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도 강세훈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미친개처럼 유승호를 향해 포효했고 이민혁을 바라보는 눈빛은 당장이라도 그를 삼키기라도 할 기세였다.반면 유승호는 피식 냉소를 터뜨리고는 강세훈을 전혀 상대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강세훈의 맞은 켠 심문 책상 앞에 앉았다.“쯧쯧. 내가 너라면 지금쯤 계속 미친개처럼 짖어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목숨이라도 건질지 생각하고 있었을 거야.”이민혁은 강세훈을 향해 빈정거리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강세훈이 이를 꽉 악물며 계속 고집을 부렸다.“내 아버지는 무려 천남시 시장이라고.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어차피 난 풀려날 몸이고 내가 풀려나게 되면 너희들을 하나하나 다 죽여버릴 거야.”“허허, 고집이 정말 세기도 하지.”이윽고 이민혁은 유승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강세훈은 초방위국 행동계획을 방해하고 파괴한 혐의가 있는데 강세훈 아버지도 이 일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강세훈 아버지도 체포해 오세요. 그리고 체포하는 김에 법무부 검사도 불러오세요. 이번 기회에 강세훈 부자를 제대로 조사하여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검사하도록 하세요.”“네. 지금 바로 체포하도록 하겠습니다.”유승호는 이민혁의 말에 답하고 밖으로 나온 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그의 시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돌아온 답변은 즉시 체포하고 전폭적으로 이민혁의 조사에 협조하며 곧 위 측에서도 검사팀이 도착한다는 것이다.그제야 유승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강세훈의 아버지인 강용철을 체포한 후 또 가장 빠른 속도로 강용철을 특근 대대로 압송했다.한편 자신의 아버지도 체포한다는 소리를 들은 강세훈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의 얼굴에는 두렵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민혁은 그러한 강세훈을 바라보며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다른 건 몰라도 네 꼴에 집안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초방위국의 임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만으로도 위 측에서는 반드시 이 일을 중점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강씨 부자의 다른 문제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게다가 유승호도 강씨 부자에 관한 많은 일을 알고 있다.…이민혁과 오선영, 그리고 오동훈 3인은 하루 밤내내 운전하여 드디어 서경으로 돌아왔다.해호섬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오전 10시가 넘은 시점이었다. 이민혁은 오씨 남매더러 먼저 방으로 돌아가 쉬고 저녁에 다시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오선영은 더는 기다릴 수 없었고 남매의 간절함에 이민혁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다.이윽고 이민혁은 그들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소파 위에 앉은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 생각하셔야 해요. 저주를 풀려면 정신력을 이용하여 선영 씨 의식의 바다와 영혼에 들어가야 해요. 이렇게 된다면 당신의 그 어떤 비밀도 저에게 들키게 되는 데 정말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저도 남한테 못 보일 부끄러운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대사님은 그저 제 저주만 풀어주세요.”오선영은 이미 마음을 굳혔고 그녀는 어떻게든 저주를 풀고 싶었다. 운이 없고 되는 일이 없는 날도 이제 지긋지긋해졌다.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때 오동훈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대사님, 전에 이렇게 되면 선영이의 영혼이 손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만약 손상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멍청이나 미치광이, 모두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민혁의 말에 오동훈과 오선영 모두 깜짝 놀라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조금 전 굳건히 마음을 먹은 오선영도 조금 흔들리는 듯 했다.그러나 이민혁은 다시 싱긋 웃으며 그들을 다독여주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만일의 경우를 말해준 것이지 이호의 실력대로라면 저주를 내리더라도 그렇게 강하진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그제야 오씨 남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오선영도 다시 저주를 꼭 풀겠다고 굳건히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오동훈도 고개를
