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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이민혁은 편한 표정의 백수지를 보며 천천히 말했다.

“울프를 죽인 게 널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알아요. 울프가 너무 설쳐대서 그러신 거잖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걔, 자기 수행만 믿고 엄청나게 설치고 다녀요. 회장님 빼고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요. 그런 사람이 대표님한테 와서 난리 치는데, 처리 안 하실 리가 없죠.”

“내가 걔를 죽일 거라고 그렇게 확신한 거야?”

“확신은 서진 않았죠. 말씀드렸잖아요. 어쩔 수 없어서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었어요.”

“어서 여길 떠나. 다시 내 눈앞에 띄지 마. 알겠어?”

이민혁은 차갑게 말하고는 조훈을 비롯한 사람들을 쓸어보았다. 조훈은 아직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가 데려온 사람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한데 부둥켜안고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이곳의 사람이 총이 있고, 단발에 한 사람을 죽여버렸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방금의 강력한 힘도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이곳의 모든 건 너무도 신비해서 공포와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이 시각 그들은 그저 집에 가 푹 잔 뒤, 모든 게 꿈이었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이때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

“놀고 싶으면 여기 있으세요. 별일도 아닌데요. 뭐.”

이민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두 여자는 울음을 터뜨리고, 세 남자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섯 사람은 연신 머리를 끄덕였다.

“진유성, 여길 청소해 줘.”

말을 마친 이민혁은 양예찬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떠났다.

이민혁이 떠난 뒤, 조훈 일행은 황급히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갔다.

진유성도 적지 않게 놀랐지만, 그는 이민혁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에 도망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닥의 피와 시체 조각을 보고는 참지 못하고 구토했다.

백수지가 이를 보고 다가왔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민혁은 운전석에, 양예찬은 조수석에 앉은 채 두 사람은 화호산으로 출발했다. 그들을 태운 차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양예찬은 여전히 무표정을 유지한 채 어디로 가는 지도, 어떻게 할지도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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