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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그와 동시에 전석두는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이민혁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귀두 지팡이에 몰린 잿빛 안개가 한 줄기의 거대한 회색 유령으로 변화하여 한입에 삼켜버릴 듯 이민혁에게 덮쳤다.

유령이 나타날 때 마을 전체가 죽음의 기운으로 뒤덮였고 나무와 화초는 전부 시들어 버리고 모든 생명의 불이 그 순간 전부 꺼지고 말았다.

그리고 영혼 파멸의 대상으로 굳혀진 이민혁은 더없이 흉악한 죽음의 기운을 감당해야 했다.

그 순간, 이민혁은 자신의 힘을 한 단계 더 제고시켜도 영혼 파멸을 저항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 성역의 사람이 자신의 영혼과 생명력을 전부 태워 발동한 가장 강한 저주이니 힘으로만 극복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무릉도원처럼 아름답던 마을이 한순간에 지옥이 되어버린 광경을 바라보던 오선영과 오동훈은 더욱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유령은 그들의 영혼까지 겁에 질려 벌벌 떨게 했다.

이호도 공포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그는 지금까지 그의 사부가 한가지 당한 사람은 필연코 죽는다는 최강의 저주를 알고 있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었지 이토록 공포스러울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

전석두는 지팡이로 힘겹게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간신히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사악한 미소가 그려졌고 간간이 악독한 웃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이민혁은 모든 힘을 물리쳤고 그의 몸 주위에는 어느샌가 무지갯빛의 조리개가 나타나 유령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거대하고 흉악한 유령은 조리개를 덮쳐 아무런 효과 없이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다.

노파는 그대로 멍해지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과 영혼을 대가로 발동한 죽음의 저주가 아무런 효과도 없이 이토록 허무하게 사라져버릴 줄 꿈에도 몰랐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민혁의 영혼이 저주로 형성된 유령에게 삼켜져 파멸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편 이민혁의 두 발은 지면에서 3척 떨어진 곳에 떠 있었고 온몸이 조리개에 휩싸인 채 뒷짐을 지고 차가운 시선으로 노파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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