이민혁은 잠깐 멈칫하고는 이윽고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마침 어떻게 오선영의 영혼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 저주를 떼어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제 발로 그에게 달려들다니.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다.잿빛 안개가 덮쳐드는 것을 바라보던 이민혁의 눈에는 순간 두 개의 은색 불꽃이 타올랐다.이민혁의 방대한 정신력이 불꽃을 형성하여 잿빛 안개는 어느새 흔적도 남지 않은 채 모두 타버리고 말았다.잿빛 안개가 소멸하고 저주도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이민혁도 몸이 한껏 가벼워진 느낌이었다.영혼은 사람에게 있어 가장 신비하고 또 가장 연약하며 복잡한 부분이다. 강대한 실력을 지닌 이민혁이라고 할지라도 신중하게 대해야 하는 것이 바로 영혼이다..이번에 아주 쉽게 저주를 풀게 된 건 저주에게도 감사해야 하는 일이다. 일정한 공격성을 지닌 덕분에 먼저 주동적으로 이민혁의 정신력에 접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저주가 이민혁의 정신 본체를 공격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것과 다름없다.저주를 해결했으니 이민혁은 천천히 오선영의 의식의 바다에서 빠져나왔고 그의 정신력도 자연스레 체내로 돌아왔다.“유명한 연예인도 기분 안 좋은 일들을 이렇게 많이 겪는구나.”이민혁이 싱긋 웃어 보이며 손으로 오선영의 이마를 가볍게 누르자 오선영이 잠에서 슬슬 깨어나기 시작했다.그녀는 아직 비몽사몽 한 눈빛으로 이민혁을 바라보며 상황파악을 하였다.그러자 이민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주는 이미 풀렸습니다. 선영 씨의 영혼도 모두 무사하고요.”“정말이에요?”오선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반문했다.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였고 오선영이 다급히 몸을 일으켜 이민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던 찰나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며 비틀댔다.“선영 씨 정신력은 아직 매우 허약한 상태입니다. 한동안 푹 쉬셔야 해요.”말을 이어가며 이민혁은 방안에 쳐진 결계를 철수하고 오동훈을 방안으로 불렀다.여동생에게 별 탈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민혁도 미소를 짓고
오선영과 오동훈이 떠난 후 쉬려고 하던 이민혁은 손여진로부터 전화가 오는 걸 보고는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여진아, 무슨 일이야?”"어, 다름이 아니라 내일 저녁에 우리 반 친구들끼리 모임이 있는데, 갈래?”"아, 난 안가는 게 좋겠어."지난번 사건 이후 이민혁은 이런 모임에 흥미를 잃었다.손여진도 나지막이 속삭였다."사실 나도 가고 싶지 않아.”"그러면 안 가는거지.”"그런데 반장이 계속 전화를 해. 나더러 사장이 된후로 동창들 나몰라라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미루기도 미안하고.”이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끔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그럼 가.”"그럼, 너가 같이 가주면 안 돼?" 손여진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이민혁은 무의식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손여진은 그의 소꿉친구이자 짝꿍이었고, 어렸을 때 그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사람이라 그는 그녀의 요구를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그래, 그러자. 어차피 내일 밤은 나도 괜찮으니 다 같이 떠들썩하게 놀지 뭐."이민혁이 해맑게 웃었다.그러자 손여진은 화색하며 대답했다."고마워, 그럼 내일 저녁에 봐.”"그래, 내일 저녁에 보자.”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고, 손여진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넋이 나간 듯 있었다.그녀도 자신이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민혁에게 전화하고 싶은 마음을 통제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민혁이 단호하게 거절하면 그녀도 단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민혁이 흔쾌히 대답해 주니 당황스러웠다."하. 나 어떡해야 하니?"손여진은 근심 어린 얼굴로 멍해 있었다.그리고 한편 이민혁은 전화를 끊고 침실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잤다, 그도 푹 쉬어야 했다.그러나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화를 참으며 전화기를 집어들었고 전화를 걸어온 이가 정원인걸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끊겠습니다.""죄송합니다. 옥불을 훔친 사람을 찾았습니다. 다만 이 사람은 고수라 저희가 상대가 되
