“왜 여기서 일하는 거야?”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