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동시에 전석두는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이민혁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귀두 지팡이에 몰린 잿빛 안개가 한 줄기의 거대한 회색 유령으로 변화하여 한입에 삼켜버릴 듯 이민혁에게 덮쳤다.유령이 나타날 때 마을 전체가 죽음의 기운으로 뒤덮였고 나무와 화초는 전부 시들어 버리고 모든 생명의 불이 그 순간 전부 꺼지고 말았다.그리고 영혼 파멸의 대상으로 굳혀진 이민혁은 더없이 흉악한 죽음의 기운을 감당해야 했다.그 순간, 이민혁은 자신의 힘을 한 단계 더 제고시켜도 영혼 파멸을 저항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한 성역의 사람이 자신의 영혼과 생명력을 전부 태워 발동한 가장 강한 저주이니 힘으로만 극복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무릉도원처럼 아름답던 마을이 한순간에 지옥이 되어버린 광경을 바라보던 오선영과 오동훈은 더욱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유령은 그들의 영혼까지 겁에 질려 벌벌 떨게 했다.이호도 공포에 질려버리고 말았다. 그는 지금까지 그의 사부가 한가지 당한 사람은 필연코 죽는다는 최강의 저주를 알고 있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었지 이토록 공포스러울줄은 생각조차 못 했다.전석두는 지팡이로 힘겹게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간신히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사악한 미소가 그려졌고 간간이 악독한 웃음소리를 내기도 했다.하지만 그때 이민혁은 모든 힘을 물리쳤고 그의 몸 주위에는 어느샌가 무지갯빛의 조리개가 나타나 유령을 완전히 덮어버렸다.거대하고 흉악한 유령은 조리개를 덮쳐 아무런 효과 없이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다.노파는 그대로 멍해지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의 생명과 영혼을 대가로 발동한 죽음의 저주가 아무런 효과도 없이 이토록 허무하게 사라져버릴 줄 꿈에도 몰랐다.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민혁의 영혼이 저주로 형성된 유령에게 삼켜져 파멸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한편 이민혁의 두 발은 지면에서 3척 떨어진 곳에 떠 있었고 온몸이 조리개에 휩싸인 채 뒷짐을 지고 차가운 시선으로 노파를 바라보았다
“죄송하지만 선영 씨 저주는 마귀 할망구가 내린 것이 아니라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이민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오선영의 안색이 급속도로 변하더니 두려운 마음에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조금 번거로울 뿐 저에게도 다 방법이 있습니다.”아직 방법이 있다는 답을 듣자 오선영도 더이상 무서워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민혁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미 두 눈으로 똑똑히 봤고 그가 방법이 있다고 했으니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이민혁의 말은 오선영의 마음속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러나 옆에 있던 오동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전에 분명 이민혁으로부터 이 저주도 폭력으로 풀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방법은 오선영의 영혼 속에 진입해야 하기에 그녀의 영혼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방법에 일정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마귀 노파도 죽어버렸으니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때 세 명은 바닥에 널린 시체 조각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찔해졌다.사오백 개가 되는 활시들이 전부 이민혁에게 참살당했고 그 뒤에 활시 거인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그 역시 엄청난 실력을 지닌 이민혁에 의해 패배하고 말았다. 심지어 이민혁은 마귀 노파가 자신의 생명과 영혼을 대가로 만들어 낸 죽음의 저주마저 막아낸 것이다.마귀 노파가 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민혁이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것이다.이민혁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마귀 노파의 귀두 지팡이를 주워들어 살펴보았다. 이것도 법기이고 꽤 괜찮은 제물이 될 것 같았다.이민혁은 싱긋 웃어 보이고는 지팡이를 그대로 초공간에 집어 던졌다. 필경 제물은 워낙 찾기 힘들어서 지팡이는 이번에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여기를 불태우고 이만 돌아갑시다. 제가 지금 선영 씨의 저주를 풀어드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이민혁이 오선영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고 오선영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답했다. 그리고 이호가 마침 앞에 나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 그들은 대규모의 매