이민혁은 질주하여 나이트바 로 가서 곧장 888번 룸으로 들어갔다.정원이는 민혁이가 오자 서둘러 인사를 올렸다."각하, 바로 이 사람입니다.”정원이가 총각을 가리켰다. 민혁이가 보기에 총각은 20대 중반에 매우 잘 생겼고, 3대7의 가르마에 반쪽 눈은 머리카락으로 가려졌다.이민혁은 바닥에 누워있는 서규호를 보고서는 다가가 그를 일으켜준 다음, 그에게 영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그의 부상을 진정시켰다.서규호는 송구스러워하며 말했다. "각하, 저희가 망신을 끼쳤습니다.”이민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도박꾼 몇 명을 쳐다보더니 결국 총각에게 시선을 멈추며 차갑게 물었다."성함이 어떻게 됩니까?”"천만에요, 도성, 백옥당입니다." 총각은 유유히 시가를 쳐다보았고 이민혁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도성 님, 명성이 대단하십니다.”"그렇긴 하죠."백옥당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았다.이민혁은 얼굴빛이 흐려지며 말했다."제 구역에서 물건을 훔치고, 제 사람을 때리고, 감히 이렇게 날뛰다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뭐라고요?"백옥당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난 도박을 하러 왔는데, 저 두 사람이 타짜를 들여보내니까 내가 손을 댄 거지, 나중에 또 이 두 놈이 와서 자기가 무슨 서경 무도회의 사람이라고 나를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니까 내가 손을 댔지. 다 내 탓을 한단 말이오?”이민혁은 정원과 서규호를 바라보았고, 두 사람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이들도 타짜가 있었단 사실을 몰랐던 눈치다.그러자 한 중년 남자가 다급하게 달려와 정원과 서규호를 향해 연신 인사를 올렸다. "두 분, 늦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바로 처리하겠습니다.”"처리가 안 될 것 같은데요?"정원이 차갑게 말했다.중년 남자는 다름 아닌 술집 주인 이였다. 그의 술집은 낮에는 작은 도박 장소지만 놀이도 크지 않아 약간의 돈을 뽑는 장소였고 밤에는 클럽이다.그는 원래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부하들의 보고를 들은 것이다. 도박꾼 몇 명이 타짜가 있은 사실에 싸웠고
사장은 울화통이 치밀어서 말했다. "어떻게 배상합니까?”사장도 이 바닥에선 소문난 사람이다. 이 두 사람도 그를 못 건드린다. 백옥당, 정원까지 가세하니 두 사람은 통쾌하게 말했다."이긴 돈은 원래대로 돌려주겠습니다. 그리고 세 배로 보상해 드리겠습니다.”"이러면 되겠습니까?" 사장은 백옥당을 보며 말했다.백옥당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렇게 하죠.”두 사람은 곧바로 사장에게 계좌이체를 한 뒤 백옥당에게 잘못을 사과했다.이때 이민혁이 물었다. "백옥당, 타짜 사건은 해결됐습니까?”"해결됐습니다." 백옥당이 시원시원하게 대답했다.이민혁은 이어서 말했다."그렇다면 당신이 내 구역에서 물건을 훔치고, 내 사람들을 다치게 한 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타짜를 들여보낸 건 그들의 잘못이 확실하니 배상하고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다.하지만 타짜 사건을 처리했으니, 이제 그의 차례다.백옥당은 웃으며 답했다. "제가 하는 일이 이 일인 데다 부자들만 훔쳤으니 부자들의 돈으로 빈민들을 구한 셈입니다.”"빈민들을 구해? 여기까지 와서?" 이민혁은 냉랭하게 답했다.백옥당은 손바닥을 펴며 말했다."왜냐하면 제가 가난하거든요.”"그렇습니까?” 이민혁은 옅게 웃으면서 이어 말했다.”그럼 내 사람들을 때린 거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습니까? 그들의 기술이 말이 아닌데, 주먹이 큰 사람이 결정하는 거 아닌가요?" 백옥당이 말했다."그렇다면 벌 받을 준비를 하세요.”이때 백옥당은 발을 멈추고 천천히 일어나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들보다 좀 더 강하다는 것을, 하지만 저는 당신에게 손을 대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당신 자신을 다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체면도 구겨지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당신의 보스 자리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분명히 백옥당도 이민혁이야말로 서경의 진정한 보스라는 것을 알아챘지만, 그는 이민혁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이민혁은 웃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순간이동.