그러자 유승호가 화들짝 놀라며 다급히 강세훈을 말렸다.“안됩니다, 도련님!”“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오늘 내가 저놈들 목을 따지 않으면 난 이제부터 강 씨가 아니야. 주제도 모르고 감히 나를, 내 것을 건드려?”강세훈은 험상궂은 얼굴로 이민혁을 바라보며 방아쇠를 당길 준비를 하였다.상황을 지켜보던 오선영 등의 안색이 모두 한순간에 변해버렸다. 강세훈은 마귀 노파인 전석두와 달리 그의 아버지가 공식 인물로서 천남시의 시장이고 게다가 강세훈 본인은 또 미치광이 같은 성격을 지녔기에 그 역시 상당히 위험하고 번거로운 인물이었다.이렇게 많은 총기가 그들을 겨누고 있으니 이민혁은 무서워하지 않을진 몰라도 그들은 무서웠다.그런데 바로 그때 이민혁이 싱긋 웃으며 손바닥을 뒤집어 자신의 증명서를 꺼내 들어 그들에게 보여주었다.“초방위국 이민혁, 국가 최고부문의 허가를 받아 국가급 특권을 가지고 있는 나를 건드리다니. 당신이야말로 죽으려고 환장했구나...”그의 말에 강세훈은 멈칫하고 이민혁의 증명서를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외쳤다.“거짓말하지 마. 증명서 아무거나 하나 가져오면 내가 속을 줄 알아? 날 너무 바보 멍청이로 생각하는 거 아냐?”“못 믿겨? 그럼 유 대장님한테 한 번 보여드리던가. 유 대장님은 알 수도 있을 텐데.”이민혁이 싱긋 웃으며 말하자 강세훈은 순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이민혁의 태도가 너무 침착하고 여유로워 보여 그의 말이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강세훈도 확실히 단 한 번도 이런 부서의 존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정말 초방위국이라는 부서가 존재한다고?그때 유승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혹시 증명서 좀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당연하죠.”이민혁은 그대로 증명서를 유승호에게 던져주었다.유승호는 이민혁이 던져준 증명서를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증명서에 찍힌 각종 철인에는 모두 문제가 없었고 이 증명서가 가져다준 권력도 어마어마하였다.그러나 계속하여 풀리지 않은 의문에 유승호가 의
유승호는 예전부터 강세훈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권력이 전부인 마당에 천남시는 결국 강세훈 아버지의 세상이니 그도 어쩔 수 없이 화를 참을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현재는 국가에서 내려온 지시이고 눈앞의 사람은 국가 최고부서의 직접적인 담당을 받고 시장이 온다고 해도 고개를 숙여야만 하는 직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강세훈 부자도 천남시에서나 황제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거지 국가 정부에서 따지면 높은 직급도 아니었다. 초방위국 이러한 부서 앞에서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었다.게다가 강세훈은 지금 이민혁과도 같은 높은 직위의 사람을 건드렸으니 유승호는 강씨 집안도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 면에서 그도 이제 강세훈 이 개자식에게 더이상 예의를 차리고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될 것이다.그러나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은 강세훈은 당장이라도 유승호의 피부를 벗겨버릴 기세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유승호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그러자 유승호는 냉소를 터뜨리며 으름장을 놓았다.“수갑 채우고 다시 한 번만 더 욕설하면 입을 아예 막아버려.”유승호의 부하는 즉시 강세훈에게 쇠고랑을 채웠고 진지한 유승호의 표정을 바라보던 강세훈은 바로 겁을 먹고 찍소리도 하지 않았다.이윽고 강세훈의 두 부하도 손에 수갑을 차고 밖에 세워진 차량으로 압송되었다. 두 사람의 안색도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강세훈의 세력에 익숙해져 그들 역시 단 한 번도 이런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그때 유승호가 다시 이민혁에게 다가와 경례를 하며 보고하였다.“용의자는 이미 체포되었습니다. 또 다른 지시가 있습니까?”“이제 없습니다. 데려가서 잘 감시하면서 제가 도착하길 기다리시면 됩니다. 전 아직 여기에서 할 일이 남아서요.”“네.”유승호는 큰소리로 이민혁의 지시에 응답하고는 군대를 거닐고 강세훈과 그의 부하 두 명을 압송한 채 자리를 떴다.유승호는 이곳에서 발생한 모든 일에 대해서는 일에만 협조하고 아무런 물음도 제기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기에 고개도 돌리지 않고
이 순간에도 강세훈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미친개처럼 유승호를 향해 포효했고 이민혁을 바라보는 눈빛은 당장이라도 그를 삼키기라도 할 기세였다.반면 유승호는 피식 냉소를 터뜨리고는 강세훈을 전혀 상대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강세훈의 맞은 켠 심문 책상 앞에 앉았다.“쯧쯧. 내가 너라면 지금쯤 계속 미친개처럼 짖어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목숨이라도 건질지 생각하고 있었을 거야.”이민혁은 강세훈을 향해 빈정거리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강세훈이 이를 꽉 악물며 계속 고집을 부렸다.“내 아버지는 무려 천남시 시장이라고.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손을 대? 어차피 난 풀려날 몸이고 내가 풀려나게 되면 너희들을 하나하나 다 죽여버릴 거야.”“허허, 고집이 정말 세기도 하지.”이윽고 이민혁은 유승호를 힐끔 쳐다보고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강세훈은 초방위국 행동계획을 방해하고 파괴한 혐의가 있는데 강세훈 아버지도 이 일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강세훈 아버지도 체포해 오세요. 그리고 체포하는 김에 법무부 검사도 불러오세요. 이번 기회에 강세훈 부자를 제대로 조사하여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검사하도록 하세요.”“네. 지금 바로 체포하도록 하겠습니다.”유승호는 이민혁의 말에 답하고 밖으로 나온 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그의 시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돌아온 답변은 즉시 체포하고 전폭적으로 이민혁의 조사에 협조하며 곧 위 측에서도 검사팀이 도착한다는 것이다.그제야 유승호는 긴 한숨을 내쉬고는 즉시 사람을 데리고 강세훈의 아버지인 강용철을 체포한 후 또 가장 빠른 속도로 강용철을 특근 대대로 압송했다.한편 자신의 아버지도 체포한다는 소리를 들은 강세훈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의 얼굴에는 두렵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민혁은 그러한 강세훈을 바라보며 피식 냉소를 터뜨렸다.“다른 건 몰라도 네 꼴에 집안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초방위국의 임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만으로도 위 측에서는 반드시 이 일을 중점적으로 처리할 것이다. 강씨 부자의 다른 문제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게다가 유승호도 강씨 부자에 관한 많은 일을 알고 있다.…이민혁과 오선영, 그리고 오동훈 3인은 하루 밤내내 운전하여 드디어 서경으로 돌아왔다.해호섬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오전 10시가 넘은 시점이었다. 이민혁은 오씨 남매더러 먼저 방으로 돌아가 쉬고 저녁에 다시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오선영은 더는 기다릴 수 없었고 남매의 간절함에 이민혁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다.이윽고 이민혁은 그들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소파 위에 앉은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잘 생각하셔야 해요. 저주를 풀려면 정신력을 이용하여 선영 씨 의식의 바다와 영혼에 들어가야 해요. 이렇게 된다면 당신의 그 어떤 비밀도 저에게 들키게 되는 데 정말 괜찮으세요?”“괜찮아요. 저도 남한테 못 보일 부끄러운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대사님은 그저 제 저주만 풀어주세요.”오선영은 이미 마음을 굳혔고 그녀는 어떻게든 저주를 풀고 싶었다. 운이 없고 되는 일이 없는 날도 이제 지긋지긋해졌다.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때 오동훈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대사님, 전에 이렇게 되면 선영이의 영혼이 손상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셨는데 만약 손상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멍청이나 미치광이, 모두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민혁의 말에 오동훈과 오선영 모두 깜짝 놀라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조금 전 굳건히 마음을 먹은 오선영도 조금 흔들리는 듯 했다.그러나 이민혁은 다시 싱긋 웃으며 그들을 다독여주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저 만일의 경우를 말해준 것이지 이호의 실력대로라면 저주를 내리더라도 그렇게 강하진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그제야 오씨 남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오선영도 다시 저주를 꼭 풀겠다고 굳건히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오동훈도 고개를