이는 순간적으로 짧은 거리에서 자신의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매우 강력하고 실용적인 능력이다.이런 능력은 성역급의 강자라 할지라도 꼭 숙달되는 것이 아니다.하지만 이민혁은 이미 백옥당을 조사해보았다. 그는 영경 초기의 경지일 뿐인데, 뜻밖에도 순간적인 상황까지 파악했으니, 보아하니 이 사람도 자신만의 비밀이 있는 것 같다.백옥당도 깜짝 놀랐다.그의 순간이동은 신적이라고도 할 수 있었고, 도저히 막을 수 없었던 능력이었다.하지만 이 사람은 방금 거의 무의식중에 한 방 먹었을 뿐인데, 순간적인 공격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주먹까지 날렸다. 어떻게 순간이동 후의 위치를 확정 지은 걸까?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오직 이민혁만이 그가 전투를 준비하고 있을 때 그의 정신력이 펼쳐지고 그의 몸에서 1m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형성되는 것을 알고 있다.그는 자신의 주변에 1m 가까이 있는 어떤 물체도 눈으로 볼 필요 없이 가장 먼저 감지하고 반응할 수 있다.이런 정신적 장벽은 물리적 공격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공격도 막을 수 있고, 신의 격투술과 협력하여 근접전에서 그를 놀라울 정도로 강하게 만든다.백옥당의 순간이동은 그의 기이한 능력으로 신비로운 역할을 잃었다.백옥당은 마침내 이민혁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그의 몸에서 영능이 솟구치는 것이 보였고, 그 후 사람이 점차 사라졌다."잠행?" 이민혁은 어리둥절해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자네 꽤 할 줄 아네.”잠행과 순간이동을 합치면 순식간에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전제는 두 사람의 실력이 비슷해야 한다. 백옥당이 조금이라도 더 한 수 위라면 백옥당은 이 두 가지 능력으로 이길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그는 이민혁을 상대해야 했고, 실력이 백옥당보다 훨씬 강했다.백옥당이 사라진 뒤에도 이민혁은 천천히 눈을 감은 채 여전히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몇몇 도박꾼들은 이미 놀라서 혼비백산 상태이다. 그들이 보기에 백옥당은 이미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다. 어떻게 사람이 아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백옥당은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몸속의 영능은 사방으로 무너져 내리는데, 뜻밖에도 통제되지 않고 뭉쳐지지 않는 것이다.즉, 백옥당은 한 번 넘어졌을 뿐인데 완전히 전투력을 잃었다.도박꾼 몇 명은 아연실색했다.백옥당으로 충분히 두려웠는데, 이 사람은 더욱 공포에 질리게 하는 존재였다, 단지 한 번의 수작으로 백옥당을 바닥에 눕히고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들은 도대체 이들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정원과 서규호는 백옥당이 제압되는 것을 보고 마음이 가벼워져 몇몇 노름꾼과 주인들을 바라보며 "여기서 나가라, 누가 감히 나가서 함부로 지껄이다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사장님은 숨 가빠하며 도박꾼 몇 명과 급히 술집을 뛰쳐나가 곧바로 집으로 갔다. 술집이고 뭐고 그 사람들한테 뜯겨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이런 무서운 싸움에 휘말리지 않는 한 얼마든지.이민혁은 백옥당을 바라보며 "실력은 좀 있지만 많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했다.백옥당은 이제야 그와 이민혁의 실력이 정말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비록 이민혁이 엄청나게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성역급 강자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이런 강자 앞에서 영경 초기인 그가 한두 가지 대단한 기술을 부린다 해도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어떤 수법도 볼품없다.백옥당은 아픔을 참으며 이민혁에게 말했다. "복종했습니다, 물건을 훔치는 것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강호의 규칙대로 물건은 두 배로 주고 사겠습니다, 주인에게 두 배의 값으로 배상하겠습니다, 됐죠?”강호에는 문자로 되지 않은 규칙들이 있다, 백옥당이 말한 것도 규칙 안에 있다.이렇게 되면 주인도 이익을 얻고, 물건을 받는 사람도 이익을 얻는다, 결국 자신만 손해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 그가 붙잡힌 결과이기도 하다.그러나 이민혁은 백옥당을 바라보며 "이게 끝입니까?”라고 물었다."그럼 뭐 어쩌자는 겁니까?" 백옥당이 말했다.이민혁이 말했다. "서경에서는 저의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