이민혁은 잠깐 멈칫하고는 이윽고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마침 어떻게 오선영의 영혼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 저주를 떼어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제 발로 그에게 달려들다니.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다.잿빛 안개가 덮쳐드는 것을 바라보던 이민혁의 눈에는 순간 두 개의 은색 불꽃이 타올랐다.이민혁의 방대한 정신력이 불꽃을 형성하여 잿빛 안개는 어느새 흔적도 남지 않은 채 모두 타버리고 말았다.잿빛 안개가 소멸하고 저주도 함께 사라졌다. 그리고 이민혁도 몸이 한껏 가벼워진 느낌이었다.영혼은 사람에게 있어 가장 신비하고 또 가장 연약하며 복잡한 부분이다. 강대한 실력을 지닌 이민혁이라고 할지라도 신중하게 대해야 하는 것이 바로 영혼이다..이번에 아주 쉽게 저주를 풀게 된 건 저주에게도 감사해야 하는 일이다. 일정한 공격성을 지닌 덕분에 먼저 주동적으로 이민혁의 정신력에 접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저주가 이민혁의 정신 본체를 공격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것과 다름없다.저주를 해결했으니 이민혁은 천천히 오선영의 의식의 바다에서 빠져나왔고 그의 정신력도 자연스레 체내로 돌아왔다.“유명한 연예인도 기분 안 좋은 일들을 이렇게 많이 겪는구나.”이민혁이 싱긋 웃어 보이며 손으로 오선영의 이마를 가볍게 누르자 오선영이 잠에서 슬슬 깨어나기 시작했다.그녀는 아직 비몽사몽 한 눈빛으로 이민혁을 바라보며 상황파악을 하였다.그러자 이민혁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주는 이미 풀렸습니다. 선영 씨의 영혼도 모두 무사하고요.”“정말이에요?”오선영이 뛸 듯이 기뻐하며 반문했다.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였고 오선영이 다급히 몸을 일으켜 이민혁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려던 찰나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며 비틀댔다.“선영 씨 정신력은 아직 매우 허약한 상태입니다. 한동안 푹 쉬셔야 해요.”말을 이어가며 이민혁은 방안에 쳐진 결계를 철수하고 오동훈을 방안으로 불렀다.여동생에게 별 탈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민혁도 미소를 짓고
오선영과 오동훈이 떠난 후 쉬려고 하던 이민혁은 손여진로부터 전화가 오는 걸 보고는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여진아, 무슨 일이야?”"어, 다름이 아니라 내일 저녁에 우리 반 친구들끼리 모임이 있는데, 갈래?”"아, 난 안가는 게 좋겠어."지난번 사건 이후 이민혁은 이런 모임에 흥미를 잃었다.손여진도 나지막이 속삭였다."사실 나도 가고 싶지 않아.”"그러면 안 가는거지.”"그런데 반장이 계속 전화를 해. 나더러 사장이 된후로 동창들 나몰라라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미루기도 미안하고.”이민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끔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그럼 가.”"그럼, 너가 같이 가주면 안 돼?" 손여진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이민혁은 무의식적으로 거절하고 싶었지만 손여진은 그의 소꿉친구이자 짝꿍이었고, 어렸을 때 그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사람이라 그는 그녀의 요구를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그래, 그러자. 어차피 내일 밤은 나도 괜찮으니 다 같이 떠들썩하게 놀지 뭐."이민혁이 해맑게 웃었다.그러자 손여진은 화색하며 대답했다."고마워, 그럼 내일 저녁에 봐.”"그래, 내일 저녁에 보자.”두 사람은 전화를 끊었고, 손여진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넋이 나간 듯 있었다.그녀도 자신이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민혁에게 전화하고 싶은 마음을 통제할 수 없었다.그녀는 이민혁이 단호하게 거절하면 그녀도 단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민혁이 흔쾌히 대답해 주니 당황스러웠다."하. 나 어떡해야 하니?"손여진은 근심 어린 얼굴로 멍해 있었다.그리고 한편 이민혁은 전화를 끊고 침실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잤다, 그도 푹 쉬어야 했다.그러나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화를 참으며 전화기를 집어들었고 전화를 걸어온 이가 정원인걸 확인하고는 전화를 받았다."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끊겠습니다.""죄송합니다. 옥불을 훔친 사람을 찾았습니다. 다만 이 사람은 고수라 저희가 상대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